사는 이야기 (해색주님 따라 해보기)
2025.01.17 08:04
제목만 따라 해 본 겁니다. 다음주엔 서울을 갑니다. 출장이 어떻게 될지 아직도 결론이 안나서 일정은 바뀔 수 있지만, 다음주 일요일 부터 그 다음주 일요일까지는 (그러니까 8일 남짓 되겠죠. 설날 있는 그 주간) 서울에 체류하게 됩니다.
아 설쇠러 가냐구요. 그게 아니고, 어머니 간병인이 설 쇠셔야 해서 한주 어머니랑 지내러 갑니다. 아마 동네 수퍼에 뭐 사러 나가는 경우 이외는 집을 잠시도 비우기 힘들 겁니다만 여튼 서울에 있습니다. 어머니는 네가 오니 설을 제대로 쇠자 라고 하십니다만, 아무도 부엌일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그냥 조용히 지내기로 했습니다. 와인 한병 까서 어머니랑 둘이 한잔씩 할지도 모르겠네요. 물론 어머니는 잔을 들어올리는 것도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시겠지요. 작은 아버지도 뵈야 하는데, 그러려면 집을 몇시간 비워야 해서 어쩌면 전화만 드릴 수도.
어머니가, 재작년 아버지 돌아가신 후에 많이 약해지셨어요. 천천히 나아서 미쿡 놀러가자고 주장하고 있기는 한데, 비행기를 다시 타실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조금 나아가시는 듯 하다가 확 나빠지고 하는 것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어제는 친구 아버지 돌아가셨다는 소식. 새벽에 회의하려고 일어나 앉았는데 카톡이 잔뜩 와 있어서 보니 황망한 소식이 와 있네요. 친구 아버지에 아버지 친구이시기도 한 참 좋은 분이신데. 물론 우리나라서 돌아가셔서 가보지도 못 합니다. 삶이 마음같지 않네요. 영정 사진 속에는 내가 기억하는 아버님보다 훨씬 젊으신 분이 웃고 계시네요. 아들들이 해외에 있어서 그래도 발인 전날 (금요일, 오늘이겠네요)까지는 다 모이기를 바랍니다.
해외에 앉아있어서, 부모님 임종을 하는 것도 복이다 싶습니다.
다들 잘 지내시는지.
코멘트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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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X
01.19 08:40
미국 다시 가실때 마음이 편치 않으시겠네요 -
왕초보
01.21 04:59
제 마음이 자식 보내는 어머니 마음만 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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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잘 보내다 가시길 바랍니다.
날씨 추우니 단디 건강 챙기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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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1.21 05:00
추운 날씨는 어차피 거의 집콕할 것이라 별 걱정이 안되는데, 한주 동안 어머니한테 아무 일도 안 생기기만 바랄 뿐입니다. 해드릴 수 있는게 하나도 없어요. 어쩌면 오랜만에 아들 왔다고 열심히 뭔가 하실 듯 한데 그거 말릴 일이 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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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kim
01.20 08:36
저두 연로하신 어머님을 한국에 두고 미국에 사니 마음이 편치않네요. 친척분들이랑 처가댁에서 돌보아 주시기는 하지만 자식만 하겠어요. 작년에 한국들어가서 장례준비는 다 해놓고 왔지만 미국에서 사는 게 가시방석이네요. -
왕초보
01.21 05:03
저는 운이 좋아서 아버지 돌아가실때 임종은 했지만, 건강하실때 한번이라도 더 뵙는게 더 의미있다고 봅니다. 기회만 닿으면 한번씩 뵈러 가세요. 후회하지 않아야 할 듯 합니다. 혹시 "장례준비"는 뭘 하신 건가요 ? 저도 뭔가 준비해야 하나 궁금해서요. 아버지는 요양병원에서 돌아가셔서 병원에서 대략 다 준비해 주셔서 일사천리로 진행이 되기는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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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kim
01.22 01:03
외숙모님이 아시는 상조회사에 등록했습니다. 수목장할 절도 알아 놓으셨구요. -
왕초보
01.22 06:42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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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P
01.20 10:42
현재 날씨가 좀 풀린듯 하고 미세먼지도 좋은거 같습니다. 비록 나라가 매우 어지럽지만... -
왕초보
01.21 05:04
작년 12월3일부터 심각하게 틀어진 것이 제가 들어갈때까지는 어느 정도라도 마무리가 되기를 바랬는데 서부지법난입 폭동 사태로 더욱 황당해 져 있지요. 다치신 경찰분들 빨리 쾌차하시기 바라고, 폭동 주모자들 벼락이라도 찾아가며 맞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