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 가 보게 되었습니다.
2010.05.11 11:07
놀러 가는 건 아니고, 학회 참석차 가게 되었네요. 사흘 간... 살다 보니 파리를 보는 날도 오는군요.
지금까지 유럽 여행이라고는 체코에 역시 학회 참석차 한번 갔던 게 전부라죠.
말 나온 김에, 체코의 인상이라면, 뭐라더라 궁전에서 길 건너가면 현대적이고 늘씬한 남녀들이 사는 동네가 있다면, 그 바로 옆에는 딱 70년대 삘이 나는 퇴락한 저층 아파트 단지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 옆에서 허름한 차림의 엄마들이 신나게 수다 떨고 있는 풍경하고요. 글고 딱 성냥팔이 소녀같은 인상의 인형같이 예쁜 소녀가 지하철 역의 가게에서 빵 한 덩이를 사가지고 소중하게 품에 안고 걸어 가던 모습 뭐 이런 거였네요. 그 궁전에서는 한국에서 관광오신 분들 많더군요.
파리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되지만, 아마 관광할 시간은 없지 싶네요.
추신: 어제 교회 가서 친교할 때 이 이야기를 하면서 무심코 비행기표값이 얼마나 들지 걱정이라고 했더니, 옆에서 들으시던 폴리머 하신다는 분이 "아니 비행기 값은 당연히 대 주는 거 아닌가요? 안 대주면 나같으면 안 간다"라고 하시네요. 이런 학회 참석 실적이라도 챙겨야 취직의 희망이 생기는 인문계 전공자에게는 좀 상처가 되는 말씀인 듯...
코멘트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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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한박스
05.11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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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도 숙박비랑 비행기표값 안대주면 굳이 갈일이 없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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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발이
05.11 11:43
북부 파리 다닐때는 조심하세요 ㅠㅠ
아직도 강도당한 기억이..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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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5.11 11:51
북부파리.. 한밤중에 아무 문제 없었는데.. 남정네 넷이서 같이 다녀서 그랬나보네요. ( '') 떼거지로 다니세요. 빠리.. 뭐 그냥 오래된 도시입니다. 사실 볼만한 건 이미 사진으로 다 본것이라.. 루브르나 오르세도 마찬가지. 아 저만한 거였구나.. 저렇게 쪼끄만거구나.. 이런거 확인하고 다니는.. 사진에 잘 안나왔을만한 것을 느끼려고 해보세요. 샹제리제에서 커피 한잔.. 이런거요. (별맛 없었던듯. -_-) 관광은 밤에만 해도 재밌습니다. 퐁네쁘도 건너보고.. 유람선도 타보고, 에펠탑도 올라가보고, 몽마르뜨르도 올라가보고. 개선문 꼭대기에 올라가서 정말 양쪽에 개선문 하나씩 더있나 확인하고 (반드시 에레베이터 타고 올라가세욧. 아 이거 여는 시간 확인하고 가세요. 닫히면.. 그냥 개선문 앞에 불피워놓은거 구경하고 오는 수 밖에.. -_-;;) 초상화는 그리지 마시고.. 무슨 광장 이런거 잘 찾아다니시고. 밤에만 다니면 미술관 구경을 못하는데.. 뭐 돈 굳죠. 어차피 아는거 밖에 없답니다. 미술책이다! 주말 끼면 벼룩시장 이런 것도 보실지도. 프랑스도 시골을 가야 제 맛을 보는듯 해요. 기념품은 행상한테 사면.. 가격 후려쳐서 싸게 살 수 있는데.. 너무 깎다 보면 조금 미안하다는 생각이. 글치만 자기 안 남으면 어차피 안 팔고.. 어차피 뭐든지 모두 중국산. -_-;; 설마 사흘인데 빠리서 주무실 생각은 없으시겠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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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루블이 쪼그매요?? 전 루블 가보고 엄청나다고 생각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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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5.11 13:33
전시물 크기 얘기죠. ^^ 루블도 참 훔쳐놓은건 엄청난데.. 대영박물관에 비하면 그래도 자기네 것들이 제법 되긴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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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은 파리바게트로...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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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는, 자의로 가보고 싶어서 갈때는 자기가 비용을 다 대는거 아닌가요? 어딘가에서 가라고 할때는 비용을 대주겠지만... 전 공돌이인데도 해외 학회에 자비로 간 경우 많은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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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kim
05.11 13:44
음, 한국 인문학의 현실에 깊은 비애를 느낍니다.
전 수 많은 학회에 제 돈 내고 간 적이 없어서 이런 현실이 많이 아쉽네요.
빨리 인문학에도 많은 투자가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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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는 학비, 학회비, 생활비 까지 나옵니다. 한국이 이상한거 맞고요. 글을 너무 동감이 가게 쓰시는 것을 보니 인문계의 글쓰기능력은 어딜가나 남다르다는 것이 새삼 읽혀집니다. 불공평한 현실은 어쩔 수 없지만, 이렇게 살다보면 언젠가 빛이 내릴 날이 올꺼라고 굳게 믿고 나가는 방법밖에 없네요. ㅠ_ㅠ
그리고, 외국에서도 지원 못 받는 사람들은 같이 룸쉐어 하자고 다른 나라 사람들한테도 공고 올리고 그럽니다. 학생 신분에서는 할인되는 것도 많고요. 학생때 지원이 부족한 가난은 죄가 아니니, 적극적으로 알아보시면 어떨까요?
킁.. 조금은 상처가 되셨을듯.
말은 함부로 하면 안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