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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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이면 2000년이네요. 그 때 군대 가서 고생할 때였습니다. -ㅅ-


유격 훈련 받고 있었는데요. 50m 헬기 레펠도 하고 역 레펠도 하고... 엄청 더웠는데 죽을 맛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수통에 담은 얼음물이 라면도 익힐 수 있을만큼 뜨거워졌던 것도 기억이 나고요.




역 레펠하려고 산꼭대기 올라갔는데, 거기서 '10분간 휴식'이 걸리더라고요. 군대 10분은 고무줄이지요.


한 시간은 쉰 것 같습니다. 날이 너무 더웠기 때문에 배려랍시고 해 준 것인지 모르겠지만, 산꼭대기에는


그늘이 전혀 없었네요. 철모까지 벗고 땡볕 고스란히 한 시간 맞고 나니까 어지럽더라고요.


'악으로 깡으로' 버틴답시고 레펠하는데... 로프가 복부 압박하니까 갑자기 멍~ 해지면서 눈 앞이


까매지더군요. 웅성웅성하는 소리는 들리는데 아무 것도 안 보여서 실명하나? 이런 걱정했던 기억이 나네요.




응급차에 실려서 훈련장 내 내무실에 던져(!)졌는데... 나중에 얘기 들어보니까 중간쯤 오다가 기절해서


밑으로 주우욱~ 떨어졌다고 하더군요. 다행히 생명줄 쥐고 있는 녀석이 엄청 쌘스쟁이라서...


떨어지는 거 보자마자 어깨에 줄 걸고 뒤로 내달려서 추락은 면했다고 하더라고요. -ㅅ-


그 날 체온이 38도 넘어갔다는데... 뭐, 저녁에 소금 한 숟가락 퍼먹이면서 정신력이 나약해서 그런거라고


한 소리 하더군요. -ㅅ-




원래 일기 같은 거 안 쓰는데... 군에서 기초 훈련 받던 3개월만큼은 꼬박꼬박 썼네요.


동기들이 재미있다고 돌려 보다가 소대장한테 걸렸는데... 일기에 소대장들에 대한 원색적인 육두 문자도


있었거든요. 결국 훈련생들 전원 일기 수거 당하고... 나중에 돌려 받는데, 많이 아껴주시던 소대장님이


아무리 힘들고 그래도 소대장 욕은 하지 마라~ 하시더군요.




몸이 너무 힘들 때라... 이 때가 그리울 날은 절대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몸 편한 지금, 왜 저 때가 그리워지는 걸까요?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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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 일기 여기저기 저렇게 새카맣게 끄적거린 거 보면... 정신병이라도 있나 싶기도... -ㅅ-

한동안 저 짓거리 안 했는데... 요즘 야근에 병 도져서, 한가하면 저 짓하고 있습니다. -_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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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에 절은 종이가 아직도 있네요. 이런 긍지는 보수 모임에서 악 쓰라고 갖는 게 아닐텐데 말입니다. -_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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