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IMG_3408.jpg


10년 전이면 2000년이네요. 그 때 군대 가서 고생할 때였습니다. -ㅅ-


유격 훈련 받고 있었는데요. 50m 헬기 레펠도 하고 역 레펠도 하고... 엄청 더웠는데 죽을 맛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수통에 담은 얼음물이 라면도 익힐 수 있을만큼 뜨거워졌던 것도 기억이 나고요.




역 레펠하려고 산꼭대기 올라갔는데, 거기서 '10분간 휴식'이 걸리더라고요. 군대 10분은 고무줄이지요.


한 시간은 쉰 것 같습니다. 날이 너무 더웠기 때문에 배려랍시고 해 준 것인지 모르겠지만, 산꼭대기에는


그늘이 전혀 없었네요. 철모까지 벗고 땡볕 고스란히 한 시간 맞고 나니까 어지럽더라고요.


'악으로 깡으로' 버틴답시고 레펠하는데... 로프가 복부 압박하니까 갑자기 멍~ 해지면서 눈 앞이


까매지더군요. 웅성웅성하는 소리는 들리는데 아무 것도 안 보여서 실명하나? 이런 걱정했던 기억이 나네요.




응급차에 실려서 훈련장 내 내무실에 던져(!)졌는데... 나중에 얘기 들어보니까 중간쯤 오다가 기절해서


밑으로 주우욱~ 떨어졌다고 하더군요. 다행히 생명줄 쥐고 있는 녀석이 엄청 쌘스쟁이라서...


떨어지는 거 보자마자 어깨에 줄 걸고 뒤로 내달려서 추락은 면했다고 하더라고요. -ㅅ-


그 날 체온이 38도 넘어갔다는데... 뭐, 저녁에 소금 한 숟가락 퍼먹이면서 정신력이 나약해서 그런거라고


한 소리 하더군요. -ㅅ-




원래 일기 같은 거 안 쓰는데... 군에서 기초 훈련 받던 3개월만큼은 꼬박꼬박 썼네요.


동기들이 재미있다고 돌려 보다가 소대장한테 걸렸는데... 일기에 소대장들에 대한 원색적인 육두 문자도


있었거든요. 결국 훈련생들 전원 일기 수거 당하고... 나중에 돌려 받는데, 많이 아껴주시던 소대장님이


아무리 힘들고 그래도 소대장 욕은 하지 마라~ 하시더군요.




몸이 너무 힘들 때라... 이 때가 그리울 날은 절대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몸 편한 지금, 왜 저 때가 그리워지는 걸까요? T^T






IMG_3411.jpg

이 때 일기 여기저기 저렇게 새카맣게 끄적거린 거 보면... 정신병이라도 있나 싶기도... -ㅅ-

한동안 저 짓거리 안 했는데... 요즘 야근에 병 도져서, 한가하면 저 짓하고 있습니다. -_ㅡ;;;


IMG_3404.jpg

땀에 절은 종이가 아직도 있네요. 이런 긍지는 보수 모임에서 악 쓰라고 갖는 게 아닐텐데 말입니다. -_ㅡ;;;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공지 [공지] 2025년 KPUG 호스팅 연장 완료 [9] KPUG 2025.08.06 16034
공지 [공지] 중간 업데이트/ 다시한번 참여에 감사 드립니다 [10] KPUG 2025.06.19 33804
공지 [안내의 글] 새로운 운영진 출범 안내드립니다. [15] 맑은하늘 2018.03.30 46346
공지 KPUG에 처음 오신 분들께 고(告)합니다 [100] iris 2011.12.14 472504
29812 서울 본가 TV에 별이 일곱개 생겼다고 합니다 [5] update 왕초보 10.28 36
29811 34인치 모니터 질렀습니다. [9] 해색주 10.20 128
29810 이번 추석은 버라이어티 했습니다 [8] file 바보준용군 10.11 247
29809 벌써 추석이네요 [5] file 해색주 10.07 136
29808 강아지 추석빔...2 [11] file 아람이아빠 10.02 169
29807 나랏말싸미 듕국에.... [6] 인간 09.28 212
29806 강아지 추석빔.. [12] file 아람이아빠 09.21 244
29805 집을 질러야 할 것 같습니다. [5] 해색주 09.18 300
29804 테레비를 샀습니다 [17] file 바보준용군 09.11 660
29803 체력이 마이너스이구만요. [8] 해색주 09.08 327
29802 영포티는 모르겠고 [9] file 바보준용군 09.06 550
29801 영포티라고 아시나요? [11] 해색주 08.31 465
29800 그 동안 만든 것들 [8] file 아람이아빠 08.31 303
29799 kpop demon hunters [11] 왕초보 08.28 688
29798 가족의 중요성 [13] 인간 08.19 551
29797 휴가는 잘 다녀오셨나요? [20] 해색주 08.18 427
29796 오아시스 욱일기 논란 [5] 왕초보 08.15 446
29795 몇년만에 자게에 글을 쓰는 중인지 모르겠습니다. [11] Electra 08.14 382
29794 자세한건 만나서 이야기 하자. [12] 산신령 08.13 435
29793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19] highart 08.09 379

오늘:
9,613
어제:
20,743
전체:
17,811,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