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연애, 그 어려움

2011.06.08 11:29

우산한박스 조회:874

안녕하세요. 우산한박스 입니다.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1만번째 글을 향한 작은 몸짓이라고 생각해주세요 ㅎㅎ





카자흐스탄에 있던 시절부터 전화로 한국에 있는 같은 과 동생을 사귀기 시작한게 어느덧 세월이 흘러흘러 1년이 좀 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별 별 일 들이 다 있었죠.


카자흐스탄에 파견되어 있느냐, 시작한 날부터 석달간은 전화로만 연락하고 얼굴은 볼 수 없었습니다.

보고 싶어도 볼 수 없고, 어려운 일이 생겨도 도와줄 수 없었지요.


그러다 찌는듯한 여름에 돌아왔는데, 1년만에 얼굴을 보아서 그런지 낯설기 그지 없었습니다. ㅋㅋㅋㅋㅋ


' 아.. 이 사람이 내 여자친구란 말이지..? '


무슨.. 부모님이 점지해준 약혼녀를 사진으로만 보다 실제로 만난 느낌이랄까요;


아무튼.


그리고 나서도 여자친구는 생활비를 버느냐 휴학을 했습니다. 저는 복학을 했구요.

그래서 생활 패턴이 달라서 일주일에 한번 얼굴을 보는게 고작이었습니다.

저는 그에 늘 불만을 토로했지만, 여자친구는 일주일에 하루 쉬는 자기를 이해해주지 못한다고 했었죠.


뭐.. 이해는 합니다만.. 참.. 내 마음도 이해해 달라고!!


그러다 올해 1학기에 여자친구가 복학을 해서 본격 CC질을 하게 되었습니다.

CC라는게 참 양날의 칼이더군요. 붙어 있어서 좋고, 붙어 있어서 힘듭니다.


저는 기숙사에 살아서 기숙사밥을 먹고 살아야 하는데, 학교에 친구가 별로 없는 이 아이를 혼자 밥 먹으라고

덩그러니 놀 수 없어서 할 수 없이 점심과 저녁에 가끔 기숙사 밥을 포기하고 이 친구와 밥을 먹습니다.


아아 돈.. 내돈..


처음엔 질투라는게 뭔지 몰랐는데, 이 친구에게도 질투라는게 있고, 제게도 있더군요.

저도 제가 그런거 없는 쿨한 남자인 줄 알았답니다. 껄껄.


다른 남자들과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는걸 보면 불끈불끈합니다. 사실 별 일 아닌데 말이죠.

왠지 제게 보이는 웃음보다 더 밝아보여서일까요? (남의 떡이 커보여서 그런가..)


그런데.. 어느 날.. 여자친구도 한 마디 하더군요.

" 오빠는 나 이외의 모든 여자들에게 친절한것 같아요. "

" OO(여, 23세)나 XX(여, 22세)랑 이야기 할 때는 잘만하면서, 왜 나랑은 말이 없어요..? "


음;;; 


그건 말이다.. 갸들은 다른 여자잖니 ㅋㅋㅋㅋㅋㅋ

농담이고. 사실 그건 좀 가식이죠.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 여자친구에게 가식을 떨 필요는 없잖아요..?


반성해야 할 부분도 있긴해요. 다른 여자들이 아프거나.. 뭔가 변화가 있을 때는 아주 빨리 알아채는데 ㅋㅋㅋ

여자친구가 그러면 잘 몰라요 -_- 그건 이 아이가 원래 표시를 잘 안해서 그렇긴 한 면도 있지만.. 제게도 문제가 있는 거겠죠.


대개 이런 걸로 싸우고..


때론 CC라 같은 수업을 듣다가 투닥투닥 합니다. 


팀 프로젝트를 각기 다른 팀에서 수행하는데, 최종 발표 때, '암묵적 담함 - 서로 질문 안하기'를 했는데 제가 룰을 깨고

냅다 공격성 질문을 퍼부어서 그 팀을 초토화시켜버렸거든요. 깜빡해서...


휴.


우리는 대개 제가 싫은 걸 싫다고 말 안하고 기분 상한것을 기분 상한다고 말 안해서 싸웁니다.

늘 제가 말이 없어서 문제라는 거죠.


이걸로 거의 6개월은 전투를 벌인듯 합니다.


참 답이 없는 문제인데 말이죠. 제가 원래 이런 사람인데 왜 이해안해주는지 답답할 때가 많습니다.

저는 그 아이를 가능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 노력하는데 말이죠.

(다른 여자에게 절대 용납 못하던 것도 OK해주고.. 덕후질도 OK해주고.. 그랬는데..)


휴우휴우. 어제도 기분이 좀 상해서 들어왔습니다.

복잡한 기분인데 이걸 어떻게 화를 내야할지 모르겠어서, 화를 내면 또 내가 너무 옹졸해 보이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그냥 입을 다물고 일찍 들어와버렸죠.


참 어렵습니다.


모든걸 다 말하라고 하는데, 다 말할 수 없잖아요..?


음. 너무 좋은 사람이라, 너무 좋아하는 사람이라, 쭉 같이 길을 걷고 싶은데, 가끔은 뒤 돌아봅니다.

이걸 어찌해야하나 -_-

연애도 이런데, 결혼은 얼마나 힘든 길일지............ 


그래도, 저는 이 사람이 참 좋고, 같은 길을 걷고 싶습니다.

무심해보이고, 표현을 잘 하지 않는 사람 이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저를 늘 아껴주고 있거든요

가끔 그게 슬쩍 엿보일 때, 가슴이 따뜻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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