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시절 생각나는 고참.
2011.11.07 12:21
95년도 였을 겁니다.
정훈시간이었는데 한참 북한에 대한 이런저런 실상(이라기 보단 비판) 에 대해서 교육을 했었죠.
뭐 다들 잘 아시겠지만 그냥 씹는 시간 입니다.
북한 diss, 김씨일가 diss ...
그러다 공산주의란 거에 대해서 얘기를 하게 됐고 이건 장병들 한테 바통을 넘겨 주더군요.
제 앞에 한 두세명이 각본을 짠듯이 정훈 장교 따라서 북한을 Diss 합니다.
그러다 제가 톡 끼어 들었죠.
북한 얘기는 빼고 공산주의 자체에 대해서는 약간의 옹호를 했습니다.
사실 달콤한 이론이기도 하죠.
성선설이랑 성악설도 섞고 했더니 전우들 하나같이 "오~~~!!"
정훈 장교 인상 똥씹은거 처럼 변하고....
그때 제 분과장이 맞장구 치더군요.
"그렇지~!! 이 정도는 되야지~!"
그 말을 끝으로 그 정훈장교는 그냥 그 시간을 끝내버렸습니다.
그때 만약 나혼자 그랬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생각해 보면
설마? 하는 생각과 혹시!! 하는 생각이 동시에 듭니다.
그 고참 사람이 참 좋았는데 문득 생각이 나네요.
엄청난 털보였었는데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을련지....
코멘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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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
11.07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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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나는 고참...
93년 자대 배치...
전 92년 12월 군번이고, 당시 선임은 92년 2월 군번.
2월 군번 5명이 쭈룩~ 집합 시킨 다음, 앞 선 4명은 10분 말하고 한 대 때리고, 또 10분 말하고 한 대 때리는데...
마지막에 나선 같은 발사반 직속 선배. 왼쪽손에 보급용 가죽 장갑을 끼우면서 나즈막히 한 마디...
"좋은 말은 내 동기들이 다 했고... 난 말 잘 못해...."
하악... 어찌 그리 깨알같이 온 몸을 싸잡아 패던지...ㅡㅜ
그래도 내가 제대하고 유일하게 한 번 만난 고참입니다. 영등포 모 백화점 전기팀에 계시던 차 모 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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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욱
11.07 17:40
이상하게 제일 싸가지 없던 고참만 만나게 되더라구요.
진짜 패버리고 싶던.
근데, 꼭 그런 놈이 잘나가요...열 받게 시리~
좋은 고참을 만나셨었나봐요
내 편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이셨던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