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고시.. 고민이 되네요.
2012.01.10 00:10
기술고시, 현 행정고시 기술직렬에 응시할까 고민이 되네요..
작년 이맘때도 잠깐 고민했던 건데, 원래 진로인 대학원으로 맘을 정했었지만
막상 대학원에 가려고 하니.. 어지간한 학문에 대한 애착과 열정 없이는 어렵겠더군요.
석사만 할 생각은 애초에 없고, 석박사 통합과정으로 박사과정을 할 생각인데
박사학위를 받아도 끝난 것이 아니고.. 그 이후부터 사실상 시작.
이만한 장거리 레이스를 할만한 열정이 있는가..
'지금은 그런게 없다.'
이게 제 결론입니다. 지금만 없을지는 확답을 못하겠네요.
남들보다 학점만 약간 좋을 뿐, 같은 책으로 공부해도 희안하게 뭔가 더 알아내는 것이 있을 뿐이고
이런 현상이 지속되어서 대학원을 생각하게 만들었지만,
막상 시작하려니 스케일이 너무 크네요. 확신도 없고, 돈도 없고.
무엇보다도 자신이 없군요. 이걸 이겨낼 열정이 있을까.
그러다 보니, 생각해 보았던 기술고시를 생각하게 됩니다.
목표가 대학원이 아니어서 생긴, 일종의 '대체물'식으로 기술고시를 준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이런 측면도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성취감의 마약.
성취감의 마약이란게, 너무 강력합니다.
그냥 이걸 해야만 한다고 막 이끌려가는 느낌..
현실적인 장벽.. 나이.
준비한다면 다른 사람들의 평균합격 나이에 시작하게 될 것이고,
학부 졸업작품.. 안만들면 졸업이 안되니, 1년은 좀 고생하겠지요. 공부에 집중하기도 제약이 있을 것입니다.
가정환경 탓도 없는 것은 아니구요.
아버지께서 고시 출신이시고, 5촌(외종백숙부)이 현 국무총리세요. 사법고시.. 합격하셨죠.
그 외에도 친척들 중 소위 잘나간다는 사람들 앞에서는 고시 합격이라도 해야
'뒤에서' 사람취급 받는것도 있습니다.. (앞에서야 다 이쁜 친척이지요.)
그래서 야밤에
MEET 준비한다는 녀석 붙잡고
고민아닌 고민.. 털어놓았네요.
그 녀석이 말하길, 저 이거 준비하면 폐인될것 같데요. 리스크가 너무 크데요..
답답하네요..
1월까지는 결정을 해야하는데..
머리가 꽉 막힌 느낌입니다.
LG전자 학부장학생 신청했는데,
이거나 합격했으면 좋겠어요.
미래를 반쯤. 지정해 주는거잖아요.
누가 정해주는 데로만 하고 살아온거.. 너무 익숙해서,
이런 일 판단을 잘 못하는 것 같네요...
*덧붙임
http://www.kpug.kr/index.php?search_target=user_id&search_keyword=cloudn1ne&page=10&document_srl=432412
이 글은 제작년 10월에 썼던 글입니다.
이 글 읽어보면.. 1. 와 부끄러워 *-_-* 되게 어린티 난다..
2. 저때는 정말 순수하게 학문이 좋았었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작년 하반기때.. 현실적으로 이래저리 치이고 시달려서
학문에 대한 열정이 사라진게 아닐까란 생각도 해보게 되네요.
작년 하반기는.. 정말로 여기서 치이고, 저기서 치이고, 다른데서 돈뜯기고, 어디서 착취당하고..
그러면서 학문에 소홀히 하게 되어서... 학문을 한다는 행위자체가 좀 붕.. 떠버린 느낌이 내내 들었습니다.
대학원을 선택할 때에도 외적인 부분에 치중해서 많이 봤었고요.
그도 그럴만한게.. 사회에 치이다보면 외적인 부분에 비중을 높게 안둘 수가 없었어요.
제작년에 썼던 글을 다시 읽어보니, 저도 학문에 열정이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주네요.
휴~ 암것도 모르겠다..
코멘트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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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m
01.10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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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옆에서 클라우드나인님을 지켜보면서 대단한 존경심이 듭니다.
저 같은경우 항상 재미만 추구하다 보니, 모든 선택에는 재미가 있나? 없나?를 따집니다.
물론 선택을 한일은 재미있게~ 그리고 책임을 지면서 하지만
노력한 결과에 배해서 재미가 없으면~ 애초에 선택하지 않는 타입이라서요...
그런면에서 보면 참 묵묵히 한길을 걸어간다거나...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먼 미래에 불확실한 선택을 과감히 하는분을 존경스럽게 생각합니다.
물론 많은시간동안 재미?가 있다면 먼 미래까지 주욱~ 레이스를 할수 있을진 몰라도...
만약 재미도 없는일에 먼 미래에 결과까지 불확실하다면;;;;
아무래도 제가 아직 어린??? (올해 벌써 28살이 되어버렸지만....)이라 훌쩍 지나간 시간에 비해 정신이 멈춰버려서 세상에 쓴맛을 못봤어서 그럴수도 있겠지만...
케퍽 운영진을 한것도 재미가 있어서 한것이고, 몇년동안 여행질만 한것도 재미가 있어서 그런것이고, 중국에 눌러앉고 있는것도 재미가 있어서~ 모든 일은 재미없으면 안한다... 거든요;; 저는..
아무튼 클라우드나인님의 글을 읽으면 무한한 존경심이 우러나오네요 ㅠㅠ...
어떻게;; 쓰다보니 쓸데없이 길게 쓴 어린이의 말을 차마 지우기 아까워 남기네요 ㅎㅎ;;;
힘내시고 항상! 재미있는일, 하고싶은일만 하시길 바랍니다. 그것이 과거에서 현재든, 미래든... 말이죠...
그래야 최소한 후회는 안할것 같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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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1.10 03:42
독일 추워요. -_-;
LG는 성골이나 진골 아니면 진급에 상당한 제한이 있는 그룹인 만큼 잘 생각하고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뭐 우리나라 어디나 패밀리 아니면 크기 힘든 것은 사실입니다만.
소프트 일을 계속 하시려면 우리나라를 일분이라도 빨리 뜨시는게 유리할 지도 모릅니다. 게임 회사로 취업하실 생각이 아니시라면.
우리나라 공무원 철밥통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올곧은 분이 공무원 하시면 정말 상처를 많이 입고 힘들게 생활을 하시게 됩니다. 일찍 잘릴 수도 있고요. 공무원 하시더라도 석박사 학위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ㄷㄷㄷ 그런데 직장따라서는 직장생활 하면서 학위 따는 것을 지원해주기도 합니다. 심지어 유학까지도. 따라서 행시와 대학원은 완전히 따로 가는 진로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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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IT나 공대쪽 하실려면 빨리 GRE랑 TOEFL보고 괜찮은 대학원 가지 않더라도 미국에 적어도 50위권에만 드는 공대 대학원에 들어가면 한국보다 대우받고 돈많이 버실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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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아자씨
01.10 05:34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서 뭘 하려 할 때,
항상 걸리는 게 학위더군요.
저도 가정형편, 돈, 육아 뭐 이런 문제들이 있기는 했었습니다.
학위를 만들어놓았다면, 뭔가 훨씬 더 많은 선택을 할 수 있었으리라 생각됩니다.
물론 결과론적인 생각입니다만....
외국으로 가서 학위를 받든,
우리나라에서 하든
석사까지만이라도 해놓는 게 좋지 않겠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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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몽이
01.10 09:32
대머리아저씨님 의견에 동감합니다.. 저도 문득문득 후회된답니다.
추천:1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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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소
01.10 10:15
저도 왕초보님 생각에 동의합니다. (독일은 not동의 가본적이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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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요즘 학력 프리미엄이 붙어서 어지간한 곳은 석사급이 보통인 곳도 있습니다.
직장 다니면서 석사 하는 사람도 많고요.
박사까지 하시려면 독일이나 외국 가시는 것 추천.
석사만 하시려면 국내대학원 가시면 어떨까요?
가족과 함께 지내는 것도 무시 못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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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색주
01.10 11:42
제가 하얀 강아지님이 말씀하시는, '직장 다니면서 석사 하는 사람'입니다. 정말 요즘에는 학력 프리미엄이 정말 대단하지요. 국내 석사, 해외 대학교 출신, 해외 Top MBA, 해외 MBA 등등 일반 학사 졸업자로서는 대적하기 힘든 정도입니다. 한국의 왜곡된 점은 업무에 가장 맡는 사람이 아니라, 학벌이 가장 좋은 사람들을 뽑는다는 거죠. 그러한 사람들에게 우대를 해주구요.
뭐 다른 나라도 비슷하고 정도도 심하다고 하지만, 한국처럼 좁은 바닥에서 학벌 프리미엄이 높으면 어중간한 사람은 정말 살아가기 힘들다는 생각이 듭니다.
'석사'는 이제 옵션이 아니라 기본이라는 생각이 점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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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공계 phd를 하려면 거의 인생을 바친다는 각오로 임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 같아요. 그러고도 phd 후 진로 바꾸는 분들도 생각 외로 있는데 그건 그 만큼 고통의 시간이 존재 했다는 의미 일수도 있네요.
- 절실하지 않은 목표는 대게 이뤄지지 않습니다. 저와 같이 일하던 사무관은 대기업 연구소 다니다 도저히 거기서 성공할 가능성을 못 찾고 회사 다니며 1차 합격 후 사직 하여 최종 임용 된 경우 입니다. 절실함이란 이런 환멸도 포함 하는 것 같아요.
- 행시라고 해 봤자 사실 별거 없습니다. 상당히 높은 업무강도(중앙정부라면), 그에 비해 너무 낮은 연봉, 생각보다 높지 않은 직업 안정성(50언저리에 과장 이상 되지 못하면 사실상 아웃), 높지 않은 전문성(잦은 업무 순환), 그리고 보상에 비해 너무 높은 책임. 대신 최고 수준의 집행력(국회의원 빼고..), 해외 석박사 기회 등을 보고 일 하게 되는거죠.
- 요즘 30대~40 사무관들 중에서도 (특히 계약직 사무관) phd holder 무척 많습니다(지난주에 미팅한 한 부서는 계약직 전원이 박사학위자들...). 이들이 계약직 사무관을 목표로 공부하지 않았을 것 이므로, 님도 너무 고민하지 마시길.
- 학사와 석사는 사실상 큰 차이를 두지 않지만 phd는 출발선이나 기회 자체가 달라요. 만약 공부 하실꺼면 phd를 무조건 받으시길 바랍니다.
- 나이는 크게 개념치 마시길. 대신 방향이 틀어지면 나이까지 혹 처럼 주렁주렁 달고 다닐 수 있으니, 절실하지 않은 목표에 매달려 가짜처럼 행세하는 모양새를 경계하시길.
이상을 종합하여 결정 해 보세요~ 건승을!
한국에서 대학원 등록할 돈이면, 제가 있는 독일에서 1년 등록금+생활비 조금 못되게 나옵니다.
한국에서 드는 생활비까지 포함하면, 오히려 여기서 공부하는게 조금 쌀 정도 입니다;
그냥 외국에서 석사 하시고, 한국을 뜨시는 건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