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글 - 혹시 밥풀 실험 해 보신 분 있으세요?
2010.02.25 00:58
요즘 예전에 방송되었던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는데 그 중 작년 한글날 특집으로 방송되었던 “말의 힘”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재미있는 실험을 했더군요. 두 개의 병에 밥풀을 나눠 담은 뒤 각 각 좋은 말과
나쁜 말을 해주면서 한 달 후 어떤 변화가 생겼는가를 관찰하는 실험이었습니다. 결과는 참 놀라웠지요.
그래서 저도 호기심이 생겨 아이들과 함께 그 실험을 재현해 보기로 했습니다. 약
3주 후.. 예, 놀랍게도 결과는 프로그램과
정반대로 둘 다 보기싫게 푸른 곰팡이가 났는데 좋은 말을 해준 병속의 밥에 더 많은 곰팡이가 생겨 버렸습니다. 실험을 잘못한 탓일까요?
그럼 간단하게 과학적인 실험이란 뭘까 하고 알아봤어요.
일단 검증 가능한 검 체갯수와 그에 따른 재현성을 나타내야겠지요. 검체수가 작아지면 상대적으로 생길 오차도 커지게 되죠. 또한 실험에
따라서는 조건이 안맞거나 혹은 사람 손을 타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만 원칙적으로는 일정수의 검체가 동일한 결과를 보여야 하고 누가 해도 마찬가지여야 합니다. 뭐 무섭게 생긴 제가 하든,
이쁘장한 아나운서 분이 하든 말이지요.
또한 동일한 조건하에서의 실험이어야 겠지요. 위와 같은 밥풀 실험을 다양한 환경에서 했다던데 일정한 결과를 보인게 저로서는 조금 놀랍기도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저런 생물 실험은 습도나 온도와 같은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알고 있었거든요...
마지막으로 실험 결과에 대한 근거가 누구나 이해할 수 있어야겠지요. 밥풀 실험의 경우, 실험 결과는 실험자가 원하는 쪽으로 나오긴 했는데, 심적으로는 그럴 듯 하지만 근거는 좀 희박해보이는 그런 거요. 좋은 말의 효과가 과연 무엇때문이었는지, 하다 못해 저는 좋은 말이 가지는 특정 파장이 흰 곰팡이의 발아조건에 영향을 미친다 뭐 이정도의 결론이라도 기대를 했었습니다.
나중에 알아 보니 MBC측에서 반대되는 결과는 싹 빼버리고 원했던 결과만 다큐멘터리에 보여준 모양입니다.
저말고도 다른 분들도 많이 해보신 모양이더라구요... ^(^ 그에 따른 항의 비스무레 한것도 많이 하셨나 보구요.
좋은 의도를 가지고 한 것인줄은 알겠는데, 자칫하면 유사과학의 함정에 빠져 버릴 수도 있을 것 같네요.
"보는 것이 믿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추가해서 그 이면의 것도 함께 봐야 하는 혜안도 필요합니다.
긴 뻘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코멘트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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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작두
02.25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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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spirin
02.25 01:49
예 맞습니다. 알고자 하는 희망이 있기에 연구도 지속될 수 있는 것이지요... 제 생각으론 좀더 정확한 결론을 내었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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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타
02.25 01:08
절대반지는 몰라도 절대 진리는 글쎄요... 참고라고 알면되지않을까요... 참고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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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spirin
02.25 01:49
참고로 한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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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샛별
02.25 01:46
말의 힘이 없는 건 아닌 듯 해요.
하지만... 그 대상에 따라 효과는 천차만별로 달라지겠죠.
아무런 효과가 없는 경우부터 180도 달라지는 경우까지..
다큐는 보지 않았지만... 말이라는 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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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spirin
02.25 01:53
저도 말의 힘이 있다고 믿어요. 고래도 춤추게 할 수 있다는 힘이 있다는데요... ^(^ 단지 제가 염려스러운 것은 저런 것들이 차츰 일종의 신앙화가 되서 근거도 없이 믿어야 한다고 강요될 여지가 충분히 있기에 염려스러운 것이죠. 지금은 21세기 우주선이 날아다니는 시대인데 동시에 무속인 100만명 시대이기도 하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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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힘 하믄.. 트릭에 나오는.. 구라쟁이 아저씨가 생각나는군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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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spirin
02.25 1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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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들이
02.25 02:34
말의 힘 이라고 하면....전혀 엉뚱하게도 HP가 생각나는....그런 데 이건 Power가 아니고 일률인데...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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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spirin
02.25 10:21
마력말씀이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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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아자씨
02.25 06:22
대상의 조건이 똑 같다면,
분명 말의 힘이 있어야 하는데,
만약 좋은 말쪽이 더 많은 곰팡이가 피었다면, 곰팡이에게 말은 한 셈이죠.
그런데 저는 이게 더 나은 추론 근거가 될 것 같아요. 곰팡이가 말의 힘을 받아 강한 생명력을 갖고 활동했다... 뭐 이런 거죠.
아니면 말의 힘이란 게 원래 없는 것이죠.
의도야 뭔지 모르겠지만,
말의 힘은 그 말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대상에게나 있는 것이지, 말 자체가 힘이 있다고 볼 수는 없죠. 주문도 아니고, 산스크리스트어 수리수리 마하수리도 아니고....
말은 그 말을 이해하고, 수용하고, 따라가거나 반발하는 의지가 있는 생명 대상에게나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너무 뻔한 이야기를 방송용으로 만들다 보니 저리 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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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spirin
02.25 10:23
가끔 근거없는 믿음을 강요받기도 하죠. 마음은 그게 아닌데 어쩔 수 없다... 본질을 정확하게 보지 않게 되면 이렇게 끌려가는 수 밖에 없죠. 좋은 말씀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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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저실험 음파의 파동에 따른 결과일겁니다. 좋은말은 부드럽고 느린 속도의 음의 파장을 가지고 병을 진동시키고, 나쁜말은 강하고 빠른속도의 임의 파장을 가지고 병을 진동시켜서 곰팡이의 성장을 도운것일겁니다. 예를들자면 plasmid DNA를 다량으로 만들경우 DNA을 대장균에 집어넣어 37도에서 흔들어 주지 않으면 증폭속도가 늦고 빠르게 흔들어주면 그 개체가 증폭 속도가 증가합니다. 이와 비슷하게 좋은말과 나쁜말의 음의 파장도 곰팡이에 작용할것 같습니다. 저 실험을 재연할려면 좋은말과 나쁜말의 파형을 분석해서 그 파형이 병을 진동시키는 것과 유사하게 파형이 비슷한 다른음으로 해도 결과는 비슷하게 나올겁니다.
즉 좋은말과 나쁜말하고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라는 이야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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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야무인님 말씀 들으니 전혀 근거가 없는 건 아니군요. 저는 일본에서 나온 '물은 알고 있다'식의 그냥 헛소리인 줄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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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spirin
02.25 10:27
"물은 알고 있다"는 대표적인 유사과학의 범주에 들어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사실이 없는데도 사람들은 믿으려 하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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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spirin
02.25 10:26
예 화학에서도 인공단백질을 만들때 마이크로파를 이용하기도 해요. 그냥 만드는 것보다 시간을 무려 1/10이상 단축시켜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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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lbert
02.25 08:50
본문글이나 댓글이나 좋은 내용들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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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spirin
02.25 10:40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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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야무인 님 덕분에 좋은 상식을 알았네요. ^^
말의 힘. 물은 알고 있다. 모두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말의 힘은 단순히 전달하는 사람의 몫이 라기 보다는 사람과 사람사이에서는 듣는 자의 몫도 크다고 봅니다.
진정의 말의 힘이란. 듣는 자와 말하는 자의 생각이 일치하여 공명하는 게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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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spirin
02.25 10:29
옳으신 말씀입니다. 사람과 사람의 대화엔 인적 교감이 더 크게 작용하겠지요.
알고자 하는 희망이라는 노력이 있기때문에 그마져도 가능하지 않았을까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