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쯤 북에갈까?
2012.08.11 20:35
한번은 나는 모스크바에서 오데사를 가려고 했다.
그런데 또 비행기가 뜨지 못한단다.
그때 파란색 옷의 스튜어디스가 공주처럼 지나간다,
다른 국내선처럼 믿음직한
무르만스크에는 구름 한점 없고
아쉬하바드라면 지금 당장 가는 비행기가 있고
키예프나 하리코프, 키쉬뇨프도 착륙이 되고
르보프도 연다 하지만 나는 그리로 갈 생각 없다.
"오늘은 안되요, 하늘에 기대하지 마세요"라고 내게 말해준다.
또 다시 오데사행 비행기가 연기되었다.
이번엔 활주로가 얼었다 한다
레닌그라드는 눈이 녹아 지붕에서 물방울이 떨어지는데
레닌그라드에 가면 어떨까?
트빌리시는 덥다하다니 다 알만하다.
거기는 차를 많이 재배한다지만, 나는 그리로 갈 생각이 없다.
로스토프행 항공기가 떠난다고 방송이 나왔는데
나는 꼭 오데사로 가고 싶다.
나는 벌써 3일째 비행기가 없어서
출발이 연기된 바로 그곳으로 가야 한다
나는 눈더미가 있는 곳,
내일 눈이 기대되는 곳으로 가고 싶다
맑고 따뜻하고 모든 것이 좋은 데로는
어디든 갈 생각이 없다!
여기에서는 이륙이 안되고 저쪽에선 착륙이 안되니
말도 안된다, 이건 아니다, 그때-
스튜어디스는 우리들에게 탑승하라고 무덤덤히 말한다
모든 여느 국내선에서 하듯 말이다
제일 멀리 떨어진 그곳이 열렸다네
그곳으로는 훈장을 준다해도 끌고 가지 못할거다
폐쇄되었던 블라디보스톡이 항공기를 받아들이며
빠리도 개방되지만 나는 거기로 갈 생각이 없다.
날씨가 개이면 곧 이륙금지가 취소될거다
항공기가 힘을 모으고 발동기 소리가 들린다.
나는 가시방석에 앉은 것 같이 안태워줄까 불안하다.
그들은 많은 이유를 찾아내니까.
나는 눈보라와 안개가 있는 데로,
내일 눈오기를 기다리는 데로 가고 싶다.
런던이나 델리, 마가단등
모두가 개방되어 있지만 나는 그리로 갈 생각 없다.
내가 옳았다, 웃어야하나 울어야 하나, 이륙이 또 연기다.
또 다시 과거에로 데려갈
Tu*를 닮은 잘빠진 '미스 오데사' 스튜어디스가 (*투폴레프기)
드디어 나를 데리러 오는구나
또 다시 8시까지로 연기되었다
여객들은 별수없이 잠이 든다.
제기랄 다 짜증이 난다,
나는 그저 항공기가 실어주는 데로 가기로 한다.
'모스크바-오데사' 1967, 블라지미르 븨소츠키 소련
음... 노래는 매우 좋은데, 이번건 제목에 대한 낚시가 좀 심하고, 정치적으로 위험하게 해석할수도 있어 이의를 제기합니다.
일단 모스크바는 오데사보다 훨~~~씬 북쪽에 있습니다.(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오데사는 흑해에 있는 도시입니다.) 모스크바발 오데사행 비행기면 '남으로 갈까'가 되어야 맞습니다. '북에갈까'는 노래가사 어디와 비교를 해봐도 전혀 맞지 않는 제목입니다.
더군다나 이 제목은 '북한에 갈까'라고 '특정 계층'에서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깁니다. 노래 가사와 제목의 유사성이 전혀 없다는 것이 그러한 해석을 충분히 가능하게 합니다.(일부러 북한에 대한 친근함을 갖게 하기 위해 소련시대의 컨텐츠를 올린다.) 물론 어디까지나 낮은 가능성의 문제인 것은 맞습니다만, 요즘 자칭 보수층이나 정권이 안보사건을 터트리길 노리고 있는 만큼 이러한 낚시성이 보통 심한 것이 아닌 제목의 글이 올라오면 '좌익 용공'으로 몰릴 수 있습니다. 영진님 혼자서 개인 사이트에 올리는 것이면 말리지는 않는데 이건 KPUG 전체의 존망을 위협하게 됩니다.
자신의 취미와 성향을 널리 알릴 수 있다면 KPUG가 없어져도 상관이 없다는 자세가 아니시라면 최소한 제목 낚시는 자제해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북한 관련이 아니더라도 글과 내용이 가끔씩 비슷하지도 않는 낚시성 내용에 불쾌감을 느끼는 분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글 내용과 제목이 최소한 무언가 비슷하게 해주시길 당부드리며, 또한 웬만하면 '북한'과 관련된 내용은 좀 피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소련 시대에 북한과 커넥션이 없는건 아니고 특히 스탈린 시절이면 음악에도 북한 관련 내용이 꽤 나오기는 하겠지만 시대가 시대라는 것은 영진님도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