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빨갱이 일까?
2010.03.25 04:55
명진스님과 여당의 원내대표간에 진실 공방이 뜨겁습니다. 명진스님은 묵언 수행처럼 말을 아끼고 말을 한 *(이런 표현도 過禮라는 생각이 듭니다만)치매증상인지 어제 한 말을 오늘 모르겠다고 하는군요.
저는 좌파고 운동권이라는 발언보다 더욱 큰 문제는 배울만큼 배우고 어느 정도의 상식은 있을 기득권의 상징적 인사가 어떻게 저런 몰상식한 말을 남발하는가 하는 점입니다. 닭대가리가 아닌 다음에야 일파만파로 확장될 파괴력을 염두에 두고 한 발언이라면 스스로 보수라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이 자신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리라는 통빡을 굴렸을 것이라고 봅니다.
해방 이후에 반세기가 지나고 이제 마르크스의 자본론조차 금서 목록에서 제외된 현실과 다르게 우리 사회에서 빨갱이란 말은 아직 사형선고입니다.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이것은 인간과 사회를 바라보는 이념의 차이일 뿐인데 공산주의 혹은 빨갱이란 말은 입에 올리기도 두려워 하는 사회를 우리는 왜 아직, 극복하지 못하고 있을까요?
지구촌 반대편에서 유명인사가 기침을 하면 감기가 걸렸다고 보도하는 열린 시대에 살고 있는 한국인은 아직 양반이라면 고개부터 숙이는 봉건시대의 근성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일까요? 참으로 알수없는 일입니다.
해방 이후 자유당 정권의 백색테러, 보도연맹, 거창양민학살, 이 모든 참상이 " 빨갱이"란 함축된 단어를 앞세워 저질러진 사건입니다. 이건 자본주의 이념도 아니죠.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과도 거리가 멀고 더욱 참혹한 맬더스의 인구론도 인민을 총칼로 함부로 참살하라고 기술해 놓지는 않았습니다.
전제,ㅡ1.
이북의 김일성 일당은 잔인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더욱 잔인해야 김일성 일당을 이길 수 있다.
전제,ㅡ2.
김일성 일당은 잔인할 뿐만 아니라 뿔도 달려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뿔을 휘두르는 모든 행위는 정의이다.
몇달 전, 친구와 술을 마시다가 오랫만에 이념토론을 했습니다. 2008년 대선 당시에 "박그네"를 지지하는 발언을 하다가 저에게 좀 면박을 당한 뒤로 서로 정치적인 발언은 자제해 왔는데 해방 이후에 소위 좌파는 지식인이거나 인민에 대한 사랑이 식지않은 사람이었다는 점에 모처럼 동의했습니다.
거나한 술기운을 빌어 평소 비겁한 저는 큰소리를 쳤습니다.
" 잘난 사람이나 못난 사람이나 최소한 생존을 보장하는 공동체적인 사회를 꿈꾸는 자가 빨갱이라면 나도 분명히 빨갱이다."
미국에는 이미 폐기 처분한 매카시즘이 쇠꼬챙이를 벌겋게 달구는 연료로 아직 이 땅에서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래도 정치의식이 앞섰다는 서울시민이 그들을 대표하는 딴나라 대표의 손을 들어준 2008 대선만큼 참으로 알수없는 미스테리입니다.
코멘트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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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spirin
03.25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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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3.25 05:57
저 말을 하고 괴벨스가 며칠이나 더 살았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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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이아빠
03.25 06:27
이틀전 저녁에 술 많이 드신 분이 저에게 이렇게 말을 하더군요..
그 동안 자기가 지켜 봐 왔는데 사장님은 좌파 같아서 자기 하고 말이 잘 통하것같아서 술 한잔 하고 싶다고요..
그럼 그 상황에서 저의 대답은 어떠했을까요?
아~ 예... 그러하십니까... 그렇죠.....
조금 뒤에 있을 지방 선거..........
저는 조용히 가서 제가 최선은 안되더라도 차선의 후보를 찍을텐데...
단지 장사를 하고 있다는 이유로 ..
이거냐,저거냐 하고 물어 오는 사람들에
아~예, 오~ 예, 그럴수가, 그렇겠네요........... 하고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해야하는 앞으로의 2~3개월이
참이나 싫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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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엔탈
03.25 07:29
한겨레 21에서 정치인 성향 조사한 게 있는데, 이게 외국에서 만들어진 것이긴 하지만
국내 정치인 거의 다가 좌파에 속했습니다. 심지어 서정갑도 분류로는 좌파에... -_ㅡ;;;
대한민국 정치인 대다수조차 나라 쥐락펴락하는 사람들이 그토록 싫어하는 좌파랍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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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발이
03.25 08:48
나라 꼴이 베르멘의 악사가 나와서 쥐때들을 다 끌고가야 괜찮아질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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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샛별
03.25 11:41
저도 가끔 피리부는 사나이가 어디선가 나타났으면 하는 생각을 했었어요.
비틀거리는 현실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어떤 사람... 또는 상황... 지금이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싶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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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신
03.25 09:28
우리 나라에서 좌파란...... 김일성주의 신봉자를 지칭하는 말의 다름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만 그런 걸까요?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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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kim
03.25 09:50
친일 매국노글에게 얼떨결에 빨갱이로 몰린 순수 보수 ---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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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X
03.25 10:44
전 파랭이에요 ㅡ,.ㅡ;;
눈알만 빨갱이;;;됬어요 ㅡ.ㅡ;;
하하...
살면서 느끼는건 그냥 흘러가는대로 산다....난 늙어버린거더라고요...
그처럼 싫어하는 어른이 되어버린것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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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쓰리유저
03.25 11:37
미국 살면서 느끼는 건데 미국에서 매카시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최소한 제 주위에서 보는 남부 촌놈들 사이에서는요. 언젠가 제가 알고지내던 하얀놈이 있었는데, 그 녀석이 정치인을 욕하는 말중의 최고의 욕이 빨갱이 ( commie)였고요. 지금 오바마를 사실상 빨갱이에 근접한 사회주의자(socialist)라고 공화당에서 욕하더군요. 그러니 우리나라 문제만 아닌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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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샛별
03.25 11:45
저도 회사에서 빵갱이 소리 듣고 있어요.
정치적인 문제가 아닌 직장내 문제때문에요.
사장이 하는 일에 반대를 하는 직원은 빨갱이라는 논리를 적용하더라구요.
몇 번 사장말에 반대의견을 냈고 생각없이 사장말에 동조하는 직원들에게 진실을 알려 주었더니....
착한 직원 꼬드겨서 못된짓하는 빨갱이 새끼라는 소리를 하더군요. 뭐... 그런것이 빨갱이라면... 그렇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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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모 사이트에서 빨갱이에 대한 정의를 쓴적이 있습니다. 빨갱이에 기원은 1930년대 마르크스 사회주의에 매몰되 폭탄테러를 벌렸던 그 인물들을 빨갱이라고 일본의 우익신문에서 먼져 붙였습니다. (공산당에 빨갱이라는 표현이 있게 된건 러시아 혁명당시 마르크스 주의에 매몰된 두개의 파가 있었습니다. 한쪽은 볼쉬비키라고 불렀고 또 한쪽은 맨쉬비키이라 불렸는데 볼쉬비키쪽은 빨간색을 상징으로 맨쉬비키쪽은 하얀색을 상징으로 쓰고 있었습니다. 맨쉬비키가 투쟁에서 이겼다면 (이쪽이 좀더 온건파입니다~) 아마도 빨갱이 대신 흰둥이라고 불렸겠지만 아시다시피 볼쉬비키가 혁명을 달성했습니다.) 그 이후 1930년대 후반에 대동아전쟁과 태평양 전쟁을 치루게 되면서 일본에서 빨갱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완전히 바뀝니다. 그때당시 일본 사회주의자들은 천황제를 전면부인하고 새로운 혁명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소수파였고 일본 다수의 지식인들이 전쟁을 반대하는 의견을 냅니다. 물론 일본을 장악한 군부로써는 이런인물들을 처벌할 단어가 필요했고 이런 양심적인 지식인들을 빨갱이라는 이름으로 탄압하기 시작합니다. 뭐 2차대전 당시 빨갱이로 낚인찍인 일본의 지식인중에 대표적인 사람이 전후에 일본총리까지 지내고 1920년대 조선을 식민지에서 풀어주고 독립국가로 만들자라고 주장한 이시바시 탄젠도 있습니다. 뭐 이런 분위기는 식민지 조선에까지 나타났고 독립운동을 하는 인물들은 좌우를 막론하고 빨갱이라고 탄압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탄압했던 인물들이 결국은 해방이후 대한민국 경찰의 대표적인 자리를 차지하게 되면서 권력자를 반대하는 인물들을 모두 빨갱이로 몰아서 탄압하기 시작합니다. 더구나 1960년대 이후 매카시즘의 선풍적인 활약으로 정부시책에 반대하는 인물들을 빨갱이라고 몰아붙이면 1960년대 구소련의 팽창주의 반발과 6.25에 대한 민중에 거부감으로 인해 쉽게 처리할수 있었던 것도 있습니다. 결국 이게 지금까지 와서 이상한 의미로 변질되게 되었지만 결국 빨갱이라는 의미를 살펴보면 일본에서 부터 시작된 반체제 인사를 탄압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적 단어이외엔 아무것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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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쿨쿨
03.30 13:00
안타깝네요...
"우리는 국민들에게 강요하지 않았어. 그들이 우리에게 위임했지. 그리고 그들은 지금 그 댓가를 치루는 거야." - 괴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