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어느회사를 가서 무슨 일을 하던지 반복되는 저의 징크스는 이제 팔자려니 생각 하고 있습니다.


1. 입사한다.

2. 사수가 나간다

3. 일을 혼자 한다

4. 과부하가 걸린다

5. 퇴사요청한다

6. 반려된다



지금 회사는 웹개발자로서 첫발을 내딛은 곳 입니다. 


개발 전문은 아니고 네트워크 장비쪽을 메인으로 삼는 그런 곳이죠 


원래 연구소장 + 웹개발자 2명(정 + 부) 해서 맨파워 3이 유지 되던 체계였는데 


작년 10월에 연구소장이 갑작스레 튀고 같이 일하던 웹개발자가 나가면서

저의 시련 (상기 목록 2번 + 3번 동시 당첨)이 시작됩니다. 


디자이너는 이미 나간지 오래.....


웹페이지에는 요즘 안쓰는 추세인 플래쉬가 가득가득


변수값들을 아주 스태틱하게 박아놓으셔서 맘대로 수정도 못하고 가슴앓이!




그래서 개발 + 유지보수 + 신규납품 + 포토샵 + 플래쉬 를 동시에 해야 하는 고달픈 삶이 시작되었습니다. 


뭐 그럭저럭 몇개월은 버텼는데 너무 힘들어서 좀 쉬고 싶더라구요 


그래서 약 2달 전에 사장한테 나 혼자 일 못해먹겠으니 경력자뽑아주고 이번 플젝 끝나면 좀 쉬게 해 달라 라고


쇼부아닌 쇼부를 보게 되었습니다. 



결론은 "4년차 개발자 입사" + "플젝 종료 후 부서장과 협의하여 휴식을 가질것" 이었습니다.



뭐 -_-  일단 이것만 끝내자 끝내자 하는 마음으로 꾸역꾸역 주 7일 노동을 해가며 플젝은 마쳤는데


뽑아놓은 경력자가 "일이 발전이 없고 지지부진하며 내 커리어에 도움 안될듯요" 라며 그제 퇴사..




또 다시 혼자 남았다는 아픔에... 휴식이라도 좀 취해야 겠다고 생각하며 어제 부서장에게 이틀간의 휴가를 요청했습니다.

(지금 회사는... 연월차가 없습니다.... 퇴직금도 없습니다(13분의 1)...)



부서장이 OK 하고 사장실에 보고하러 들어갔는데 개같이 깨지고 나오더라구요 



웹쪽 일 할 사람이 한명 뿐인데 그 사람을 쉬게 하는게 말이 되냐 






-_-+






그래서 어제 오후 4시 30분 경에 퇴직원을 작성하여 부서장에게 결재를 올렸습니다. 


퇴사일은 정확히 한달 후....


근로계약서 상에 명시된 퇴사하기 한달 전에 회사에 공지해야 한다는 조항을 잘 적용했죠





하지만... 온지 몇개월 안되고 힘도 없고 웹개발도 모르시는 부서장님은.....


"백대리, 나 진짜 미안한데 이 서류에 싸인 못해요"


라며 반려.......




하시고 1층으로 절 데리고 내려가서 커피를 사주시더니 


"한달은 안됩니다. 못해도 8월이나 9월까지는 자리 지켜줘야 신입 교육할 수 있어요" 라고 하시더라구요 






그 양반 마음을 모르는바 아닙니다만.... 회사에(=사장놈에게) 이미 정이 떨어질대로 떨어진 상태이기도 하고


휴식이 너무나도 절실한 입장에서 퇴사시기를 늦출 수 는 없었기에 






오늘 점심시간에 우체국에 가서 어제 반려당한 사직원을 내용증명으로(내일 도착한다는 빠른놈으로) 송달 했습니다. 






퇴사하면서 내용증명 보내본건 처음인데요 




법적으로 이렇게 해놓으면 한달 이후에 자동으로 근로계약이 해지된다는 말을 주워들은게 있었거든요 


그래서 냉큼 지르고....  부서장에게 내용증명 보냈다는 이야기만 했습니다. 





부서장님은.... 암말 없으시더라구요


그 양반도 일 못도와주고 저 야근할 때 칼퇴 하고 하던 분인지라 달리 할 말은 없으셨을테고..











당장 내일 되면 인사과로 내용증명 서류가 도착할텐데


사장실로 호출당해 욕을 들을지... 아니면 남은기간 없는 사람 취급을 당할지 


앞으로 펼쳐질 상황들이 기대가 됩니다. 






솔직히 연월차 안주는건 너무 하지 않나요?


가뜩이나 주7일 노동도 잦고 집에 가서도 원격으로 작업하고 주말에도 일하고 거의 봇 수준으로 돌리는데...








그나저나 34세의 2년차 웹개발자를 뽑아주려는 회사가 있을지 걱정입니다. 



나가는건 나가는거고 다시 어딘가로 들어가는게 걱정이네요 







근데 와이프가 사직서 잘 던졌다고 칭찬을 해줬습니다. 


그런 회사에서 더 있기보다는 차라리 다른데 가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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