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요즘 에스토니아에서 적응하기 힘들어 하고 있는 minki입니다.


이번주는 우리 보스가 한달동안 자리를 비운 사이에 말 안 듣는 원생 2명의 학회 초록을 안내해서 등록시키는 일을 맡았거든요. 처음에 초록쓸 수 있겠냐니까 둘이 쓸수 있다고 하네요. 그래서, 그럼 나한테 보여줄수 있냐니까? 


싫대요. -_-;


서로 말도 안 하는 사무실 동료다 보니까, 적개심이 많은 것은 당연하겠습니다만, 그래도 아무리 제가 저쪽 동쪽 끝 북한의 적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해도, 나름 저도 검증된 연구자에 속하는데요. 그냥 보여주기 싫다네요. 그래서 보스한테 받은 메일을 들이밀면서 나한테 이 일감이 떨어졌으니, 너희 둘은 나를 통과해야 한다 라고 강경하게 나갔죠. 그러니 벌레 씹은 표정을 짓더니 알았답니다.


그 후, 한명은 메일을 보내서 검토를 받았는데요. 말이 잘 안통하는 건지, 제가 잘 한다 그런데 이것 좀 바꿔라 라고 하면 딱 그것만 문장 순서를 바꾸고 다시 메일을 보냅니다. 어제만 저한테 4번이나 검토를 받으면서 추가로 쓴 단어는 거의 없네요. 또 다른 한명은 오늘 와서 저랑 이야기 했는데요. 이게 더 큰 연구 계획속에 포함된 거니까, minki 니가 잘 모르는 거다. 지금 초록에는 이렇게 써져 있지만 정말로 발표할 때는 다 보여줄 수 있다. 초록에 모든 내용을 다 담지 못하는 것은 단어수 제약때문에 minki는 그런 것도 모르냐. 이렇게 저한테 막 따지더라고요. 생각같아서는 60년대 아버지님들이 아침밥 먹다가 밥상 엎는 듯한 액션을 취하고 싶었으나, 얼굴이 빨간해 지면서 꾹꾹 참고 다시 천천히 알려줬습니다. 나 하나도 이해 못시키는데 학회가서 나같은 사람들 더 많이 만나면 힘들테니 더 친절하게 설명글을 쓰는게 어떠냐 라고 했죠.


그래도 그렇게 감정을 박박 긁으면서 말을 하니까 조금 움직여주는 것 같습니다. 어차피 거기 가서 독일이나 핀란드 학자들한테 쪽팔림 당하는 것 보다 지금 알아서 더 완벽하게 준비하는게 중요할텐데.. 그런걸 잘 모르나봐요. 독일 사람들은 특히 무서워서 지금 저 2명이 준비하는 수준의 발표는 거들떠 보지도 않더라고요. 아예 대 놓고 질이 떨어진다고 에스토니아 나라 전체를 욕할게 뻔 합니다. 유럽에서는 국가별로 사람들이 티격거리는게 심하죠.


마감인 내일까지 어떻게 하는지 봐야겠지만요. 저를 무슨 원수 처럼 보는 젊은 여성분 2명이랑 일하는 것이 이렇게 힘든건지 몰랐습니다. 6월달에 이 학회를 가는데요. 이 비협조팀 2명이랑 또다른 아줌마 한 명이랑 4이서만 헬싱키로 학회를 가야 합니다.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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