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임금 참 민감한 문제입니다.
2017.09.09 03:38
얼마전 기아차 통상임금 소송 결과가 나왔습니다.
저 또한 일을 하는 노동자로써 참 기쁘기도 합니다만, 막상 현업에서 이걸 처리하자니 고충이 생기네요.
노동자의 입장이지만, 무조건 노동자의 입장을 들수도 없는 일이기에 더 마음고생이 심합니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저희 회사는 결국 임금체계를 개편을 하였습니다만 회사나 직원이나 상처가 큽니다.
임금체계를 손보고자 노동쟁의를 겪었습니다.
협상 책임자로 회사,직원 양쪽에서 비난을 받았습니다.
양쪽 모두에게 신뢰,신의,믿음 모든게 깨져버렸습니다.
구멍가게 시절에 입사했고 어려울때 직원들 다 떠나고 대표님과 둘이 남았어도 악써가며 했습니다.
정말 회사에는 열정을 직원에겐 진정성을 가지고 대했다 자부했습니다만 다 부질없었다 생각하니 후회가 됩니다.
회사가 성장하고 조직이 비대해지며 곳곳에 불합리가 나타났습니다.
그리하여 노조를 만들겠다 하였고 대표님께 쌍욕 들어가며 정식으로 허락을 받아냈었습니다.
직급과 이해상충 때문에 금속노조 가입이 거부되어 미련없이 노조탈퇴 후 일절 관여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대표님께 허락받으며 직원을 믿지 못하면 어떻게 일은 시키시냐고 했었는데 부끄러워 도저히 얼굴을 들수가 없네요.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리는 것이 이렇게 힘들다면 굳이 해야할 이유가 있는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듭니다.
늦은밤 뒤척이다 보니 문득 케퍽이 생각나서 오랜만에 뻘글만 싸지르고 갑니다.
코멘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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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준용군
09.09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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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색주
09.09 23:28
이 세상 바르게 사는게 되게 힘든데 정말 대단한 분이십니다. 좀 씁쓸하실 수도 있겠지만 계속 애정을 갖고 지켜봐 주시면서 조언을 주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저도 막연히 생각만 하던 것을 진행중인게 있는데, 생각만큼 쉽지 않더라구요. 자기가 믿고 있던 것을 이루기 위해서 노력하더라도 전혀 상반된 결과나 반응이 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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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닌이상 예상외의 상황에 처하기 마련이지요.
그래도 꼭 한다는 목적의식만 있다면 무엇인들 못하겠습니까.
모쪼록 진행하시는 일도 잘풀리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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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서로 양보하고 이해하면...이라는 이상적인 생각만으로는 살기 힘든 것 같네요.
개인의 욕심... 저 자신부터 그런 것 버려야 하는데.. 잘 안 되네요...
제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이해 하기 힘든게..
그런 부분이 제 자신을 좀 힘들게 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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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주식회사
09.10 03:41
노조가 처음 설립되면서 매년 임금 협상을 통해 급여 상승을 우려했던 사측과 최대한 많은 연봉을 받기 원했던 노동계측, 두 양측이 교묘히 합의한 것이 바로 지금의 임금체계라 할 수 있습니다. 즉 기본급은 최대한 줄여서 매년 상승분을 최소화하고 인센티브로 노동계의 요구도 받아들인 것이죠. 이건 전세계에서 찾아볼 수 없는 아주 기형적인 급여 체계입니다. 그러니 이를 바로 잡으려고 하는 첫단추부터 힘든 것이죠.
그게 말이죠
그래도 참 어려운거 맞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