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집중치료실 리포트

2010.04.30 15:58

여유로움 조회:856

지난 일요일부터 매일 저녁마다 집중치료실(중환자실)에 면회를 갑니다.
어제 CT를 찍어보니 다행히 수술 후 상처가 잘 아물고 있어서
이제 그만 일어나라고 수면제를 하나는 끊고 하나는 줄였다는데
저녁에 가 보니 아직도 자고 있네요.
깨어나는 데 2, 3일이 걸리는 일도 있다니
지금까지 기다린 것 조금 더 기다려 보기로 합니다.

지금 심장혈관센터 집중치료실에는 20명 정도가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한두 살짜리 애기부터 연세 높으신 어르신까지 다양해요.
대부분 시간당 정해진 약물이 자동으로 주입되는 링겔들과 인공호흡기를 달고 있고
맥박, 호흡수, 혈압, 혈중 산소 농도가 표시되는 모니터와
투약을 기록하는 컴퓨터는 환자마다 따로 있습니다.
사일런트 알람이 울릴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게 돼요.

면회 시간이 가까워지면 면회객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어서,
안내 데스크에서 표찰을 받고 문이 열리기를 기다립니다.
문이 열리면 바쁜 걸음으로 들어가서 손을 씻고 환자에게 갑니다.
하루 사이에 차도가 있을까, 주사는 달라졌을까, 열은 안 났을까.
다행히 집도하신 선생님이나 전공의 선생님을 거의 매일 저녁 뵈어서
하루 사이의 차도나 앞으로 치료해야 할 것들에 대해 듣고
궁금한 것은 충분히 여쭤볼 수 있어요.
서늘한 손을 잡고 다리를 주물러 가며 이야기를 듣다 보면 20분은 금방입니다.

집중치료실을 나오면 남편이 이렇게 누워 있다는 실감이 아직도 안 납니다.
주말부부 생활을 오래 했었던 터라, 
이사를 하면서 살림을 합친 지 1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주말부부로 떨어져 있는 것만 같습니다.
이 시간도 이제 곧 지나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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