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집중치료실 리포트

2010.04.30 15:58

여유로움 조회:883

지난 일요일부터 매일 저녁마다 집중치료실(중환자실)에 면회를 갑니다.
어제 CT를 찍어보니 다행히 수술 후 상처가 잘 아물고 있어서
이제 그만 일어나라고 수면제를 하나는 끊고 하나는 줄였다는데
저녁에 가 보니 아직도 자고 있네요.
깨어나는 데 2, 3일이 걸리는 일도 있다니
지금까지 기다린 것 조금 더 기다려 보기로 합니다.

지금 심장혈관센터 집중치료실에는 20명 정도가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한두 살짜리 애기부터 연세 높으신 어르신까지 다양해요.
대부분 시간당 정해진 약물이 자동으로 주입되는 링겔들과 인공호흡기를 달고 있고
맥박, 호흡수, 혈압, 혈중 산소 농도가 표시되는 모니터와
투약을 기록하는 컴퓨터는 환자마다 따로 있습니다.
사일런트 알람이 울릴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게 돼요.

면회 시간이 가까워지면 면회객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어서,
안내 데스크에서 표찰을 받고 문이 열리기를 기다립니다.
문이 열리면 바쁜 걸음으로 들어가서 손을 씻고 환자에게 갑니다.
하루 사이에 차도가 있을까, 주사는 달라졌을까, 열은 안 났을까.
다행히 집도하신 선생님이나 전공의 선생님을 거의 매일 저녁 뵈어서
하루 사이의 차도나 앞으로 치료해야 할 것들에 대해 듣고
궁금한 것은 충분히 여쭤볼 수 있어요.
서늘한 손을 잡고 다리를 주물러 가며 이야기를 듣다 보면 20분은 금방입니다.

집중치료실을 나오면 남편이 이렇게 누워 있다는 실감이 아직도 안 납니다.
주말부부 생활을 오래 했었던 터라, 
이사를 하면서 살림을 합친 지 1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주말부부로 떨어져 있는 것만 같습니다.
이 시간도 이제 곧 지나가겠지요?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공지 [공지] 2025년 KPUG 호스팅 연장 완료 [9] KPUG 2025.08.06 11888
공지 [공지] 중간 업데이트/ 다시한번 참여에 감사 드립니다 [10] KPUG 2025.06.19 22673
공지 [안내의 글] 새로운 운영진 출범 안내드립니다. [15] 맑은하늘 2018.03.30 45256
공지 KPUG에 처음 오신 분들께 고(告)합니다 [100] iris 2011.12.14 470493
29810 34인치 모니터 질렀습니다. [3] 해색주 10.20 21
29809 이번 추석은 버라이어티 했습니다 [8] file 바보준용군 10.11 163
29808 벌써 추석이네요 [5] file 해색주 10.07 105
29807 강아지 추석빔...2 [10] updatefile 아람이아빠 10.02 130
29806 나랏말싸미 듕국에.... [6] 인간 09.28 182
29805 강아지 추석빔.. [12] file 아람이아빠 09.21 227
29804 집을 질러야 할 것 같습니다. [5] 해색주 09.18 274
29803 테레비를 샀습니다 [17] file 바보준용군 09.11 504
29802 체력이 마이너스이구만요. [8] 해색주 09.08 308
29801 영포티는 모르겠고 [9] file 바보준용군 09.06 386
29800 영포티라고 아시나요? [11] 해색주 08.31 441
29799 그 동안 만든 것들 [8] file 아람이아빠 08.31 284
29798 kpop demon hunters [11] 왕초보 08.28 567
29797 가족의 중요성 [13] 인간 08.19 491
29796 휴가는 잘 다녀오셨나요? [20] 해색주 08.18 404
29795 오아시스 욱일기 논란 [5] 왕초보 08.15 408
29794 몇년만에 자게에 글을 쓰는 중인지 모르겠습니다. [11] Electra 08.14 374
29793 자세한건 만나서 이야기 하자. [12] 산신령 08.13 410
29792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19] highart 08.09 371

오늘:
5,106
어제:
18,727
전체:
17,651,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