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과학적으로 고양이 밥주기

2010.10.10 11:45

cpdaisy 조회:1412

우리집 주변엔 길고양이들이 자주 나타납니다. 
언덕배기 골목 끝 집이고 아파트 놀이터와 닿아있는 등 냐옹이들이 쉬고, 활동할만한 공간이 충분해서 그런지

늘 보이는 고양이만 해도 대략 5마리 이상입니다.
몇 년새 세상을 떴는지 보이다가 이제 안 보이는 고양이들도 있고...

우리집 식객, 나비를 따라서 매일 밥 얻어먹으러 오던 "꼬마" 라는 고양이가 있었지요. 
나비는 당당하게 애완고양이마냥 밥 달라고 냐옹거리면서 다가와서 살랑살랑 꼬리치고, 다리에 부비적대고 했는데
꼬마놈은 우리를 경계하고 약간 떨어져서 벽이나 계단 모퉁이에 몸을 숨기고 얼굴만 내놓고 밥을 주고 들어가기만 기다렸죠.

1년 정도가 지나니 "꼬마"도 자라서 이제 작은 꼬마가 아니지만, 이제 낯이 익을만도 한데 지금도 여전히 경계합니다.





계단에 나타나 배고픈 눈빛 보내면 계단에 밥을 주고,  (이 놈이 꼬마)

-2.jpg 





어떤 놈이 옆에서 담장 옆에서 부러워 하면 거기다 놔주고 (얘는 "주둥이")


-3.jpg 






언젠가부터 뒷마당 쪽 버려진 공간에 고양이들이 종종 쉬고 있더라구요


201010071202.jpg 




밥을 주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거기는 우리집에서 한 층 아래 공간이라 위에서 아래로 사료를 부려주면 사방팔방으로 튀어서 안되겠고, 


또 내려가서 돌아가자니, 그 곳과 연결된 곳 통로를 2층에 사시는 분들이 문을 달아 잠궈놓고 쓰고 계셔서 지날 수가 없고,

그래서 ... 고등학교 때 물리를 배운 사람으로서 과학적 머리를 써서 "과학적 고양이 밥주기" 를 생각했습니다,




"종이컵 두레박"




1. 종이컵 양쪽 상단에 수평이 잘 맞도록 구멍을 뚫어 실을 꿰어줍니다.


201010071198.jpg 


사실 첫 번째는 1단계로 끝냈었는데, 아랫층까지 내린 후 밥을 얌전히 부어주는 기능이 없어서


컵을 바닥에 자빠트려서 쏟아주느라고 위에서 실을 이리저리 흔들고 불편했었죠.




그래서 창의력을 발휘!  

종이컵 아랫쪽에 구멍을 내서 실을 하나 더 연결합니다. 


201010071200.jpg 



요렇게...


201010071201.jpg 


컵을 내려준 후 아랫쪽에 연결한 실을 당겨서 컵을 휙 뒤집어주면 사료가 얌전히 쏟아지겠죠.


장치를 완성한 후,  고양이 사료를 컵에 담고


201010071203.jpg 





201010071204.jpg 

기대하고있는꼬마의모습.jpg




조심조심 아래로 내려줍니다.


201010071205.jpg 





꼬마가 밥 먹으려고 다가왔습니다


201010071206.jpg 



하지만 실이 배배 꼬여 실을 당길 수가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잘 풀어서  내려줄라고 종이컵을 위로 당겨 올렸습니다.





그런데 그만...


올리던 도중에 컵이 기울어서.... 와장창


201010071207.jpg 











 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던 꼬마...


201010071208.jpg 






나를 완전 원망하는 눈빛 ;;;



            201010071208_cat.jpg 






미안하다 ㅡ_-;;



"과학적으로 고양이 밥주기"  프로젝트,  대실패!!!








p.s 고양이 사료 협찬 :  고양이를 사랑하시는 my 남자친구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공지 [공지] KPUG 운영비 모금. 안내 드립니다. - updated 230805Sa [26] KPUG 2023.08.05 8199
공지 [안내의 글] 새로운 운영진 출범 안내드립니다. [15] 맑은하늘 2018.03.30 30827
공지 KPUG에 처음 오신 분들께 고(告)합니다 [100] iris 2011.12.14 441075
29771 에고 오랜만에 근황이나.. [1] new 윤발이 05.18 13
29770 알뜰폰 가입했습니다. - 이제 동영상 자유롭게 볼 수 있습니다. [4] 해색주 05.16 62
29769 망할뻔 한 강아지 가방.. [4] file 아람이아빠 05.15 50
29768 소소한 지름들 [7] 해색주 05.04 187
29767 펌/ 무거운 침묵 by 추미애 [4] file 맑은하늘 05.04 131
29766 시민들이 모여있네요. 조국 장관 이후.오랜만에 서초역 왔네요 [8] 맑은하늘 05.03 136
29765 비가 오네요. [2] 해색주 05.01 122
29764 손수건 만들기.. [10] file 아람이아빠 04.28 149
29763 추천 가전제품 (비데랑 정수기) [4] file minkim 04.19 309
29762 오랜만에 등산화 신고 천마산역 가는길이네요 [9] 맑은하늘 04.13 618
29761 10년 넘어서 노트북 바꿨습니다. [15] file matsal 04.12 637
29760 전 이 시국에 미싱.. 갤럭시탭 케이스 리폼.. [4] file 아람이아빠 04.11 582
29759 이 시국에 팜 =) [7] 왕초보 04.11 585
29758 윤석렬 대통령 파면 [11] 해색주 04.04 590
29757 Palm M505/M515 [7] 라이카 04.04 288
29756 현재 00시 27분 시민들과 안국역에 있네요 [10] file 맑은하늘 04.04 263
29755 희망은 있는걸까요 ? Hope... [18] 맑은하늘 04.03 300
29754 항상 집이 쵝오 라고 느끼는 이유가 [13] file 바보준용군 03.31 341
29753 털찐 강아지..새 옷 입고.. [9] file 아람이아빠 03.28 301
29752 경북 산불이 엄청나네요. [6] 왕초보 03.26 340

오늘:
995
어제:
2,436
전체:
16,266,4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