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4, 2학년을 위한 삼국지
2013.09.20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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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삼국지를 읽어왔습니다. 고딩 이전에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삼국지는 정비석님의 것이었고 당시까지만 해도 촉한정통론과 '조조 = 개객기'라는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고2때 이문열의 삼국지가 나왔습니다. 이문열이나 이인화의 글이라는게 참 라면과 같아서 처음 먹을 때에는 참 맛있는데 나중에 좀 먹다가 보면 질립니다. 그래서 가끔씩 다시 보면 좋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이문열의 삼국지와 초한지를 모두 구매했습니다.
삼국지는 고딩3때 학교앞 서점 사장님과 쇼부를 쳐서 전질을 사는 가격으로 매달 1권씩 사는 것으로 해서 전권을 모두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삼국지를 엄청나게 좋아했고, 이문열의 삼국지는 당시에 '혁명'과도 같이 조조를 긍정했고 최초로 관우와 제갈량 사이의 암투 비스무리 한 것도 이야기했습니다. 그 이전의 닥치고 유비짱, 제갈량 최고 이러던 우리들에게 많은 토론꺼리를 제공했지요. 1995년 고딩들이 열띤 토론을 할만한 주제가 얼마나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때에는 그랬습니다.
저는 제갈량을 무척이나 좋아했는데, 조조가 한 말이 아직도 제가 곱씹어 보는 말입니다. 더군다나 첫 회사가 망하고 외국회사에 합병되었던 쓰라린 기억이 있는 저로서는, '출신을 함부로 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 마음에 와닿더군요. 변변찮은 학교 출신에 그럭저럭 살아오던 제가 화려한 학벌을 자랑하는 사람들과 일하면서 항상 실력으로 노력으로 극복하려고 하면서, '왜 난!' 이라는 말 대신에 곱씹어 보던 말이 저거죠.
초딩 4, 2학년을 위해서 삼국지를 사줄까 합니다. 만화 삼국지를 사주기에는 두 넘다 모두 너무 조숙한 것 같아서 고민입니다. 큰애는 '미생'을 보면서 세상이 참 무섭다고 합니다. 하긴 저같은 직딩 12년차도 읽으면서 소름이 돋는데, 겨우 초딩2학년이 무슨 생각을 하고 읽는 것인지. 이문열의 삼국지를 사자니, 너무 자극적이고 아이에게 잘못된 생각을 가르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조조가 뛰어난 사람이라는 것은 인정하나, 절대 따라 해서는 안될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다른 아버지들의 조언 부탁 드립니다. 아이들이 책은 참 좋아하는데, 슬슬 만화책에서 책으로 이전하는 것이 요즘의 아이들의 모습이네요.
코멘트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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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9.21 03:32
아무리 조숙해도 초4에게 삼국지는 무리라고 봅니다. 세상의 권모술수를 조금은 더 있다가 가르쳐도 되지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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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is
09.21 09:10
요코야마 미츠테루의 삼국지를 추천합니다. 아시다시피 만화책이며, 국내 정발도 되어 있습니다. 삼국지는 초등학생이 텍스트로 읽기에는 너무 어렵고, 더군다나 국내에서는 다 평역이기에 작가의 해설이 더 복잡하게 들어갑니다. 그런게 없는 단순한 삼국지로 일단 접해보고 중학교 이후에 텍스트를 접하게 하는게 좋습니다.
이 판의 장점은 고우영판에 비해 내용 삭제가 상대적으로 적고 고증이 조금 더 나으며 폭력성이 덜하다는 것입니다.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것이기에 텍스트에 비해서는 고증도 떨어지고 삭제도 많습니다만, 그래도 만화 가운데서는 매우 좋은 수준입니다. 만약 이것도 어렵다면 이것을 기반으로 만든 애니메이션도 좋습니다. 30대 이상에서 TV를 좀 보신 분이면 기억이 날 '유비, 관우, 자~~~~ㅇ비~~ 아~~~ 아~~~'의 그 버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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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초등학생들에게 중국 3대 고서던가? 그 삼국지,수호지,서유기 이야기하는거.. 그 중에 서유기 말고는 다 별로더군요. 서유기는 솔직히 그냥 환타지물 그 자체이고 워낙 동화체로 순화되어서 괜찮은데, 나머지 두개는 나쁜 놈들이 너무 많이 나와요. 국민학교 4학년때 수호지를 읽었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별로 좋은 영향을 받지는 않은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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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딱 그 나이때 처음 삼국지를 접했어요 .
소설 열두권짜리를 읽었는데 , 지금은 만화책 60권짜리를 사고싶 ...;;
어느정도 책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소설도 나쁘지 않아요 ~ -
해색주
09.21 23:08
댓글들 감사 드립니다. iris님이 추천해 주신, 요코야마 미츠테루 책으로 결정했습니다. 생각보다 가격이 세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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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뷔
09.23 11:43
아... 저도 아들에게 삼국지를 알려주고 싶었는데... 만화책이 있었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근데 글의 원 의도와는 다르게.. 계속 눈이가는게...
저는 88올림픽을 고딩때 봤는데.. 왜 아들 녀석은 아직 유치원생인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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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9.24 01:54
요코야마 미츠테루 삼국지는 소년중앙에 연재도 되었었지요. 우리나라 사람이 그린 것처럼.. -_-;;
먼가 추천해주지는 못하지만 나름 많은 책을 읽어본 결과 어려운 책을 주어도 아이가 만약 책을 좋아한다면 그 궁금증을 해결 하고
읽어 나갈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더욱더 책에 흥미를 느끼고 탐색을 할수 있더라구요 만약 아이가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고
수준이 높다면 중 고딩용으로 구입해서 주는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 같아요 아님 가까운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서 찬찬이 아이가 읽을수 있는 책을 찾는것도 좋은 방법인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