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 대한 걱정과 외로움을 타파하기!!
2010.03.01 03:16
아무튼..
요즘에 만나는 사람도 없고 극도로 심심하게 살고 있어서 걱정입니다. 그러다 기분전환할 수 있던 게, 한 국제 기구의 일본 지점에서 자리 공고가 나왔더라고요. 교육학과 석사 이상에 일어, 영어 쓰는 사람으로요. 워킹 비자 있는 사람만 지원하라고 했는데, 앞으로 워킹 비자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저 혼자 자의로 해석하고 -_-; 일주일간 지원서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일본 드라마 보니, 미래에 대한 걱정과 외로움 같은 것은 다 타파해 버리고 앞을 향해 가야 한다.. 뭐 이런 대사 제 자신을 투영해 보고 열심히 웹사이트에서 지원서를 채워나갔습니다. 700자 자기 소개서는 미국 교수님께 손봐서 자신감 있게 확인 단추를 눌렀는데....
이 게 다음으로 안 넘거 가는 거에요. -_-;; 분명 웹사이트는 미국 본사 꺼라서 따로 아이피주소 막는 것도 안 했을 테고, 내 현재 주소가 에스토니아로 되어있으니 이걸로 막은 건가?? 남동생 일본 주소를 넣어야 하는 건가? 참 마음이 심난했습니다.
일 순간에 계획이 무너지자 미래에 대한 걱정과 외로움이 한꺼번에 몰려오는 겁니다. 올해 초에 한국의 지방에 있는 대학에 연락해보라고 지도교수가 말씀 꺼냈던 것도 지금 다시 생각나고, 왜 그때 혼자 바쁜 척하고 전화 안 했을 까 라고 땅을 치고 후회도 되고, 나의 유럽행 꿈은 여기서 물거품이 되는 건가.. 참 다양한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한나절을 소비하고 때마침 내일 아침부터 집을 이사해야 해서 얼마 안되는 짐을 꾸역꾸역 여행가방에 집어 넣고 있었습니다. 내일 이사를 도와줄 사람이 없으니 아마 혼자 택시타고 가야 할것 같네요. 택시기사 아저씨가 짐이 많다고 거절하면 2번 왕복을 해야 하나? 이런 걱정도 들고, 내일 오후에는 연구실가서 일을 봐야 하는데 짐도 못 풀고 다시 연구실 갔다가 밤에 해지고 나서 혼자 그 텅빈 어색한 아파트에 들어가면 어떤 기분이 들까 등등 고민에 고민이 쌓여만 갔죠.
그러다, 컴퓨터 파일을 정리하면서 그 사이트에서 4번째 입력 시도를 해봤습니다. 이게 도중에 저장이 안되는 이력서 입력 폼이라서 다시 처음부터 하기가 많이 귀찮습니다. 그러다가, 700 자를 넘기면 안된다는 문구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혹시??? 라고 생각해서 제 이름 앞에 있는 Mr. 를 지워서 699 자로 만드니까 한번에 끝나네요. -_-;
다행히 기분은 다시 어제의 꿈에 부푼 쾌활했던 모드로 돌아왔습니다.
코멘트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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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곰
03.01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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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 감사합니다. 앞으로 날 풀리고 백야 생기고 하면 기분 많이 풀어질 꺼라고도 생각됩니다. 이력서는 제가 생각해 봐도 자신감 있게 넣었으니 어떻게 답장이 올지 한번 봐야 겠네요.
마지막 줄에 대해서 말씀 드리면 ... 석달만 지나면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하하.
요즘엔 한국 처자들이 더 이뻐 보인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추운 동유럽 국가들에선 동물성 기름 음식을 많이 먹어서 북극곰처럼 체내 지방을 쌓아 두는게 식습관이라고 하네요. 다들 그래서 잘 먹고 다닙니다.
다만, 북극곰이 되는게 아니라. 동유럽 미녀들이 되는거죠. 그런게 우리는 부러운 거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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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3.01 04:04
약간 오버스펙이라 불리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잘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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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말씀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기운이 나서 다른 곳도 하나둘씩 알아보고 있습니다. 본래 학위에 뜻이 있던게 아니고요. 다른 황당한 이유로 박사까지 마쳤어야 했습니다. -_-;;
한달동안 벽보면서 살고 나니까 이 나라에 있던 정이 사라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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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것하고 취직하는 것 하곤 또 다르죠.
영어도 잘하시고 일어도 잘 하시면 뭐든 못하시겠습니까?
잘 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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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kim
03.01 04:57
저두 32에 외국나와서 어느 덧 15년이 흘렀습니다. 그 동안 생긴 거라곤 토끼같은 자식 둘이네요. 큰 놈은 이제 틴에이지모드로 들어가서 서서히 반항기를 보여서 골치가 아픕니다. 늦엇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것 같습니다. 물흐르는 데로 사는 것도 한 방편일 것 같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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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랑 거의 동명이인이시더라고요. 반갑습니다. 저 보다는 연배가 높으시네요.
가족과 함께라니 부럽습니다. 요즘 저는 싱글 ... <- 이 말뜻을 정말로 실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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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제딸이 유치원 2년차인데도 반항이 어마어마합니다. -_-!! 집에 자주 없어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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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3.01 08:38
저도 올해로 미국 15년차입니다만.. 토끼같은 자식은 어디서 구하신 건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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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있어서 큰 프로세스들은 거의 다 마치셨고, 결혼도 하셨네요!
욕심쟁이!! (20대 후반이 보기엔 너무 부러운 모습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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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저 아직 싱글인데, 저 말씀 하시는 것은 아니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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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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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키님 연배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저도 대학원 졸업하고 박사 유학와서 벎써 15년 넘게 미국 생활하고 있습니다.
결혼한지 9년쯤 되었으니, 싱글 생활도 꽤 했습니다.
조만간 좋은 일이 있으실듯...일본에서 꼭 잡 오퍼 받으시길...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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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c
03.01 09:01
잘 되실 겁니다.
밍키님이 타국에서 적어주시는 글을 읽으면서 '나도 힘을 내보자' 이런 생각이 자주 들곤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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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타
03.01 11:16
힘내시구요.. ^^; 항상 열심인 모습이 보기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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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ansy
03.01 13:24
회사에서 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북유럽 관련된 것이어서 minki님 글 항상 유심히 봅니다.
아무쪼록 잘 풀리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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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은 겨울 때 참 힘듭니다. 사람들 일하는 시간도 매우 짧고, 다들 우울해 해서 일 효율도 많이 떨어지고요 서로 승질만(?) 내요. ㅎㅎ 반대로 여름 때는 백야라서 모두다 싱글벙글 밤새 놀러 다닙니다. 여름때도 비효율적이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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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샛별
03.01 13:36
잘 되시길 바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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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자고 일어나서 지금 보니 리플이 생각보다 많이 달려서 놀랐습니다. 모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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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넷
03.01 21:22
잘되시길 바랍니다...
다행입니다. :) 이사 잘 하시고, 직장 잘 잡으시길 바랍니다.
저도 가족과 개인적인 문제로, 또 용기가 부족해서 해외에 나가지 못하고 있어서,
minki님처럼 다양한 나라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으시는 것을 무척 동경하고 있답니다.
덧: 에스토니아 처자들 연락처를 바래서 이러는 것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