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이라는건 입을 개발해야 느낄수 있는것일까요?
2012.07.30 14:35
미슐렝 3성급 레스토랑... 호텔의 특급 레스토랑... 같은 곳에서 흔히 밥을 먹기는 힘들겠죠?
그저 상상으로는 우왕~ 진짜 맛있는 음식이 나올듯? 하고 용돈을 모아서 찾아가서 먹어 봤습니다.
참 음식이 복불복으로 나오더군요 OTL...
재미있는건 쉐프에 따라서 사용하는 향신료나 식재료가 다양하고, 사용한 재료에 따라서 입맛에 맞는게 달랐다는 것이죠...
처음에는 아놔 -_- 힘들게 돈 모아서 먹었는데 쓰레기를 먹는것 같아... 라는 느낌이 들었기도 했고요.
이렇게 제 입에 맞지 않은 음식을 먹은 날에는 집에서 다시 라면을 끓여먹는 지경이고... 이렇게 싼 라면은 맛있는데, 왜 저렇게 비싼 음식은 위에서 받아주질 못할까~ 생각한적도 많았죠.
그러던중에 몇년동안 많은 나라의 음식을 먹어본 결과... 내가 그렇게 위에 안받는 음식을 현지 분들은 엄청 잘먹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겁니당...
그런걸 보면 입맛이라는건 상대적이고... 내가 먹었던 음식이 가장 맛있고, 새로 도전 하는 음식... (원래 좀 비싼 레스토랑에 가면 소금부터 여러 레어한 재료들을 사용하기 마련이죠...)에는 입맛에 맞지 않을 수도 있구나~~ 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그리곤 뭐... 혀를 개발하는 지경에 이르렀기에...
케퍽에서 흔히 나오는 주제인 향차이=고수=팍치는 대파를 썰은것과 같이 한웅큼 집어 파르패 퍼럼 병에 돌돌 말아 베이징닭~ 소스에 푸욱 찍어먹으며 크아~ 좋타 -_-... 라고 하면서 먹고 다니고, 여러 향신료를 음미하면서 먹을수 있는 경지에 다다르게 되었죠 크크... -_-
나중에 알고보니 한국은 참 향신료를 많이 사용안하는 탕류 음식이 많다는것도 배웠고... (저는 이걸 한국전쟁의 결과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당) 한국 분들이 해외에 나가면 음식이 맞지 않아 가져온 컵라면만 먹게되는가~~ 에 대한 해답도 찾았죠..
근데, 이 혀를 개발하니 하루하루 밥먹는 시간이 너무 행복합니다람쥐이~~
물론 한국음식으로도 평생을 살아가는데 부족함은 없겠지만, 신대륙을 발견한것 같은 느낌이랄까용?
요즘은 집에서 간단한 한두가지 재료에 극히 몇가지의 향신료만 돌아가며 음식을 만들어 맛보고 있습니다. 단지 두부와 양파썰어넣은 것인데도 맛이 천차만별로 달라지고~ 입이 너무 호화스러워요...
하아~ 월요일 부터 정신없는 글을 싸버려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케퍽 분들도 중국 양꼬치에 가루소스를 왕창 올려 칭다오 맥주를 마시는걸 좋아하신다면, 이미 혀 개발에 한단계 올라가신 거라 생각합니다. 그 가루 향신료에 대략 5가지 이상 한국에는 보기 힘든 향신료가 들어가거든용~ 크크 더 도전해보세용~
코멘트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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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냐.. 여행중에 인도에서 맛본 음식에 혀가 태풍의 속도로 개발이 되었고...
중국에 도착해서는 세계의 향식료가 아시아 풍으로 요리되는걸 배웠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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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애플통조림
07.30 14:41
양꼬치 먹을때 나오는 라면스프처럼 보이는 가루소스의 정체는 뭔가요?
저도 이제 뭘 좀 알고 먹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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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양꼬치는 중국 신장에서 넘어온것입니다. 그 소스도 사실 지역마다 몇가지 향식료가 들어가거나 빠지긴 하지만, 결국은 다양한 향식료의 조합이죵...
레스토랑 마다 틀리지만, 대부분 기본적으로 후추,소금,고추가루와 함께... 고수 말려 갈아넣은 가루, 마늘가루, 마자오..(이거 한국이름이 뭔지 모르겠네요... 한국에선 안먹는거라... 통 후추같이 생긴건데 먹으면 입이 얼얼~~ 해 집니다.), 계피, 콩가루... 등등 많게는 20가지 넘게 재료가 섞인다고 하더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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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thetoilet
07.30 15:10
<p>마자오 검색해보니 어느 정도 매울지 짐작이 ...</p> -
음... 사실 일반적으로 고추의 맵다는 느낌하고는 상당히 많이 다릅니당...
고통스럽지 않게 와웅 와웅 하는것 같이 입에서 매미가 우는듯한 얼얼함이랄까용? 크크 -
onthetoilet
07.30 15:33
그럼 클로브 비슷한 느낌인가요? 말씀 봐서는 그런 거 같군요. 하여튼 맛있는 것 많이 드시면서 사시네요.
피타브레드 한쪽 먹고 싶어도 이태원까지 가야해서 좀 슬픕니다. 좀 다양한 세계음식을 쉽게 즐길 수 있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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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다른 나라 친구들을 사귀시면 자연스럽게 접하실수 있을듯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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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thetoilet
07.30 14:43
호주 가신다니 베지마이트에 도전해보세요.
요한님의 국제적 식감을 더욱 풍요롭게 해 줄 아이템이라고 봅니다.
왠지 좋아하실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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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웅~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한번 찾아 봐야 겠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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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도 한번 적었었는데, 향"신"료입니다. 향식료라는 단어가 사전에 없사옵니다. :-)
요한님 글을 보면 참 부럽습니다. 전 너무 정해진 경로(?)로만 살아온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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헑 -_-;; 죄송합니다. 또 실수를...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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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ffi
07.30 16:26
미식과는 먼 개념일 수 있으나 개인적으로 펜을 수집하고 여러 펜들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물론 그 펜에서는 값싼 200원짜리 볼펜부터 값비싼 몇십만원짜리 만년필까지 포함되어집니다.
사실 처음에는 200원짜리 볼펜이든 200만원짜리 볼펜이든 차이를 크게 못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볼펜과 만년필은 차원이 다른 필기감을 선사해 주긴 합니다만..
만년필도 처음에 사용할 때 어느정도 가격값을 하는 만년필과 몇십만원짜리 만년필에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합니다. 하지만 사람은 적응을 하는 생물이지 않습니까? 어떤것에 둔한 그 감각이라는것이 여러가지를 접하고 여러 상황을 접하다보면 그건 자연스레 자신의 감각이 저절로 올라갈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만년필도 마찬가지로 각 닙에따라 필기감이 다르고 잉크에 따라서 또 달라지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바디의 굵기와 펜의 무게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음식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처음에는 그냥 스테이크나 그냥 정육점 고기나 그게 그거같아도 여러번 음미하고 맛을보다보면 그런 차이들과 여러가지들의 조합을 저절로 배워가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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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맞는 말씀입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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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준
07.30 16:36
윗글과도 통하는데 어떤 것이든 조금이라도 더 해보면 더 많이 알 수 있다는 건 진리인 듯합니다.
경험이라는게 중요하고 그 다음에 경험만으로 안될때 이론까지 더해지면 더 깊게 알게 되는 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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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맞습니다. 개인적으로 경험 없이 망상하는건 죄라고 생각하는 주의라서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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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중
07.30 16:54
그런 의미로 올리신 글이 아닌 건 압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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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럽 부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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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부러워 하실것 없으세요;;; 저는 이러다가 노년에 망항 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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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운 생활하고 계신 요한님, 하신 말씀에 많이 공감합니다.
외국음식 먹을 때 혀를 단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열린 마음으로 먹는 것도 중요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요한님 글 읽으면서 더 많은 외국음식을 접해보고 싶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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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말씀입니다. 열린마음으로 먹긴 하는데 진짜 위에서 안받을떄가 있더라고요 OTL...
나중에 한국가면 간단한 중국요리들은 만들어 드릴 수 있을듯 하네요 캬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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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위와 혀는 따로 놀더라구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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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찡긋*
07.30 18:47
ㅋㅋㅋㅋ 글을 '싸버리면' 저도 죄송할 듯..
요한님. 진정 부럽사와요. -
인포넷
07.30 19:29
외국인이 현지 음식을 현지인 처럼 잘 먹을 수는 없겠죠...
우리나라 음식도 다른 나라 사람륻은 못 먹을 수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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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한국음식 중에도 그런 게 있죠.
의외로 상추쌈과 부추나물이 외국인이 못 먹는 거래요.
상추쌈은 날채소라서, 부추는 향이 짙어서라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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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준
07.31 10:26
제가 듣기로는 상추보다 깻잎이 심하다고 들었습니다.
그 향을 감당못한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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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채적으로 미각이라는것이 어릴때 형성이 된답니다.(모유에 따라 ~3살때까지인가 미각형성이 된다는군요) 결국 자기가 익숙해지는것 의 문제 라고 생각합니다.
쩝. 저도 그런 음식의 맛을 느껴보고 싶습니다.
또 부럽습니다 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