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처음 이메일이란 것을 써본 것은...
2012.12.02 06:03
1991년이었으니까 21년 전이네요. 영국계 기업과 합작한 회사에 다닐 때였는데 과정이 참 복잡했습니다.
우선 홍콩에 있는 Post Office(진짜 우체국이 아니고 지금 생각해 보니 메일 서버 역할을 했던 것 같습니다)에 모뎀을 이용해 '국제' 전화를 걸어야 합니다. 포스트 오피스에 연결이 되면 미리 작성해 놓았던 메일을 전송합니다. 그러면 홍콩을 거쳐 영국의 수신자에게 전해지는 방식이었죠. 문제는 수신자가 자기에게 온 이메일이 있다는 걸 알 도리가 없다는 겁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아마도 수신자에게 전화를 걸어 "너한테 이메일 보냈으니 받아봐"라고 얘기를 하면 수신자가 모뎀으로 '포스트 오피스'에 전화를 걸어 내려받는 시스템이었던 것 같습니다. 너무 불편해서 거의 사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이 됩니다.
이런 작업은 물론 모두 MS-DOS 상에서 이루어졌죠.
여전히 이메일보다 진짜 '메일'이 주요 통신수단이었던, 인터넷이란 것은 들어보지도 못했던 시절의 이야기였습니다.
여러분이 처음 이메일을 써 본 것은 언제인지 궁금하군요.
코멘트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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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노무자
12.02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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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랑이
12.02 06:30
우와... 저는 96년도인가 삼촌이 천리안 한 번 해봐라고 해서 해본게 처음인 것 같네요.
그 삼촌분이 삼성컴퓨터 (지금은 삼성전자 컴퓨터사업부가 된...)의 영업사원이셔서 저희 어머니께서 그 당시 돈으로
399만원을 했던 삼성 펜티엄 166Mhz 짜리를 사셨던 기억이 나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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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적으로는 94년 봄이요.
친구에게 좋은자료(?) 받으려고 개인적으로는 훨씬전부터 ㅋㅋㅋ
그당시 다닌던 회사가 일본과 기술제휴되어 있었습니다. 지금같으면 1분이면 받을 자료들...
국제전화로 듣기만해도 녹아버릴듯한 나긋나긋한 일본아가씨 목소리 들으며 서툰실력으로 서버 연결해달라 도면 보내달라 요청하고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자료 넘어오는거 지켜보다가 끊기면 첨부터 다시보내라하고...
이거 몇번 반복하면 하루가 훅~ 갔습니다.
그당시에도 일본 시스템이 한국을 못따라왔죠.
목소리 주인공이 궁금해서 선배에게 물어보니
“너도 나중에 기회되면 일본함 가봐라 ㅋㅋㅋ”
하더군요. 얼굴과 목소리가 전~혀... 그랬나봅니다.
그만두고 회사 옮기는 바람에 일본갈 기회도 훅~ -
PointP
12.03 08:07
정확하게는 기역이 안나지만...
BBS에서 인터넷 메일을 주고 받을수 있었던 걸로 기역합니다.
제가 기역이 가물 가물 한데 맞나요? ㅎㅎ
제가 말레이지아 건설현장에 근무하던 95년경으로 기억하구요... 현지의 Jaring(말레이어로 net라는 뜻이랍니다)이라는 서비스를 이용해서 전화선으로 접속했습니다. 이메일 보낼데가 별로 없어서 본사 전산팀에 몇가지 질문이랑 해서 처음으로 보냈었는데... 이게 신기했었는지 나중에 회사 사보의 신기술 소개하는 란에 제 이메일 스크린샷을 올려놓고 '국가간 통신' 이 이런 식으로 이뤄진다고 소개하는 글이 올라갔던 일이 있었습니다 ㅋ. 그래도 당시엔 이미 윈도 3.1도 있었던 것 같고 피씨통신이 인기였던 시절이었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