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신기해져가는 핀란드의 다문화 .jpg
2013.04.17 06:20
핀란드는 대부분 은발(금발보다 더 하얀)의 코카시안이 많은 나라인데요. 오늘 공항에서 특히나 뽀얀 여자애들을 10명을 모두 똑같이 옷을 입혀서 저랑 같은 비행기를 태워서 제가 가는 터키로 데리고 가네요. 저도 자세히 봤는데요. 모두 다 이쁘긴 하지만 훤칠한 키의 전문 패션 모델은 아니였어요. 제가 훤칠한 키의 패션 모델을 알고 있기 때문에 공항에서 본 10명의 여자애들은 대략 각 학교에서 이쁘다고 소문난 고3 여학생들 모임 정도로 보였습니다. 이쁘장 하긴 했는데 어찌나 화장을 찐하게 시켰는지 들고 있는 짐가방보다 화장이 더 무거워 보이더라고요.
정말 신기한 것은 이 이쁜 여자애들 10명을 옷을 모두 똑!같!이! 입힌겁니다. 심지어 들고 다니는 하얀 케리어 가방도 모두 10개로 똑!같!이! 들고 있게 했어요. 아마 무슨 화장품 회사의 광고행사차 터키를 가는 게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신발, 바지, 상의, 레인코트, 다 이쁘긴 했는데 모두 똑!같!이! 입고 들고 있으니 무슨 만화속 주인공들 같아 보이더라고요.
더 신기한 것은 다 똑같은데 코트의 왼쪽 손목 부분에 커다란 숫자 메달을 달아 놓은 것입니다. 여자1번, 여자2번, ... 여자10번 이렇게요. 참. 살다살다 이런 관경은 처음봤습니다. 순간 핀란드 같이 인권에 대해서 잘 기반을 닦아 온 곳에서 이쁜 여자애들을 똑같이 입히고 상품처럼 번호 붙여서 많은 사람들이 보는 공항에 거기에 타국인 터키까지 데리고 가는 것을 보고 당황했습니다. 여권 심사했던 터키 경찰관은 얼마나 당황했을 까요? 첫번째 은발 이쁘장한 여학생, 두번째 똑같이 입은 은발 이쁘장한 여학생, .... x 10. 다들 여권 심사를 잘 통화하긴 하더라고요. 핀란드 공항, 터키 공항 모든 남자들이 이 공주들 사진 찍느라 정신 없었는데요. 제가 찍으면 왠지 일본인 (-_-) 오탁후라고 혼날 분위기라 삼가했습니다. 다만 분위기만 비슷한 사진을 찾아서 올려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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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헬싱키 공항에서의 신기한 경험은 이게 다가 아닙니다. 핀란드에 집시들이 소집단으로 살고 있습니다. 특징은 여자들만 아주 아주 거대한 치마를 입고 다니는 겁니다. 검색은 원단에 엄청 풍만하게 치마를 만들어서 그 아이에 정말 꼬맹이 두세명은 들어갈것 같이 크게 만듭니다. 라틴 아메리카의 고지대 국가에 토속 원주민들이 입을만한 모양입니다. 아래 사진은 놀랍게도 제가 오늘 공항에서 본 여자분들의 옷과 99% 일치합니다. 오늘 본 집시 여자분들은 위의 10공주들처럼 은발은 없었고 대부분 검은 머리였지만, 분명 핀란드 말을 하는 핀란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저렇게 큰 치마를 입을까요? 비행기 좌석에 앉는데 아마 치마가 옆자리로 흘러 넘쳐갔을 꺼라고 생각되네요. 이 분들도 같은 비행기를 타고 모두 같이 터키에 왔습니다.
역시나 여권 심사 경찰관은 또 깜짝 놀랐을 꺼에요. 아까는 뽀얀하게 입힌 은발의 10공주들이 하나씩 오더니만 그들이 지나고 나서 검은 치마를 똑같이 입은 검은 머리의 집시들 5명이 한명씩 한명씩 통과했으니 얼마나 당황했었을 까요?
핀란드에 최근 에티오피아 망명 가족들의 2세들이 핀란드 말도 잘 하면서 이제 젊은 성인이 되서 곳곳에 실전배치(?) 준비중인것 같더군요. 흑인, 백인, 집시, 그리고 유학생인 아시아인들이 다 모여 살고 있는 곳이라서 핀란드도 참 재미있는 곳이 될 것 같습니다. 그에 따라 버스 안이나 공공 시설물들이 조금씩 더러워지는 것은 아쉬워요.
코멘트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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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생각해 보니 지금 시즌이 유럽 전역에 고3학생들 수학여행 보내는 기간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위의 은발 10명은 터키로 가는 걸로 정해서 가는거였고요. 그래서 사비(라고 쓰고 정부지원 용돈) 털어서 옷을 모두 똑같이 맞춰 입은게 아닐까요?왜 이런 생각이 드냐면, 이스탄불-이즈밀 비행기에서 이번엔 금발의 여자애가 앉아 있었는데 어디서 왔냐고 물으니 벨기에에서 학교여행(?) 처럼 소규모로 단체 여행을 왔다고 하네요. 유럽 여자애들은 미성년자인지 아닌지 겉모습만 보고는 구별하기가 힘들더라고요. 힘든 일을 많이 시켜서 그런지 독일에서 맥주를 16살 부터 허용한다죠. 전에는 미성년자 간호사들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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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하늘
04.17 12:43
흥미로운 이야기 감사합니다.
외국아이들은, 나이 구분이 안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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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사랑
04.17 13:53
유럽에선 터키가 물가도 싸고 쉬다오기도 좋고 그렇죠!
집시야 터키에도 많고!
저도 이스탄불로 가고 싶네요! 시르케지 지나 술탄아흐멧으로 -
독일 영화 양철북에 나오는 치마 같군요. 2차대전때 저 치마속에 한 여자가 독일군을 숨겨주고, 결국 둘은 결혼 하죠 ㅡㅡ;
집시(Rom, Romany, Rome, Lome)이 핀란드에도 있었군요. Budapest에는 굉장히 많았던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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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불편한 사실은 저 집시들이 소수민족에 저소득층으로 간다는 거죠. 경제활동을 어떻게 해나가는지 잘 모르겠어요. 그리고 그렇게 교육평등이 잘 구현되는 핀란드에서도 저들은 약간 교육 수준이 낮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 검은 치마입은 아줌마 한 분은 비행기가 이스탄불 공항에 내리자마자 혼자 벌떡 일어나서 가방들고 복도에 나오더라고요. 주변에서 영어랑 심지어 핀란드어로 제발 자리에 돌아가라고 그렇게 타일러도 잘 못알아 들으시더라고요.
두번째 사진의 치마는 어떤 책(양철북)에서 봤는데요, 겹치마 입는 풍습이 있는 유럽 소민족이 있더군요. 갖고 있는 치마를 모조리 입고 다니면서 밖에 보이는 걸 바꿔 입는. 아마 집시 같은 유랑족의 풍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