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힘드네요....신경쓰이기도 하고...
2013.07.11 22:39
혹시 기억하시는 분들은 기억하시겠지만, 저는 알러지가 좀 심하게 있습니다.
정확히 뭐가 원인인지는 모르겠지만, 특히 개나 고양이 등와의 접촉이 있으면
굉장히 심한 알러지가 찾아옵니다.
어릴 때는 기관지가 부어서 호흡곤란으로 응급실에 실려간 적도 여러번있지요...
그래서 일단 개를 보면 저는 무섭습니다.
덩치 큰 개가 으르렁 거려도 물리는 게 겁나는게 아니라, 알러지 오는게 겁나는 거죠...
조금전 퇴근해서 집에오는 데, 엘리베이터에서 개를 데리고 타신 분과 같이 탔습니다.
저는 이 아파트 입주하면서 부터 살고 있는데, 이사온지 얼마 안되었나 봅니다.
음식물 쓰레기 바구니를 들고 있는 것으로 보아 아파트 주민임은 확실해 보입니다.
목줄이 없긴했지만, 으르렁 거리니 안아 올리기는 하더군요...일단 안긴 상태에서도
계속 으르렁 거립니다. 그 양반에 대처에는 불만 없습니다. 개 안아 올리고, 개가 저를
보지 못하도록 돌아서기도 했고...하지만 뭐 으르렁 거리면서 움찔움찔하면서 뛰어내릴
기세이긴 했습니다만.
물리는 건 겁이 안납니다만, 알러지가 겁이 나더군요...숨도 참아가며... 가장 먼 대각선
구석쪽으로 자리를 잡고 서 있었습니다. 상황이 어찌될지 모르니 개쪽으로 바라보며 서
있었고요....엘리베이터 내리면서 참았던 숨을 내뿜습니다.
"하아아아아......"
그러면서 문을 열려고 하는데 뒤에서 들리는 카랑카랑한 목소리...
"아저씨 왜그러는데요?"
덥고 알러지 걱정도 되고 해서 그 소리를 당장 인지는 못했습니다만...
문을 닫고 들어오면서 그제서야 그 소리를 들었다는 게 인식이 되더군요...
인식을 했다면, 알러지니 뭐니 설명이라도 했겠지만 이미 늦은 일이고...
뭐 어쨋든 뭔가 기분나쁘게 쳐다봤다고 생각하거나, 내리면서 내 뱉은 한숨이
뭔가 시비를 건다고 생각했을라나? 하는 생각도 조금 들기는 했습니다.
뭐....앞으로 한번씩 엘리베이터 같이 타면 고생 좀 하겠군....
이런 저주받은 몸뚱아리로 사는 건 힘들다.....싶은 생각이 들다가..
문득 든 생각이.....밤 10시가 넘어서 덩치 크고 험상궂은 남자와 단둘이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저런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먼저 시비를 걸어오는 성격이면......제 집 호수도
아는데 앞으로 피곤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 보다 위층인데, 내려오다가
제 꼬맹이 딸이라도 탔는데, 시비를 걸고도 남을 성격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고,
과한 걱정으로 신경을 쓰는 건지.......하.......어렵습니다...
코멘트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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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소
07.11 23:48
아니나 다를까.......팔에 알러지 반응이 올라와서......
결국 야간 진료 병원가서 방금 주사 맞고 약 받아서 왔습니다...
팔에 피부가 아직도 부풀어 있어서 후끈 후끈하네요......
참......이런 저질 체질도 함들고........소심한 걱정에서오는 스트레스도 힘드네요... -
알레르기가 있으면 있다고 말씀을 하시는게 좋을거 같아요. 일단 갑자기 호흡곤란이 오거나 했을때, 주변 사람들이 대처를 해줄 수 있어야 할테니깐요. 그리고 향후에라도 또 같은 상황이 되었을때, 그 분이 온전한 정신을 가진 분이라면 같이 안타도록 상황을 유도하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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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준
07.12 07:05
제 딸도 아토피가 있어서, 알러지 검사를 해봤는데 땅콩하고 개털에 알러지 있다고 나오더군요.
냉소님처럼 근처만 있어도 그렇지는 않지만 조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알러지는 주위에 많이 알려두는게 좋을거같습니다. 말안해주면 유난떤다는 사람들이 많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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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소
07.12 09:13
이런류의 이야기를 주변에 했을 때 가장 스트레스 받는 반응이 그거죠.....
'우리개는 순해요', '도리어 자주 접촉하는게 저항력을 높여줘서 좋아요'......
단순한 저항력과 알러지를 구분 못하시는 (혹은 안하시는) 분들 많아요....
어쨌든 큰일입니다.....딸아이는 좀 나은데 아들 놈은 1학년때 동네 친구
개 만지고 (만지기 까지.....) 오고난 담에 알러지 때문에 알러지와서
머리 속 까지 엉망이 되서 머리카락이 1/3정도 빠져서 그거 다시
나는데 몇달 걸렸는데.....
지도 고생스러웠는지 이제 다시 만지거나 근처에 가지는 않지만 말입니다
어쨌든 같은 엘리베이터를 타는 라인에 제가 알러지를 느끼는
개가 산다는 건...아들놈 생각하면 겁나는 일이기는 하네요....
골치가 지끈지끈합니다.
얼마전 부터 아들놈 눈이 가렵고 따갑고 하다고 해서 안과 갔더니
알러지라고 하는데.....주기적으로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는게
그거 때문인가 싶기도 하고.....좀 치사하게 들리실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아파트 입주할 때 이거 때문에
일부러 운영위원회 활동 하면서 관리규약에 애완동물 사육 불가 조항 넣자고 했었는데....
(꼭 못기르게 하겠다는 의도는 아니고, 이 경우, 사육하려면, 같은 라인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최소한 제가 사는 라인에 있는지 없는지, 있다면 몇층인지를 알아서 좀 피해다니려고 한건데....)
어쨋든 어제는 잽싸게 미리 내렸어야 했는데, 같이 탄 제가 실수 한거고...
문제는 아들 넘인데....이걸 어떻게 설명하고 행동 요령을 줘야 할지 고민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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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 많으십니다. 어제 밤에 글을 읽고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ㅡ.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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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소
07.12 11:13
감사합니다 T_T;;
어제 밤에 하도 싱숭생숭해서 애견까페 몇 곳에 둘러 보다가,
'아이가 이렇고 나도 이런데 엘리베이터에서는 털/분비물이 날리지 않도록 (개가 몸을 털거나
바둥거리지 않도록) 주의 해 달라는 요청을 하고 싶은데 견주 입장에서 어떤 표현으로 이런
요청을 들었을 때 기분나쁘지 않게 협조해 줄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을 올렸는데....
쉽지 않군요. 개가 무슨 죄겠습니까, 저주받은 제 몸뚱이가 죄지.....
어제 밤의 반응도 그렇고, 애견까페 답변들의 반응을 봐도, 어떻게 원만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놀랍더군요. 그래도 DC 같은데면 몰라도, 그런 큰 까페들은
실제로는 안그래도 게시물로는 선비노릇 한다고 생각했는데...
아침에 와이프랑 잠깐 이사 이야기 하고 왔고, 지금은 애완동물을 사육할 수 없다고
명시되거나, 이로 인해 문제를 겪은 다음이라 뭔가 합의점이 있는 아파트 같은게 있나...
하고 검색하고 있습니다.
시도도 안해보고....라는 생각도 들지만, 여러모로....특히 조언을 요청했던 게시물에 달린 답변들을 보고나니..
엄두가 안나네요...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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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긴 합니다. ㅠ / 대전은 모르겠네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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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회사 다닐 때 여직원들 다 퇴근하고 나면 사장부터 줄 담배..
제가 담배를 못 피울뿐더러 담배 때문에 숨을 못 쉴 지경인데
유난 떤다고 하던 다른 직원들 생각나는군요. 생기다 말았냐는식으로...
입장 바꾸어서 생각해 보면 내가 좋아하는 것도 다른 사람이 싫어하거나 피해를 줄 수 있는 문제인데
말이죠.
저도 개 키우는 입장이지만, 엘리베이터 같은 닫힌 공간에는 개 태우고 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제까지 개 데리고 엘리베이터 타거나 한 적은 없지만 혹시라도 앞으로 그럴 일
생긴다면 계단을 이용하겠습니다. ^^ 아마 그럴 일은 잘 없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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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소
07.12 11:22
어지간히 알러지가 심해도 천 같은 걸로 입구 이외에는 다 막힌 케이지가 있거나,
아니면 그 시간동안 개가 아주 얌전히만 있어주면 그럭저럭 괜찮습니다.
실제로 저나 제 아들 처럼 심한 경우가 많지는 않은 것 같고요.
하지만 개가 몸을 털거나, 발버둥 치거나하는 상황이되면...1층에서 10층가는 정도의 시간이면
저같은 사람은 충분히 알러지 반응 오기 시작합니다.....참....골치아픈 체질이지요...
예전에 택시를 탔는데, 한 5분 정도 가다가 호흡이 조여오는 느낌이 들어서 혹시나 해서
택시 기사님한테 물어봤더니, 제가 타기 직전 손님이 개 데리고 탔었다고....개가 잘 생겼다고...
바로 목적지를 병원으로 바꿔서 그놈의 항히스타민제와 스테로이드를 또 처방받았죠...
이런 일 있을 때마다 참 사는게 힘듭니다. 남들 처럼 이런 알러지가 없으면 좋을 텐데,
또 이런 알러지가 이런 수준으로 있는 사람이 많지도 않으니 오해 사기도 좋고.....
돈도 돈대로 깨지고....몸은 몸대로 힘들고....그렇다고 말은 말대로 못하고...
말해도 좋은 소리도 못듣고......
어휴....
문제는 제 예전 게시물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 아들넘은 먹고 있는 약도 있어서....
알러지 와서 거기다 약을 겹쳐 먹어야 하면....참 피눈물 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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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7.13 00:51
Pooh님 키우는 말티즈는 털이 안 날릴 뿐만 아니라, 일주일에 한번 목욕정도만 대략 시키시면, 앨러지가 심한 사람도 별 문제없이 키울 수 있는 개랍니다. 그런 종류가 몇 있더군요. 개가 모두 문제는 아닙니다.
냉소님 같은 상황이면, 단독주택을 생각해 보시는게 바람직한듯 합니다. 전원주택에서 흙만지고 사시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네요.
다음에 봤을때 뭐라 하시면 알러지 때문에 그렇다 라고 설명 하시면 될꺼 같네요... 크게 신경 쓰지 마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