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링 후.
2010.03.25 18:11
소개링 할 때 여자분이 제게 호감을 갖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토요일 만남 이후 일요일과 월요일 모두 메시지 잘 주고받았어요.
원래는 목요일(오늘이죠)에 만나려고 했었고, 그 내용을 주선해준 회사 팀장한테도 얘기를 했었으니까요.
그리고 그 여자가 지금 만나고 있는 남자라는 사람과 월요일 밤에 만나게 된겁니다.
스스로 자기가 여자 핸폰 뒤져서 내 전화번호 찾아서 연락 했다고 했어요;
얘기가 9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네요.
당시 유부남이었던 그 남자는 그 여자를 만나기 시작했고
2000년대 초에 이혼을 하게 됩니다. 애도 있던 상황이었죠.
(그 이유가 그 여자때문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물어볼 생각도 없었고, 밝힐 이유도 없으니)
이후 몇년전부터 다시 만남을 가져오는데
여자쪽의 아버지는 그 남자를 매우 싫어하시는지라, 만나지 말라고 하는 상황이고
어머니쪽은 둘이 만나는지 모르는 상황이랍니다.
그래서 제가 소개를 받고 만나게 된 것이겠죠.
헤어져 주었으면 좋겠다는 말에는 동의했습니다.
내 전화번호가 저따위로 흘러다니게 냅두는 여자는 필요가 없어요.(본의든 아니든)
목요일에 보는것도 짜증이 나더군요. 왜 내 돈 쳐들여 가면서 만나야 하느냐는 생각이 들었어요.
근데 난 이미 팀장한테 목요일에 만나볼 생각이라고 얘기했었고
사람에 대해서는 아직 한번 만나서 잘 모르겠다고 말 해놓았거든요.
주선자에게는 맘에 안맞아서 안만나겠다고 하고
여자한테는 적당히 차 한잔 하고 들어가시면 좋겠다고 하더군요.
만나면 위에 써놓은 내용을 그대로 다 얘기할건데? 라고 했더니
'아이고 그러실거면 만나시면 안됩니다' 이러더군요.
그러니 나 혼자 나쁜놈이 되면 되는거라는 거죠.
지구의 평화를 위해; 화요일에 일핑계로 완곡한 거절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 일요일에 보자는 답장이 왔네요?;
그리고 좀 있다가 그 남자의 전화.
메시지 보낸것도 알고 있습디다. 이쯤되면 스토커의 기질이라고 해야 될지.
뭐 저와 소개링하고 들어가면서 보낸 문자메시지도 월요일에 저한테 보여주시더군요.
아마도 서로 연락은 계속 하는 사이였던것 같습니다.
정말 볼 생각도 없고, 연락도 안할거지만
이미 상해버린 마음은 어쩔 도리가 없군요.
제가 처음으로 만난 여친은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하더니
새벽 1시에 '나 결혼해' 라는 문자로 뒤통수를 쳤구요.
다음 여친은 스토커 기질을 정말 잘 사용했습니다. 덕분에 제가 스토킹이 뭔지를,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알았죠.
이 외에도 좋아한다는 전화가 와서 귀찮다고 나한테 전화를 돌렸던 사람도 있었고
(5명이 시간을 두고 접근했는데, 이중에는 일본인도 있었지요.)
성격이 홱홱 바뀌어서 대응하기 힘든 사람이었어요.
양다리 재다가 나를 찬 사람도 있었고
울 엄니가 너무 강하게 반대하셔서 헤어진 경우도 있었죠.
그리고 이런 경우라뇨.
이제 다음에 나올 레파토리는 '알고 봤더니 유부녀'인가요.
'40년의 나이를 뛰어넘은 노파와의 사랑'인가요.
이제 드라마는 그만 찍고 싶어요.
작년은 최악의 한해였는데, 그래서 올 한해는 나아지겠지 하고 희망을 가졌는데
벌써부터 올해 크리스마스에 뭘할지 보이는 운명이라니.
덕분에 화요일에 있었던 소개링도 표면상으로는 잘 끝났습니다만
어제 연락도 안되구요.
그냥 혼자 살다 죽어야 할까봐요.
코멘트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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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한박스
03.25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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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냅시다
03.25 18:15
차라리 주선자씨와 잘해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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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gal
03.25 18:18
주선자는 남자입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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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디
03.25 18:21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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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3.26 00:14
아 팬디님 저 그림과 '음'의 싱크로는 정말 예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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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샛별
03.26 00:48
아주 제대로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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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이거 조언하기 좀 껄끄럽지만...
여자분 통화/메시지 내용을 남자가 아는 게 껄끄러우신 거라면
그 말씀을 여자분이 알도록 해주시는 게 좋겠습니다.
친한 사람이 전화기 만지작거리는 걸 그냥 놔두는 사람도 있거든요.
여자분도 제갈님께 마음이 있는 것 같은데 제3자 문제로 틀어지면 안타깝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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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넘도록 연애도 못한애보단 양호하구만뭐=.=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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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좋은
03.25 18:39
위로 드립니다. 더 좋은 인연이 기다리는 중일겁니다.................
글보다가 너무 크게 웃다가 의자와 함께 뒤로 넘어졌습니다 ㅜㅜ
힘냅시다님: 차라리 주선자씨와 잘해보시면 어떨까요?
zegal님: 주선자는 남자입니다. -_-
퍈디님 (팔짱낀 팬더그림): 음..
ㅎㅎㅎㅎ
추천:1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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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좋은님 리플보고 쓰러질뻔했...............................ㅠㅠ배아파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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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명
03.25 19:00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형님 어제 럭셔리 리꿔세트 잘 마셨어요 ㅋㅋㅋ
제가 언제 그런 술들을 비교해가며 한꺼번에 마셔보겠습니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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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적인 상황으로 보면... 그 여자분이 남자를 깨끗하게 정리 못할 것 같네요.
인연이 아닌 것 같네요. 분명히 좋은 인연이 어딘가에 있을 것 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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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욱
03.25 21:47
네...인연이 아니었네요.
토닥~ 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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閒良낭구선생
03.25 22:08
올 크리스마스는 잘 보내야 할텐데.....
수리수리마하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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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샛별
03.26 00:49
저에게도 크리스마스 잘 보낼 수 있는 마법을 걸어 주세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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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gal
03.25 22:15
인연이라는 년은 어떤 년입니까. -_-
추천:1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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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이라는 년은.............. 언년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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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론드
03.25 23:55
저도 연애에 관련한 시트콤 많이 찍었습니다만...
저는 양반이로구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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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3.26 00:16
마음은 떴지만, 그 여자분께 상황을 알려줄 필요는 있겠네요. 저 남자 제가 볼때는 스토커입니다. 제 정신이라면, 여자한테.. 네가 가서 얘기하고 차줘라 라 정답이잖아요. 여자 핸펀에 있는 전번을 찾아서 전화해서 따로 만난다 스토커입니다. 어차피 헤어지더라도 왜 헤어지는지 확실하게 얘기해주는데 한표입니다. 다른 사람 인생을 위해 돈만원 정도는 쓸 수 있다고 봅니다.
추천:1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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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샛별
03.26 00:51
제 생각도 그래요.
그런 남자라면 여성분에게도 확실하게 알려서 헤어지게 하는 게 올다고 봐요.
스토커랑 사귀어서 행복하긴 힘들꺼라 생각되거든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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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곰
03.26 09:37
저도 동감입니다.
여자분이 처신을 잘 못한게 맞습니다만, 저 남자도 이상한 사람이네요.
소개팅하신것도 인연인데, 가볍게 도움주고 끝내시는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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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샛별
03.26 00:54
저도 연애이야기 하면 시트콤 몇편은 나오는데... 온라인에 올리긴 좀 그렇네요.
나중에 술자리에서 얘기가 나오면 주절거리며 하게 될지도... ^^;;
암튼... 제갈님.. 언젠가 인연이 닿는 여성분이 보일꺼에요.
그때 꽉 붙잡으시길... (너무 오래걸리지 않기를 빌어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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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bebell
03.26 09:54
하아...
제갈님 외모도 준수하시고....
좋은 분 많이 만날 것 같았는데
인연(어느 여자냐;;;)은 쉽게 만나지지 않나 봅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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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타
03.26 23:36
그여성분 안만나시는것이 정신건강상 이로울듯합니다만..
그여성분께 그남자의 상태를 알려드려야할꺼 같습니다.. 아마도 그여자분 몰래..
메세지 도청등을 하고있는듯합니다..
헉. 마치 박상민의 '무기여 잘있거라'나 '무기라도 되었으면' 같군요 -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