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차마 손대기 송구스런 책

2014.02.03 13:21

만파식적 조회:1422 추천:4

간만에 글  올립니다.


아버지가 예전에 교편을 잡으셔서 알츠하이머가 오기 전에 책에 좀 집착이 있으셨습니다.


지금은 말도 못하시고 간신히 가족만 알아보셔서 몇달 전부터 아버지의 서재에 손을 대봤습니다.


방 하나를 가득 채우고 있어서 전부 작두질해서 PDF로 만들고 원부른  이제 서서히 정리를 해도 되지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근데 그 생각이 처음 시작부터 과연 옳은 일일까 하는 의문이 들게만드는 책을 보게 됐습니다.


그냥 아버지 책상위에 뜯지도 않고포장지 위에 먼지만 소복히 앉은  책 한질이 있어 읽어나 보자 하고


아버지가 외출하셨을때 가져온 책이었는데 법정 스님의 책 마지막 쇄 더군요.


전부 9권인가 했고 무소유는 3권이나 있었습니다.


다들 무소유를 많이들 언급하지만 전 그보다는 "버리고 떠나기" 가 너무나 가슴에 와 닿더군요.


물론 다른 책들도 너무나 주옥 같은 글들이 많았지만 "버리고 떠나기"는 종교를 떠나서


지금까지 살아온 삶에대해 통째로 반성을 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간편하게 언제든 기계에서 불러오기만 하면 되는 그런 책은 전공서나 잡지만으로 차고 넘치는거 아닐까?


이런책에 감히 작두를 대고 스캔을 해서 PDF 로 변환해서 가지고 있는다 한들 과연 책을 읽는사람이라고 할수 있을까


하는 반성이 들게 됐습니다.


지금은 비록 먼지만 쌓여가고 있지만 아버지 서고를 정리하는건 아무래도


각각의 책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따져보고 분류를 해야할것 같습니다.


파일화 되서 간단히 책을 읽는 것도 좋겠지만 종이 한장한장에 적힌 글의 의미를


곱씹어 보게 만드는건 아무래도 종이책이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네요.


지금은 병세가 악화되서 알아들으실지 모르겠지만 내일 퇴근하면 아버지께 감사하단 말씀을 드려야겠습니다.


알고 그러신건지 모르고 그러신건진 이제 알수가 없게 되버렸지만 그런책을 남겨주셔서 감사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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