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를 준비중입니다.^^
2014.03.29 04:08
제가 전각을 공부한지 꼬박 2년 4개월이 지나갔습니다.
여전히 서툴고 모자란 것 투성이입니다만...
어쨌든 2년 과정을 끝내고 이제는 연구반(?)입니다.
5월, 전각 동문들과 함께 전시회를 하게 됩니다.
이번 전시회는 그동안의 "우리끼리 전시회"에서 벗어납니다.
우선 주제를 "무위당 장일순"으로 정했습니다.
사회운동, 사상가이신 무위당 장일순 선생님께서 작고하신지 20년이 지났다고 합니다.
그래서 5월, 장일순 선생님의 기일에 맞춰 전시회를 하게 되었습니다.
장소는 아마도 한겨레 신문사에서 제공하게 될 것 같습니다.
무위당 선생님은 마치 공자처럼 스스로 글이나 책을 남기지 않으셨다고 하네요.
지금 나와 있는 서적은 전부 그 분의 제자나 지인께서 듣고 정리해서 출간한 거라고 합니다.
그 책에 있는 내용을 돌에 하나 하나 새겼습니다.
그래서 이번 전시회는 주위에 널리 알리기로 했습니다.^^
나중에 좀 더 자세한 전시일정이 잡히면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아직 완성하진 못했지만 찍어둔 사진을 잠시 공개합니다.^^
사진은 돌에 새길 글을 그린 상태입니다.
이런 작업을 포치라고 하고는데...
돌에 검은 먹을 칠하고 붉은 먹으로 그리는 겁니다.
나중에 이 붉은 부분을 칼로 새깁니다.
또는 붉은 부분만 남기기도 합니다.
위의 글은 "이천식천(以天食天)이라는 글자입니다.
둘 다 같은 글인데, 왼쪽은 붉은 부분을 파낼 거고, 오른쪽은 검은 부분을 파낼 겁니다.
왼쪽은 흔히 음각(전각용어로는 백문-白文이라고 합니다.)
오른쪽은 양각(전각용어로는 주문-朱文이라고 합니다.)이라고 하죠.
"하늘로 하늘을 먹는다"라고 해석하는데, 설명을 보니 참 좋은 말이더군요.
(자세한 건 생략...^^)
일부러 같은 글을 다른 형태로 두개 새깁니다.
위에 보면 하늘 천이 두 번 들어가는데 한문은 같은 글자가 여러번 들어가면, 매번 조금씩 형태를 다르게 해야 한답니다.
그래서 조금 다른 모양의 하늘 천을 새기게 됩니다.
새알하나풀잎하나라고 쓴 겁니다.
이건 백문입니다.
아주 작은 새알, 풀잎이라도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 외에도 좁쌀한알 과 같은 소소한 표현이 참 많더라고요.
덧붙여서...
제 전각 선생님은 내혜 김성숙이라는 분인데, 기성전각가들과는 성향이 맞지 않아서 재야의 전각가(?)로 사십니다.
이 분께서 4월 9일부터 가나아트홀에서 전시회를 하십니다.
개인전인데 지금까지의 작품 중에서 신중하게 고른 걸 선보이는 전시회입니다.
규모도 가장 크고, 작가 인생의 전환점이 될 전시회라고 하시네요.
혹시 전각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한번쯤 시간내서 들러보실 만 할 것 같습니다.^^
주위에서 요즘 도장 하나 파달라는 부탁을 종종 받는데...
가능한 한 거절하지만 어쩔 수 없이 새겨드려야 하는 경우가 생기더라고요.
지금도 새겨야 할 돌도장이 세개나 되는데... 손도 대지 못하고 있네요. ㅠㅠ
코멘트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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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보
03.29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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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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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3.29 07:45
대단하십니다. 옛날에 쓰신 인상적인 글을 어딘가 갈무리해두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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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헛!
인상적인 글... 이 뭘까요?
왕초보님... 무서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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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뷔
03.29 08:01
대단하십니다.
그리고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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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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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넷
03.29 09:44
기대가 됩니다...
일정이 잡히면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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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꼭 다시 글 올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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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욱
03.29 11:33
홀~ 대박 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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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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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하늘
03.30 04:01
전각...도를 닦는 모습..같네요
전시회..잘 진행되시길.. 가보고 싶네요.
닉을 전각으로 새기고도 싶구요..심양 여행에서..도장 많이 파왔던기억있네요..도장=stamp ?? -
가끔은... 도 닦는 기분입니다.^^
생각해보니까 제가 전각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서 맑은하늘님 도장을 새겼었군요.^^
지금 생각하면 참 부끄러운 일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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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하늘
03.30 14:10
어..그런적이 있었나요? 저는 기먹이? 혹..맑은샛별님 아니신지...
아니면....기억에는 없지만..제가 가지고 있을지도..
시간 되실때..확인을... 전각 갖고싶었거든요.. ㅅ.ㅅ -
아! 맞다. 맑은샛별님이네요...
ㅋㅋㅋ
체력은 몰라도 머리는 나이를 먹으면서 문제가 생기는군요.
죄송합니다.
일단 전시회 준비 끝난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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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하늘
03.30 17:02
넵...몇년후에 부탁드릴께요. 저도 제가 가끔 샛별같다는..
kpug 오래된 인연들이 많아 ..정겨운 곳이죠 ! -
맑은하늘
03.30 04:02
세월이 흘러가는군요...체력도 떨어지고....
29살 화이팅입니다 -
체력... 은 운동부족입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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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하늘
03.30 14:07
ㅎㅎ 뱃살 및 체력 저하..자책중..반성중 ㅎ -
맑은하늘
03.30 14:12
전각...생각해보니...제가 대학원하려는 이유와 비슷하네요.
논문써서...이름을 남기려는....국회도서관에 이름..책 남기기... riss.kr -
책에 박힌 이름은 불나면 사라집니다.^^
돌에 새긴 이름은... 깨지면 땡이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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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하늘
03.30 17:03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긴다죠 !
오랜만에 인근 도서관오니 좋네요..마음이 편안..
전시 축하드립니다. 전각도장 멋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