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3개월 전에 용산의 미군기지 약국으로 저희 약국에 있는 테크니션이 군인인 남편이 한국 발령을 받으면서 파견 나갔습니다. 3일 전에 갑자기 다시 엘파소에 있는 저희 약국에 나타났더군요. 모두 놀라서 무슨 일이냐고 하니까 올해 89세인 아버님이 돌아 가셔서 장례식차 일시 귀국을 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3개월 동안의 한국 생활을 이야기 하는 데 마치 천국 같다고 하네요.

 저희 약국에는 약사 10명 중 네 사람이 한국인인 데 이 친구가 좀 둔해서 제가 야단을 많이 쳐서 아마 한국인에 대한 인상은 그리 좋지 않았을 거라 생각이 드는 데 한국에 가니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친절 할 수가 없다고 하네요. 길을 잃어도 모두 나서서 도와주고 엘파소에 비하면 엄청난 대도시인 서울이 너무나도 발전한 좋은 도시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 하면서 왜 저보고는 안 돌아 가냐고 묻네요.

역시 입장이 다른 면에서 보는 시각은 다르네요. 한국에 사는 사람들은 그렇게 미국에 나오고 싶어 하는 데..

 이 친구는 미국에서 차를 몰다가 서울에서는 도저히 운전 할 자신이 없어서 지금은 BMW를 탄다고 하네요. BMW(Bus, Metro, Walk).. 모두 한참 웃었습니다. 아마 애들이 모두 대학에 들어가고 나면 한국에서 정년 퇴직때 까지 근무하는 것도 한 번 생각 해 보아야 겠네요. 아무래도 미국보다는 생활비가 좀 적게 들고 주택보조가 나오니까요. 그런데 이 테크니션 친구랑 저랑 같이 어디 가면 아마 한국사람들은 훨씬 이 친구에게 잘 해 주겠죠. 제가 상사인 데..

 역시 겉으로 보는 세상과 그 안에 있는 사람이 보는 세상은 다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미국내에서 미국을 보는 시선과 또 미국인들이 보는 시선도 많이 다르겠지요. 그냥 미국도 사람 사는 세상이라 비리, 부조리가 역시 존재하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양식과 기본은 그런데도 지켜진다는 데서 한국보다는 조금 나은 느낌입니다. 적어도 법조계는 한국보다 한 100배는 깨끗한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여기는 부패한 공무원들은 재기가 안 되니까요. 일반 국민들의 신뢰도도 어느 정도는 있는 것 같구요.  물론 대부분의 이민자들은 미국 생활도 힘들지만 다행히 전 신뢰도 1위 인 간호사에 이은 신뢰도 2위의 약사라서 그런대로 양심껏 리베이트 없이도 먹고 사는 게 큰 문제 없다는 데 나름 미국생활이 한국보다는 나은 것 같습니다. University of California  계열에는 아시안이 30% 후반대로 가장 majority 라고 하니 여기서도 역시 아시안 학부모님들의 교육열이 대단 한 것 같습니다. 미국내에서의 아시안들의 파워는 점점 커 질 것 같군요. 한국은 4년 제 대학을 들어 가는 비율이 50%가 안 되는 것 같은 데 여기는 적어도 원하면 다 들어 갈 수는 있네요. 물론 같은 주내의 주립이 아닌 경우의 학비는 많이 비싸더군요. 보통 졸업하면 억대의 빚을 안고 시작하더군요.

 참 세상은 넓은 데 그렇게 사람이 살 만한 나라는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교육이랑 의료를 따져보면 캐나다가 미국보다 삶의 질이 높은 것 같은 데 또 경제 규모가 적어서 직장 구하기가 쉽지 않고.. 오히려 많은 캐나다 사람이 미국으로 직장을 구해서 나오니까요.

빨리 한국도 부정 부패가 없는 사회가 되어서 억울한 사람이 없는 사람 살 만 한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미국도 한국과 마찬 가지로 교육수준이 낮고 소득이 낮을 수록 공화당 지지도가 높습니다. 미국의 강남이라 하는 메릴랜드의 몽고메리 카운티 살 때는 (가구 소득이 10만 불이고, 10만 명당 박사학위 소지자가 미국내에서 제일 많습니다.) 주위에 공화당원은 눈을 씻고 보아도  안 보이는 데 이 곳 엘파소 카운티(가구 소득 3만 불에 50%가 빈곤층입니다, 80%는 히스패닉)에서는 또 히스패닉 때문에 공화당원이 안 보이네요. 오히려 백인들과 한국인들 사이에 공화당원이 좀 있는 데 역시 대화를 하면 참 모르는 게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종교, 교육, 나이,소득 수준에 따른 민주당원과 공화당원의 분포도는 어째 그리 한국과 닮은 꼴인지. 

 세월호 사건과 지방선거 결과를 보면서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교육감 선거에서 일말의 희망을 본 것 같습니다.

제가 은퇴할 때 쯤이면 좀 나은 세상이 되어서 이런 걱정이 한 때의 기우였음이 되는 그런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회원 여러분들과 같이 술자리도 하면서 우리 후손들의 미래를 걱정 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세상이 도래 하기를 꿈구면서...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공지 [공지] 2025년 KPUG 호스팅 연장 완료 [9] KPUG 2025.08.06 18556
공지 [공지] 중간 업데이트/ 다시한번 참여에 감사 드립니다 [10] KPUG 2025.06.19 40472
공지 [안내의 글] 새로운 운영진 출범 안내드립니다. [15] 맑은하늘 2018.03.30 46942
공지 KPUG에 처음 오신 분들께 고(告)합니다 [100] iris 2011.12.14 473650
29813 커피 원두 바꾸었습니다. [4] 아람이아빠 11.09 39
29812 토요일 아침 5시에 눈이 떠지다니... [6] Electra 11.08 47
29811 대만이 온다.. 라는 유튜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2] 왕초보 11.05 72
29810 서울 본가 TV에 별이 일곱개 생겼다고 합니다 [19] 왕초보 10.28 201
29809 34인치 모니터 질렀습니다. [13] 해색주 10.20 210
29808 이번 추석은 버라이어티 했습니다 [8] file 바보준용군 10.11 376
29807 벌써 추석이네요 [5] file 해색주 10.07 193
29806 강아지 추석빔...2 [11] file 아람이아빠 10.02 214
29805 나랏말싸미 듕국에.... [6] 인간 09.28 244
29804 강아지 추석빔.. [12] file 아람이아빠 09.21 270
29803 집을 질러야 할 것 같습니다. [5] 해색주 09.18 346
29802 테레비를 샀습니다 [17] file 바보준용군 09.11 804
29801 체력이 마이너스이구만요. [8] 해색주 09.08 360
29800 영포티는 모르겠고 [9] file 바보준용군 09.06 858
29799 영포티라고 아시나요? [11] 해색주 08.31 516
29798 그 동안 만든 것들 [8] file 아람이아빠 08.31 333
29797 kpop demon hunters [11] 왕초보 08.28 817
29796 가족의 중요성 [13] 인간 08.19 611
29795 휴가는 잘 다녀오셨나요? [20] 해색주 08.18 458
29794 오아시스 욱일기 논란 [5] 왕초보 08.15 488

오늘:
2,123
어제:
21,664
전체:
18,016,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