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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교 다닐때 악마의 교수님이 생각납니다. 이니셜이 SK*U 인 대학교인데, 그 교수님은 미국의 유명 대학교에서 박사를 하시고 마케팅 과목을 가르치셨습니다. 이분 진짜 수업 방식이 악마 같습니다. 일단 첫 시간에 실라부스 보고 절반이 나가고 두 번째 시간에 과제물 보고 거의 다 나갑니다. 3학년 이상 수업에서 이분 과목에 25명 이상 수강한 거 본적 없습니다.

 

 일단 일별 교재는 하바드MBA Case 영문입니다. 조별로 이거 읽고 요약해서 정리하고 발표해서 이긴 팀이 좋은 학점을 땁니다. 시험은 모두 영어이고 객관식 이런거 없습니다. 지문 다 영어이고 문제 다 영어입니다. 원하시면 영어로 답 적어서 내도 됩니다. 발표하다 준비가 덜 되어 있다면 그냥 끌어 내립니다. 화나면 과제물 낸 것 찢어서 얼굴에 던집니다.

 

 성격 아주 안좋습니다. 준비 잘해와서 토론이 잘되면 흐뭇해 하며 웃고 개판이면 코치가 선수들 갈구듯 갈굽니다. 자기 수업은 출석 안하면 성적 안나오니 4학년이나 취업생들은 듣지 말라고 합니다. 우르르 나갑니다. 팀원들은 거의 매주 만나서 다음주에 타팀을 어떻게 이길 것인가 고민합니다. 한 주 한 주가 좌불안석입니다. 이기거나 지거나 둘 중에 하나입니다. 발표도 엉망이고 질문도 못하면 끝나고 교수님의 집중 갈굼 받습니다.

 

 이분의 백미는 시험입니다. 본인이 직접 답안에 다 일일이 빨간펜 으로 첨삭 지도해 주십니다. 때로는 모멸감이 들 정도로 유치원생처럼 하나 하나 다 지적해 줍니다. 만화나 일드에 나오는, '옆에서 하나하나 히죽거리며 비.아.냥. 거리듯이' 다 꼼꼼하게 적습니다. 아주 자세합니다. 빠져나갈 구멍이 없습니다. 교수님이 직접 다 첨삭해 주니 어찌 이의제기도 못합니다. 청나라때 옹정제가 빨간색으로 신하들의 편지에 일일이 답장을 달았다지요? 네, 그렇습니다. 잘하면 칭찬을, 못하면 개갈굼을 줍니다.

 

 그런 교수님 밑에서 어쩌다 3년을 굴렀습니다. 학부니까 망정이지 대학원이었으면 질식했을 겁니다. 저는 학군단, 4년을 다녀야 하므로 졸업을 위해서는 그냥 들어야만 했습니다. 지금 지나보면 그분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습니다. 그분 밑에서 인정받으려고 열심히 노력했고 덕분에 영어랑 발표 그리고 요약실력은 일취월장을 했지요. 그냥 날로 먹으려는 복학생을 팀에서 내보내기도 했고 솔직히 본인의 영어 실력을 인정하고 같이 가자는 분도 뵈었습니다.

 

 그 교수님은 요즘도 성격이 급하다고 하시는데, 한 번 뵈었으면 하는 은사이십니다. '빨간펜' 교수님...

 

 영화 '달콤한 인생'에 이런 대사가 있습니다. "넌 내게 모멸감을 줬어!"

 

행복한 월요일 저녁 되십시오. 아직 퇴근도 못하고 사무실에서 궁상 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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