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Friday..
2015.04.04 00:03
성금요일 이라고도 불리는 날입니다. 날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만. Germanwings의 추락사고는 부기장의 자살로 몰아가는 것 같고. 세월호는 인양 안하는 것이 기정사실화 되어가는 것 같고. 이란 핵사찰 관련해서도 거짓말장이들만 눈에 보이고. 백인 경찰이 흑인 아이들을 길바닥에서 처형해도 정당방위. 산보하던 할아버지 하나는 멀쩡한 길바닥에서 맞아죽고.
까닭없이 그냥 겨울소년 이란 시가 생각나서 검색해 보았네요.
별들에게 껌을 팔았다
지게꾼들이 지게 위에 앉아 떨고 있는
서울역에서 서부역으로 가는 육교 위
차가운 수은등 불빛이 선로 위에 빛나는 겨울밤
라면에 말은 늦은 저녁밥을 얻어먹고
양동에서 나온 소년
수색으로 가는 밤기차의 기적 소리를 들으며
별들에게 껌을 팔았다
밤늦도록 봉래극장 앞을 서성거리다가
중림동 성당의 종소리를 듣는
겨울소년
-- 정호승
코멘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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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4.04 09:26
저도 저 시에 나오는 모든 광경이 눈에 선 하지만, 서부역 육교는 철거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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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st4street
04.05 00:32
어린 시절 눈에 새겨진 풍경을 떠올리게 하는 시를 올려주셨네요. 제가 만리동 고개길을 올라가다 오른쪽 봉래산 기슭에 있던 학교를 다녔거든요. 서부역 육교가 생기기도 전에요.
서울역 버스 정류장 앞에서 수구레 족편 팔던 아주머니들. 염천교 다리 옆에 죽 늘어서 있던 신발 가게에선 중고 군용 워커에 반짝반짝
물광을 내서 팔곤 했죠.
제다 학교 입학할 때만 해도 만리동 고개길이 비만 오면 진창이 됐는데 박정희 아들이 배문중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싸~악 포장이 되더군요.
좋은 시 고맙습니다.
이 시에 나오는 모든 광경이 눈에 선한데 난 왜 이 시를 이제야 읽게 되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