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썼던 치과 진료의 후일담
2015.05.14 18:08
Day-1(금) : 위쪽 어금니 신경치료 끝내고 크라운만 씌우면 된다는데 아무 이상없다는 아래쪽 어금니가 뻐근하게 아파옴
Day-2(토) : 아래쪽 어금니가 미친듯이 아파서 혹시 턱이 빠진게 아닌가 싶어서 정형외과 감. 턱 인대가 늘어졌다고 물리치료 받은 후 진통제만 처방받음.
Day-2 밤 : 미친듯이 아파서 떼굴떼굴 구르고 통증이 얼굴 반쪽 전체에 다 번져서 (입술, 콧구멍, 뺨, 관자놀이, 머리) 제대로 잠도 못 잠. 죽고 싶다... 자살하고 싶다...
Day-3(일) 아침 : 아침 6시 땡 되자마자 종합병원 응급실로 감. 링겔로 진통제 약한거 강한거 맞았으나 전혀 호전없어서 그냥 월요일에 다시 치과 가기로 하고 집에 돌아옴.
Day-3(일) 오후 : 통증레벨 10/10 에 도달하고 얼굴 반쪽이 저려오고 마비 비슷한 증상까지 와서 다시 응급실로 달려감. 3시간 기다려서 삼차신경통 약을 받아먹으니 조금 진정됨 (통증레벨 5/10). 이때까지 거의 먹지도 못하고 미음만 몇숟갈이나 물 조금 정도 밖에 못 마심. 신경통증이라 신경과 예약을 화요일로 잡음
Day-3(일) 밤 : 부모님 닦달로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응급실로 감. 침 다다닥 맞았으나 효과 없음...
Day-4(월) : 다시 경희대학교 한방병원에 특진으로 교수 진료. 삼차신경통으로 의심되어 침이나 부황, 피뽑기 등등 여러가지 다 했으나 효과 없음... 부모님 자부심 꺾임
Day-4(월) : 평소 잘 간다는 용한 한의원으로 갔으나 니 평소 생활습관이 원인이고 그냥 버텨야 낫는다는 훈계와 함께 한약 사옴.
Day-5(화) : 다시 종합병원 가서 삼차신경통 계열로 보고 신경계 진통약 받아옴. 테그레톨 최고!!
Day-6 오전 : 다른 병원에서도 진단받아야 한다고 닦달하셔서 다른 종합병원 가서 진찰 받음. 신경계 갔다 치과가니 치과문제일 가능성이 높다고 함. 양치질도 제대로 못할 정도로 통증이 극심한데 가그린도 안해서 입안에 바이러스성 종기 2개가 안쪽 잇몸과 혀 맨안쪽에 크게 생겨서 마취도 안하고 칼로 째고 왁스 비벼서 소독함. (입에서 피가 철철.....) 그 종합병원에선 치과가 별로라고 해서 다른 병원 가라고 함.
Day-6 오후 : 치과가 용하다는 세브란스 가서 접수하니 1시간 기다려서 겨우 교수 특진. 입안 보더니 치주염으로 판정하고 옆의 구강외과로 이전. 3시간 기다린 후 현재 상태에서는 계속 세척하고 양치하는 수 밖에 없다고 하고 입안 소독함.
Day-7 : 이때부터 치료가 제대로 먹힌 건지 통증레벨이 5/10 에서 조금씩 내려가기 시작함. 통증 때문에 턱도 굳어서 입이 1cm 도 안 열리는 상황임.
Day-13 : 신경과 가서 치과 진료하니까 나아졌다고 하니까 아~ 그렇군요~ 다행이군요~ 하고 내쫒음...
~ 1달 후 ~
Day-37? : 한달 동안 며칠 단위로 계속 소독하고, 집에서도 헥사메딘으로 입안을 멸균하는 식으로 소독함. 치주염이 발생한 부위의 뼈가 녹아서 전부 치아가 들썩거리는데 이빨과 잇몸 틈 사이로 계속 누런 피고름이 흘러나와서 계속 밷어줌
Day-44 : 드디어 소독이 완전히 끝나고 치주염도 어느정도 진정되어 통증레벨 0.5/10 정도. 턱도 풀려서 전부 열림. 이빨이 신경을 건드려서인지 여전히 뺨과 입술(얼굴반편)이 저린 현상이 유지됨. 맨 안쪽 어금니가 들썩이다가 잘못 고정되었는지 살짝 / 경사가 져서 제대로 씹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 씹지를 못하니 좋아하는 치킨님도 제대로 씹지 않다가 배탈나서 덩어리 똥도 몇번 눔.
Day-51(오늘) : 문제의 어금니를 교정하러 보존과로 감. 어금니가 안쪽까지 금이 간 것이 치주염의 원인이고, 통증 때문인지 이미 어금니 안의 신경은 다 죽었다고 함. 혹시 살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말에 신경치료를 시작했으나 아무래도 임플란트 가능성이 높음. 맨안쪽 어금니 말고도 다른 이빨들도 신경이 손상된 상태인데 두고봐야 함... 체중감량 15 Kg 달성...
.........동네 병원 다시는 안갑니다.
치과 진료과가 6개나 있는 줄은 몰랐네요.
그리고 처음 신경과 오진 때문에 쓸데없는 MRI 나 찍고해서 이리저리 벌써 200만원 이상 깨졌네요.
코멘트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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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신
05.14 19:04
에오..... 엄청나게 고생하셨고... 또 하고 계시네요... (T.T) 그 동네병원 의료과실과 처음 신경과 오진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해야하는 거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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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스태덤
05.14 19:52
만나는 분마다 말씀드리고, 여기도 수차례 글을 올렸지만, 동네 병원 가지 마세요.
실패 확률이 너무 높아요. 거기다 덤으로 덤탱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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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하루
05.14 22:46
에고 거의 전쟁수준이네요 고생많으셨어요 -
왕초보
05.15 00:10
동네병원은 hit and miss. 큰 병원은 그냥 miss 입니다. 둘중 어느게 나을지는 잘 생각해보세요.
동네병원이 왜 hit and miss냐 하면.. 의사가 누구냐에 따라 천차만별이라는 것. 큰 병원 있다가 짤린 의사도 있고 큰병원 가보지도 못한 의사도 있고 큰 병원 있다가 뛰쳐나온 의사도 있다고 보면, 큰 병원 보다 훨씬 나을 수도 있고, 아예 망할 수도 있는 것이죠. 환자 많다고 좋아할 것도 힘든게, 간호사 이쁘면 환자 바글바글 하기도 하거든요.
큰병원이 왜 그냥 miss냐 하면, 거기도 실은 좋은의사 나쁜의사 섞여 있을 뿐만 아니라, 수련의가 진료를 맡는 경우도 많거든요. 물론 수련의도 경험 많은 의사보다 훨씬 뛰어난 분도 계시긴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고, 또 많이 기다려야 하고, 특진 받으면 진료비가 ㄷㄷㄷ. 큰병원 가실 거면 아는 의사 통해서 가셔야 이런 문제들을 일부는 피해갈 수 있어요. 큰 병원에 왜 좋은 의사 나쁜 의사 섞여있냐.. 거기도 사람 사는 곳이라, 벌써 짤렸거나 아예 뽑히지 말았어야 할 분들이 많이 자리잡고 있죠. 특히 원장님과 줄이 닿아서 계시는 분들은.. (이런 분들이 모두 나쁜 의사는 아니예요. 원장님 줄이 있어서 그정도 병원에서는 도저히 모셔올 수 없는 분이 계시는 경우도 있어서)
이래저래.. 알아아 찾아다닌다는. 토닥토닥. 치과는 더 복마전인데 여긴 주로 치과얘기. ㄷㄷㄷ 한의원은 더더욱 복마전인데.. 한의원 얘기도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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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호
05.15 01:28
균형 잡힌, 좋은 정보 주셨네요.
그런데 " 간호사 이쁘면 환자 바글바글 하기도 하거든요"에서 기절하고 말았습니다. ㅎㅎㅎ.
Matsal님께서 고생 많으셨는데 많이 좋아지셨다니 다행이네요. 빨리 완전히 회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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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스태덤
05.15 10:43
ㅋㅋㅋㅋ
간호사.
아, 참고로 서울 의료원 추천 드려요. 거기는 의사 연혁도 보여주니까.
괜찮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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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거 무섭네요.
치아관리를 잘해야겠어요. -
저역시 치과문제로 고생하다가 한국에 2주가서 일단 처치만 하고 왓습니다.
10여년전 전체적인 치과진료후 고달픈 이민 생활에 밀려 왠만한 통증은무시하고 지내다가 어느날 갑자기 통증이 심해져서 치과 방문.
예전에 치료한 잉에서 문제가 발생해서 다시 충전처치만 해줌. 280불.
일주일뒤 반대편 치아의 통증으로 다른 치과 내원- 신경치료 해야한다고 해서 신경치료 2시간 처치 600불.
며칠뒤 신경치료한 이가 너무 아파서 씹을수 없어서 확인 결과 신경치료한 이가 두동강 나있어서 뽑아버림.
2주뒤 한국에가서 전체적인 치과 진료및 브릿지 하고 옴. 비보험 이라도 여기보다 저렴함.
도데체 한국은 신경치료가 3주 정도 걸린다는데 여기서는 당일 두시간 만에 해치우고 대충 때워주는 밴쿠버 치과는 믿을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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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kim
05.15 07:08
신경치료는 원래 2시간 걸리는 게 맞을겁니다. 한국은 치료일수에 따라서 비용이 지불되니 한 번에 할 것도 계속 오라고 하는 거구요. 아마 벤쿠버에 있는 치과가 잘 못하는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도 보험이 있어도 신경치료는 3-4백 불씩 냅니다.(50%) -
주니
05.15 08:01
원래의 신경치료는 최소 4회 과정이 정석입니다.
시간을 아무리 투자해도 진료사이에 치유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루에 할수 있는 치료는 한정이 되어있습니다.
단 미국이나 캐나다의 신경치료 전문의 는 횟수당.. 또는 시간당 비용을 받고 신경치료의 비용이 비싸므로 주로 1회 내지 2회에 마쳐주는게 비용을 줄이는 방법이라서 그렇게 진료한다고 압니다.
미국이든 캐나나든 대학병원의 신경치료 전문의는 대개 3회이상 치료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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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맨
05.15 09:35
사랑니 빼려고 두시간 동안 입 벌리고 있다가 턱 빠져서 몇 주 고생한 이후로 이빨 잘 닦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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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서 죄송합니다. 아직 치통을 경험하지 못했지만 고통이 여기까지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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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른 나으세요~
저도 치과 가야하는데 무섭네요 ㅜㅅㅜ
에구... 이가 탄탄해야한다고들 하는데... 쾌차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