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의 한판승부
2010.04.14 23:04
는 항상 100전 100패로 끝납니다.
왜 그럴까요?
가만히 생각해 보니 다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다음과 같은 상황을 생각해 보죠.
1. 주말에 아내가 장소A에 가자고 제안함.
- 참고로 장소A는 이미 가 본 곳이고, 아내가 꽤 만족해 했음.
2. 나는 장소B에 가보자고 제안함.
- 장소B는 아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나, 장소A는 이미 가 봤으므로 새로운 곳을 시도하고자 함. 참고로 나는 B와 같은 곳을 매우 좋아함.
3. 아내와 옥신각신 하다 결국 박박우겨 장소B로 가기로 함.
- 그 과정에서 진통이 있었음. 출발할때도 진통, 장소 이동 중에도 진통.
4. 장소B에 갔을 때 아내의 표정은 이미 굳어져 있음.
- 가 있는 동안 내내 불만을 표시함. 귀가 중에도 궁시렁, 귀가후에도 궁시렁.
5. 다음날 아침까지 궁시렁거림.
- 이젠 장소B와 상관 없는 일까지 끄집어 내어 궁시렁거림. ㅡㅡ;;;;
6. 아내에게 화를 버럭 냄. 그리고 내 성에 못 이겨 집을 나와버림.
- 하지만 마땅히 갈 곳이 없음. ㅡㅡ;;;;;;
7. 남자에게 가오가 있지....절대 사과 하지 않음.
-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잘못한게 없다고 생각함. 아내를 즐겁게 하는게 내 인생의 목적은 아님. 나도 즐길 권리가 있고, 아내도 나의 취향에 동참하거나 최소한 반대는 하지 않았으면 함.
8. 그렇게 하루, 이틀, 삼일이 지나감.
- 아내는 여전히 나에게 사과하지 않음.
9. 아무리 생각해도 억울해서 주변 아줌마 동료들에게 살짝 물어봄.
- 모든 아줌마들이 내가 잘못했다고 함. ㅡㅡ;;
9. 결국 내가 먼저 아내에게 사과함. ㅡㅡ;;;;;
어떻습니까? 이게 제가 100전100패하는 일련의 과정 입니다.
참 불쌍하죠?
노하우좀 있음 부탁합니다.
코멘트 30
-
오바쟁이
04.14 23:25
-
로이엔탈
04.14 23:26
지는 게 이기는 겁니다. → 결혼 근처에도 못 가 본 진성 솔로당원
-
한 3개월 얘기안해봐요.
마누라가 먼저 말 걸어요. ( -_-)y-~~~
-
전 마님과 2개월 말 안한적 있는데..
결국 제가 이기긴 이겼는데... 뭔가 찜찜하던데요.ㅡㅡ;;
남자가 속 좁다고... 흉 보더군요.
-
아빠곰
04.15 09:07
음... 어떻게 그게 가능하죠? 예쁜 마누라인데, 맨날 말걸고 싶어지지 않을까요 +.+
-
2번부터 꼬였군요.
장소B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하셨다면... 그냥 져 주는 셈 치고 A로 가셔야죠.
아니면 새로운 곳을 찾고 싶으시다면.. A와 유사한 곳으로...
^^ 아내가 나에게 동참하기를 바라는 것 보다는.. 조금 양보해서 아내분에게 동참 해 보거나...
아니면 최소한 대화로 두분이 같이 공유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세요.
6년 열애 끝에 헤어지고 나서.. 7년 독수공방하다가 터득한 것은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인 것
같더군요.
아..그리고 여자분들은 미안하다는 말 잘 안 하더군요. 그냥 구렁이 담 넘어가듯
스부적 넘길려는....ㅡㅡ;;
추천:1 댓글의 댓글
-
제가 쓴글인줄 알고 흠칫... 놀랐습니다.
비슷해여.. ㅋ
-
aww
04.14 23:57
0. 아내가 제안하기 전에 먼저 제안해야함 ^^
-
원래 죽은듯이 사는게 최고라던데요.. ;;;
-
calm
04.15 00:09
-1.결혼하지 않는다.
라는 단계도 있습니다 쿨럭;;
-
왕초보
04.15 00:20
흥
추천:1 댓글의 댓글
-
DIFF
04.15 00:48
아내를 좀 기분 좋게 해 주고 해보세요. ㅋㅋ
-
읽어본듯한 기시감... 이거 뭔가요?
-
유태신
04.15 02:40
1번 문제 발생!
2번 정보수집과 판단에 중대한 착오가 있네요.
3번 결국 전략 및 전술 상의 패착!
4번 패색이 짙어가나 수수방관!
5번 이리저리 눈치보다 시기 놓침.
6번 상황을 벗어나고자 발버둥을 쳐보지만, 전략 및 전술의 부재로 인한 결정적 패착!
7번 다시 한번의 정보수집 부재 및 판단 착오
8번 대안 없음. 대책 없음
9번 올가미를 스스로 목에 걸음
10번 무조건 항복!
의 수순이군요.
한가지 여쭙고 싶네요. 주말에 부부가 또는 가족이 함께 나들이를 하는 목적이 뭔지 생각해보셨는지요.
그리고 나들이를 통해 얻고하 하는 것은 뭔지 생각해보셨는지도 ..
이 두가지를 잘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손자병법에 '지피지기면 백전불패'라고 했습니다.
승리는 기쁨을 주지만, 상대방에게 원한과 보복이라는 씨앗을 남깁니다.
하지만, 불패는 누구에게도 아픔을 남기지 않습니다. ^^
-
명상로
04.15 04:18
가오는 체면이라는 좋은 우리말이 있습니다.ㅡ^^;
여자는 이런 경우 " 이 사람이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구나 "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습니다. 그럼 백약이 무효이지요. 이런 갈등은 거의 신혼초에 극복하는데 애렁이/님, 아직 내공이...ㅎㅎ
걍 지는게 젤 편하고 사실은 그게 이기는 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은 소중한 사람입니다.
-
명상로
04.15 04:25
참!!!
알봉/스님 말씀은 절대 들으면 안됩니다. ㅋㅋㅋ 가정파탄 납니다. 스님은 도량에서 묵언수행하셔야지 왜! 속세간의 일에...
-
_-_헐;;; 결혼하면 정말 이렇게 사는건가요?
머야 이게 ㅠ.ㅠ 너무 불쌍해요.
나 그냥 혼자 살까 ㅡ,.ㅡ;;
-
찬헌아빠
04.15 08:30
훗. 전 저 하고싶은대로 하고 삽니다.
제가 먹고싶은 곳, 가고싶은 곳에 가고 아내에게 큰소리도 치며 용돈도 월급의 반정도 사용합니다.
집안에서 제 의견이 가장 우선! 부인과 아들의 의견은 제가 기분이 좋을 때만 들어주죠.
아.. 물론 꿈 속에서 얘기입니다만,,,
애렁이 님! 아내에게 져주는 분들이 사회적으로 큰 성공을 한다는 믿지 못할 얘기(여자가 만든듯한 얘기)가 있습니다. 힘내세요. ㅋㅋ
-
덱스톨
04.15 08:34
이미 (2) 번에서 목표가 달라진 것입니다.
(2)번에서 깔끔하게 B는 생각도 하지 않고 A를 선택하셨다면, 이 때의 목표는 "아내 만족시키기" 미션 수행이지요.
그러나, 애렁이님은 B를 선택하셨고, 이 때의 목표는 "새로운 곳을 시도하고 애렁이님을 만족시키기" 미션을 선택하신 거죠...
그리고, 목표를 달성하신 겁니다..
다음번엔 다른 목표를 선택해 보세요.. 한 번에 2개의 미션을 수행하는 것은 욕심이라지요.
-
양념반,후라이드반, 무우많이....더불어 막걸리가 필요하겠군여.....믿어보세요...효과잇습니다..^^
-
빠빠이야
04.15 09:26
뭐.. 다 그러고 사는거 아니겠습니까..
100전 100패 안하는 비결은..
100전을 안하시면 됩니다. ㅡ..ㅡ;;
-
편강
04.15 09:47
정답은 A 입니다;
-
아아... 심하게 동감하고 있습니다.. -0-
-
난 나쁜남자라서 그런지.. 내가 하고 싶은건 다 하면서 연애해서 그런거 잘모르겠습니다;;
내가 좋아하는건 내여자도 좋아해 주지않나요?
좋아하지않아도 이해해줄려고 노력하지않나요=.=(응?)
-
처음부터 A장소로 가셨어야 하는 겁니다^^
-
이재성
04.15 12:12
B에 가고 싶으셨다면 아무데도 가지 않고 버티셨어야 합니다.
차라리 B라도 가자라는 말이 나올때 까지요.
-
티쓰리유저
04.15 12:57
정말 동감입니다. 그러나.. 부럽네요. 그래도 2 번에서 자신의 주장을 하는 편에서요.. 전 거의 아내가 결정하면 그냥 따라합니다 집안의 평화를 지키기위해서..
-
한동안 안나가고 집에만 있으면 B도 감지덕지합니다...
그래도 저는 마눌님을 위해서 A로 평생 갈 수 있습니다. [모니터링 당하고 있습니다. ]
-_-;
-
유년시절
04.15 14:56
B에 가자고 제안을 했다가 아내가 만족한 A로 양보하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요?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냄과 동시에 처에게는 '내가 널 배려해서 양보했다'는 명분까지 얻을 수 있쟎아요.
명분이 누적되면... 결정적인 순간에 양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내외 간 뿐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어떤 관계에서도요.
추천:1 댓글의 댓글
-
남자가A로 가는걸 즐거워하지않는경우는 =.=어찌해야 하나요? 마눌님을 위해 그래도 A로 가야하는건가요?
지는게 이기는거 아닌가요??
저희 아버지께서 저한테 알려주신 겁니다
아직 전 미혼인데.. 그게 진리려니 하고 있는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