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우연이 ! 그리고 또 이런 감동이 !
2018.12.04 22:38
예전에 모 대학에서 현장 전문가 어쩌고 하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겸임교원으로 대학원 강의를 한동안 한 적이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 강의에 출석하던 한 학생이 제가 다니는 회사에 직원으로
입사하였고, 그 직원을 또 나름 교육시키면서 같이 일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제가 해줬던 말이
"입사 후 3년 동안 평생 우려먹으며 살 밑천 배우는 거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세요"
였는데, 뭐 좀 독하게 시키기도 했고, 잘 따라오기도 했던 직원이었습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그 나이, 그 직급대의 엔지니어들이 그런 경우가 많듯
문득 생각난 듯 회사를 떠나 다른 곳으로 이직을 한 후 한동안 연락이 닿지 않았던
직원이 있었는데.....
오늘 이곳 중국에서 9개월 가까이 있으면서 10번도 가지 않던, 잘 가지는 않았던
한국식당의 제육덮밥이 먹고 싶어서 식당에 들어서는 순간, 잠깐 누굴까? 하는
멍한 기분으로 바라보게된 낯익은 얼굴.....바로 그 친구 군요.
이 넓은 땅에서 참, 신기하기도 합니다.
잠깐 동안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동료들 곁으로 가던 그 친구가 이런 말을 하네요.
"그 때 정말 너무 잘 가르쳐 주셔서, 지금까지도 정말 유용하게 잘 써먹고 있습니다.
참 쏠쏠하게 많이 쓰입니다. 정말 그때 3년 배운 걸로 아직 먹고 삽니다."
라고 하는데,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져서 그냥 겸연쩍게 웃고 말았습니다.
저렇게 말해 준다는 게 고맙고도 미안하고 그 마음이 그 때도 그랬을 것이라
생각하니 더 애틋한 마음으로 다가오네요. 물론 그 때 조금 더 잘 해줄 걸하는
부끄러움도 같이요.
같이 출장온 동료들과 발맛사지 받고 제가 있는 숙소에 들린답니다.
한 30분 있으면 오겠네요. 참 사람이 기다려지는 밤입니다. 가슴이 이렇게 울리네요....
코멘트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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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느낌.. 참 신기하고 고맙고 그렇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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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색주
12.05 00:14
저도 본점 가서 사수에게 3년 배운 것을 밑천으로 아직도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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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싸
12.05 02:08
저도 지난 직장에서 3년 정말 욕먹으면서 구른걸로 어깨에 힘주고 다닙니다. 바탕이 있으니 어디가서 배우기도 더 쉽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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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kim
12.05 03:35
인연이 소중한 거죠! 그걸 이렇게 간직한다는 게 쉽지는 않은 일이구요. 좋은 시간 보내세요! -
왕초보
12.05 06:45
ㅎㅎ 가르친다는게 참 보람있는 일인듯 하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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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슈아
12.05 18:34
멋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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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
12.05 22:15
좋네요~ 대단한 인연이신거 같네요 -
부럽네요 ^^
전 가르치다보면 도망가고 짤리고.... T.T
독한(쌈닭) 사수들 만나서 독하기 배웠으나... 전 절대 독하게 한적 없는데...
군대에서도 맞아만 봤지 후임들 1대도 때려본적 없는데(그래서 선임들한테 더맞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