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신령님께) 육류천국 동유럽에서 만드는 수육
2010.05.06 05:11
에스토니아는 먹을 것도 풍부하고 특히 고기가 예술입니다. 산신령님의 뽐뿌에 힘입어 냉장고를 뒤저보니 지난달 친구가 주고간 찌게 된장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당장 슈퍼로 가서 돼지고기를 사와서 수육을 만들었습니다. 얼리지 않는 통 고기 들은 키로에 5천원, 6천원, 7천원으로 나가는데요. 아래 덩어리가 가장 비쌌고 맛있어보여서 1.4키로 짜리를 사왔습니다. 지방이 촘촘히 들어 있어서 연하더라고요.
여기에 키위, 배, 된장 2큰술, 커피를 넣고 끓이는데요. 제가 잘 못 삶아서 몇번이나 덩어리를 반토막내서 안을 확인하게 되더라고요. 저 위 덩어리의 반, 즉 700그람을 넣었을 때는 완전히 잠기도록 물을 맞춰서 약중간불에 35분정도 삶아야 되겠더라고요.
그래서 나온 작품이 아래와 같습니다.
제가 만든 음식이라고는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로 수육이 야들야들하고 맛났습니다. 우리 어머니가 만드실 때랑은 맛이 덜했는데요. 여기 슈퍼에서 파는 훈제 햄 류 보다는 훨씬 부드럽고 맛있었습니다. 곁들인 야채는 여기 특유의 백김치 비슷한 절임야채이고요 그냥 먹기 심심해서 달달한 배를 곱게 잘라 넣고 참기름으로 버물였습니다.
옆에 보이는 박스는 3리터짜리 칠레산 와인인데요. 2만2천원 정도에 사왔네요. 최고급은 아니지만 중급 정도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13도짜리임에도 너무 드라이하지 않고 빈속에(?) 마실때 입에 착착 달라붙는 맛입니다. 마지막으로 지난달 그 된장 친구가 같이 주고간 고추장을 살살 끼엊어서 말이죠. 정말 몇년만에 고향의 수육맛을 나름 서양식 부재료들과 함게 맛깔나게 차려 넣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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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쓸쓸하게 테레비랑 이야기 하면서 혼자 먹었습니다. ㅠ_ㅠ
마지막 줄에 가슴이 아프네요^^. 덩어리가 너무 클 때는 적당한 크기로 잘라넣는게 좋을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