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nd 키를 누르는게 이렇게 힘들 줄이야.
2010.05.14 18:18
내일은 친구 생일입니다.
2년쯤 전에 먼저 하늘에 자리 잡은 친구지요.
장지에 묻어주고 돌아오면서 친구 어머님께 자주 연락드리고, 자주 찾아뵙겠노라고 약속드렸지만..
솔직히 두렵고.. 무섭고.. 슬프고.. 그랬습니다. 용기가 없었지요.
어머님의 목소리를 듣는 것도, 제 목소리를 듣고 들려올 반응.. 모든게..
뵙는건 더 무서웠습니다. 친구는 모친을 완전히 빼다박았거든요.
오늘.. 드디어 Send 버튼을 눌렀습니다. 전화번호를 한자리씩 입력하고 마지막 Send 키를 누르기까지 10분이 걸렸네요.
아니. 그전까지의 시간을 더해서 2년하고도 10분.
다행히.. 어머님의 목소리는 꽤 좋은 편이셨습니다.
다행히.. 전화 드린게 잘 한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에 돌아가면 뵙고.. 인사드리기로 했습니다.
추석 전쯤- 추석을 핑계 삼아 댁으로 찾아가면 되겠지요..
휴-
코멘트 10
-
마쿠
05.14 18:29
-
대머리아자씨
05.14 18:42
잘하셨어요.......
-
Brian
05.14 19:58
저도 갑자기 하늘로 간 친구녀석이 생각나네요.. 잘하셨어요..
-
진이헌규
05.14 20:01
흠모하는 아가씨에게 전화하셨겠거니.. 하고 클릭한 제 손이 부끄럽네요. --;
-
인포넷
05.14 20:43
저도 2년전에 보낸 친구가 생각나네요...
-
작년에 하늘에 간 교회후배가 있어요.
부인과 아이만 남았는데 가보지도 못하네요...
그 후배가 대형 it회사에 있어서 pda를 써보고 싶다길래, 제가 가진 Vx + 4단접이 키보드를 빌려주었었습니다.
한참 쓸만큼 쓰고 팔지만 말고 나중에 돌려다오 했었는데 하늘나라 갔네요.
그거 안 받아도 되니까 가끔 얼굴이나 보고 얘기하고 싶은데...
-
왕초보
05.14 21:56
그 어머님은 더 힘드실 겁니다. ㅠㅜ 명복을 빕니다.
-
ㅠㅠ 첫 문단에서 그냥 슬퍼지네요.
-
거스파이
05.15 03:50
친구가 살아있을때에는 친구가족에게 왕래가 꽤 빈번했었는데도 불구하고
그 친구가 죽고나면 십중팔구 위와 같은 상황이 되더군요.
죽은친구 가족 입장에선 "죽고나니까 이제 찾아오지도 않는구나" 하는 섭섭함 그리고
죽은친구의 지인 입장에선 "괜히 찾아가서 가족들 맘 아프게 하는건 아닌지" 하는 우려
떄문에 왕래가 끊기는것 같더군요.
그리고 더욱 접촉하지 못하게 하는 결정적 주범은 "무슨 이익얻을려고
그럴꺼다" 하는 제3자들의 입방아 떄문이더군요.
-
ㅡㅜ
맘과 다르게, 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거스파이님의 글에 나온 이유가 가장 큰 이유들이죠.
뭉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