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문답


임금체불에 관하여...

2010.07.20 11:30

노랑잠수함 조회:1702 추천:1

노랑잠수함입니다.

어이도 없고 황당하기도 하고...

나이 마흔 중반에 이게 뭔 짓인지 싶습니다.

그간 있었던 일을 간략하게 적겠습니다.

 

몇 년 간 갖고 있던 개인사업자를 작년 이맘때 폐업처리하고...

몇 개월 쉬다가 올 초(1월 18일)부터 경기도 파주에 있는 직업전문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기 시작했습니다.

 

첫달 급여는 설날 전에 정상적으로 입금이 되었습니다. (2월 12일)

두번째 급여는 급여일에서 2주가 지나서 입금되었습니다. (15일 -> 29일)

세번째 급여는 그 달을 넘겨서 분할지급되었습니다. (4월분 -> 5월 중순부터 말까지 세번에 나뉘어 입금)

네번째 급여는 또 달을 넘겨서 분할지급되었습니다만, 아직 정산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5월분 -> 6월에 50만원씩 두 번 지급 후 나머지 체불)

그리고 지금까지 전혀 지급이 되지 않았습니다.

체납 총액은 5월분에서 선지급된 금액을 제한 나머지, 6월분 전체, 7월분(이 기간 중에 3주간의 교육이 있어서 이 기간만큼은 공제하고 급여가 지급되어야 함.)

거기에 더해서, 계약서 상에 식대로 매월 10만원씩 지급한다는 항목이 있습니다만, 단 한 번도 지급받지 못했습니다.

 

지급을 종용했는데, 6월 말에 전화통화로 7월 8일까지 지급하겠다고 약속을 했으나 지키지 않았고, 9일에 직접 만나서 다음주(17일 토요일)까지 지급하겠다고 했습니다. (물론 그 이전에도 수도 없이 지급을 종용했었습니다.)

15일이 월급날이라(목요일) 다시 찾아가서 지급날짜를 지킬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제가 "급여가 지급되지 않아서 생활이 힘들다. 다만 얼마라도 당장 줄 수 없느냐?"고 물었습니다.

그에 대한 교장의 대답은 "월급 며칠 밀렸다고 해서 그렇게 못살게 굴면 같이 일을 할 수 없다."고 화를 내더군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이 사람과는 계속 일을 할 수 없겠다는 판단을 했고 그 자리에서 사직을 했습니다.

그리고 짐을 꾸리는데 와서 이런 말을 하더군요.

"원래 퇴직의 경우에는 2주이내에 임금정산을 하면 되니까 2주후에 지급하겠다."

 

주말을 보내면서 생각하니 정식으로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았더라고요. 이것도 꼬투리가 잡힐 것 같아서 사직서를 작성해서 어제(월요일)에 제출을 했습니다.

사직서에는 보통 "일신상의 사유로..." 뭐 이런 문구를 넣습니다만, 그렇게 했다가는 나중에 뒤통수를 맞을 것 같아서...

일부러 "급여지급에 의한 가정경제의 곤란 / 체불임금 지급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 신뢰의 훼손"이 발생해서 사직한다고 명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사직의 사유에 대해 상세하게 적은 내용을 사직서 뒤에 첨부했습니다.

모두 5장 짜리 장문의 사직서가 되어버렸습니다.

 

만일 교장이 약속대로 2주 후에라도 지불을 한다면 문제가 될 것은 없는데...

지금까지 다른 교사들의 경우를 보면 절대로 정상적으로 지불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작년에 퇴사한 교사가 아직도 해결이 되지 않고 노동부에 고발을 해서 진행중이고...

이 문제가 학교 인근 지역에서 널리 알려지는 바람에 교사 채용이 어려운 상황이 되자 지방(경상도 등)에서 사람을 뽑아서 근무하게 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경기도에 소재한 직업학교에서 전국 사투리는 다 듣는 것 같다는 농담을 할 정도입니다.

 

올 봄에 퇴사한 교사의 경우에는 아직도 지급이 되지 않아 어제부로 노동부에 고발했다고 하는데, 교장이 근무하는 교사들에게는 이 양반의 체불임금을 지불했다고 말을 하더군요. (퇴사한 사람 정산하느라 근무중인 교사들 임금이 제 때 지급되지 못한다는 핑계를 댑니다.)

제가 입사한 후로 퇴사한 교사만 10여명에 이르고, 당연히 임금정산이 완료된 교사는 전혀 없는 상황입니다.

 

저는 그나마 근무하는 중간중간 이런저런 핑계를 대어서 조금씩이라도 받았기에 체불임금 총액이 두달치가 채 안되는 수준입니다만, 별 말없이 묵묵히 일만 하는 교사들 중에는 체불 총액이 천만원을 훌쩍 넘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조금 전에 고용노동부 상담센터로 전화를 해서 문의를 했습니다.

결과는 제가 알고 있는 내용과 다르지 않더군요.

1. 퇴사 후 2주의 유예기간을 주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2. 이 경우에도 기존에 체불된 임금은 2주 유예와 상관없이 지불을 요구할 수 있다.

3. 보통은 2주를 기다렸다가 전체 금액을 한꺼번에 노동부에 고발해서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4. 이렇게 되면 일정 기간동안 중재 등의 방법으로 체불임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조치한다.

5. 이렇게 해서도 임금지불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에는 형사, 민사상 소송 등의 방법으로 임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대략 이 정도의 내용인데...

 

현재 근무하는 교사 들 중에서 두세달 이상 근무한 사람은 액수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전부 임금 일부, 또는 전부가 체불된 상태입니다.

그나마 학생이 많이 모이는 전공, 또는 인력수급이 원활하지 못한 전공의 교사는 늦어지더라도 임금과 수당(교통비, 식대)까지 지불을 합니다.

하지만 그 외의 나머지 교사들은 모두 한달치 이상의 급여가 체불되어 있습니다.

 

직접 경험한 것은 아니지만, 노동부에 진정, 고발을 하기 위해 방문한 퇴직교사의 말로는 하도 많은 교사들이 찾아가서 담당 직원이 이 학교라고 하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는군요.

게다가 교장은 임금지급을 종용하는 저에게 이런 말도 합니다.

"담당 직원이 나를 안다. 작년(09년) 하반기의 경우에는 강의도 없는데 강사들의 고용을 유지하느라 힘들었을 것이라며 격려를 해 준다. 이렇게 힘들게 직원고용을 유지하는 걸 알기 때문에 퇴직한 교사들이 진정이나 고발을 해도 내 걱정을 해주고 미리 연락을 한다. 따라서 노동부에 접수를 해도 최대한 내가 유리하게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

 

밀린 임금을 달라고 찾아가면 이런 말도 합니다.

"나이가 몇 살인데 그 나이되도록 모아놓은 돈도 없느냐? 그깟 월급 며칠 밀렸다고 돈 없다고 힘들다고 하면 어떻게 같이 일을 하느냐? 앞으로는 새로 교사 채용할 때 경제적으로 얼마나 여유가 있는지 확인하고 뽑아야겠다. 등등..."

 

사실 그만둘 때도 이런 말에 순간 욱해서 그만둔다고 내뱉고 나왔습니다만, 더 이상 발목 잡히면 더 골치아프겠다는 생각도 들고 그만둔 걸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더 화가 나는 건 단순하게 급여가 밀렸다는 사실 때문만은 아닙니다.

급여 체불의 이유가 항상 똑같습니다.

"노동부에서 훈련비가 입금되지 않았다. 걔네들 훈련비 제대로 날짜 지켜서 준 적이 없다."

그런데 한 번도 훈련비가 입금되었다는 말은 하지 않습니다.

입금되지 않은 사실은 급여지급이 미루어지는 핑계로 번번이 이용합니다만 그 늦어지는 훈련비 지급되었다는 말은 항상 생략하는 거죠.

게다가 지난 봄부터는 학교 건물 밖에 3층짜리 기계 실습 건물을 새로 올렸습니다. 기계도 들이고 말이죠.

그러니 그 건물을 볼 때마다 "저 건물 짓는데 내 월급도 들어갔겠군."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는거죠.

교장은 그렇게 말을 합니다.

"이렇게 힘든 시기에 학교 건물까지 올리느라 내가 얼마나 힘들겠냐? 그러니 월급이 늦어지더라도 너희들이 이해해야지."라고 말이죠.

교사들 월급을 미루면서 결국 자기 재산을 불리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겠죠.

 

이렇게까지 뻔뻔하게 행동하는 교장에게 그렇게 함부로 하면 안 된다는 걸 알려주고 싶은데...

방법이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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