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아이의 늘어가는 어휘.
2010.09.01 13:39
오늘 아침에 있던 일입니다.
매일 아침 간식이라도 먹이고, 양치랑 세수를 시키고, 옷을 입혀 유치원을 보내는건 만 3년째 제가 하고 있는 일이지요.
오늘 아침 메뉴는 간단한 계란프라이와 우유 한 잔 이었습니다.
다 먹인 후에, 이때 부터가 거의 전쟁이지요.
빨리와라~ 아들~! 양치하자~!
김도헌~! 양치 하자구~!
김도헌~! 아빠가 세번째 불렀다~!
몇번을 불러야만 어슬렁~ 어슬렁 거의 기어서 화장실로 오고 억지로 양치와 세수를 하고는 합니다.
오늘 아침에도 위에 세줄을 반복하는데, 화장실을 들어 오면서 갑자기 큰 소리를 치는 겁니다.
" 비 들자 마당 쓸라 하네~!"
솔직히 무슨 이야기인지 잘 몰랐습니다.
뭐라구? 라고 되 물으니...
"양치 할려고 하는데, 아빠가 자꾸 양치 하라고 하잖아~! "
"그러게 빨리 오라니까 왜 안오냐? 근데 아빠한테 뭐라고 한거야? "
"비 들자 마당 쓸라 하네~~ 이 말 뜻 몰라? 양치 할려구 하는데 아빠가 자꾸 양치 하라고 한단 말이야~~"
한참을 웃었습니다.
울 아들 아직 만으로 5세에, 유치원을 다니고는 있지만 7살짜리 꼬맹이 입에서 나올 소리는 아닌듯 해서요.
"빗자루 들자 마당 쓸라 한다" 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유치원에서 배웠겠지요.
그런데 그걸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아들이 새삼 대견스러운 하루 였습니다.
사진은 설겆이 하다 말다, 오늘배운 태권도 동작을 보여준다는 아들입니다.
노란띠~~ ㅋㅋ
아빠가 태권도 유단자라는것을 믿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들이 아는 아빠는 비만에 소주맥주만 좋아하는... ㅜㅡ
코멘트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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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9.01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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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o
09.01 13:47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들어본지 오래된 속담이라 저도 뜻이 가물가물 했네요~
응용력 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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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간지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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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태권도 도복 디자인이 많이 바뀌었군요...
앞치마라... 신선한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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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저 앞치마도 설겆이를 꼭 자기가 해야 한다고, 울먹이다시피 해서는 설겆이 한 직후의 모습입니다.
지난주말에 홍천의 친구네 집에 놀거 갔다 와서, 주말에 엄마 도와 설겆이 해야 하는데 못햇다고 평일 저녁에 저런 모습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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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팔불출!
아들이 아는 아빠는 비만에 소주맥주만 좋아하는... ㅜㅡ <- 토닥토닥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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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케님은 저기 본문중에 "아빠가 태권도 유단자라는것을 믿지 못하고 있습니다. " 라는 글을 못 보셨나봐요.. ㅋㅋㅋ
우리 조만간 봐요~~~ 빠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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봤지만 저도 못믿겠어요 움뮤햣타타타타핫!
저도 유단자 -_-;
저질체력 술만 좋아하는... 배나온 유단자 ㅠ.ㅠ 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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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넷
09.01 15:44
귀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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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필
09.01 15:47
오.... 그런 어려운 말을....ㅋ
사진으로보는 모습은 매우.......................색쉬합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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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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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갸갸갸.. 많이 컷네요~ ^^
울 원형이는 말을 안들어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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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이뻐요. 복받고 계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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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타
09.01 21:12
원래 군대가면... 태권도 1단~2단 정도는 보급품이잖아요... ^^;
민간에서 취득하셨다면.. 텨텨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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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하게는 고등학교 2학년 때 땄습니다. ^^
공부 보다 운동에 심취해 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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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9.01 22:05
^^ 보급품 인정. 그래도 발에 피멍이 시커멓게 들게 발차기 연습하곤 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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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샛별
09.01 22:54
폼이 그럴싸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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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똘이군요. 똑똑해요~
제 둘째아이도 저를 관리합니다.
오늘 소주 3잔으로 입술만 살짝 적셨는데 함께 샤워하다가 앞으로 술 마시지 말라고 하더군요.
10여분간의 협상 끝에 맥주 소주 막걸리 적당량(?)까지 허용으로 결정났습니다.
이제 적당히 마실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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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5brj
09.02 03:10
읽고 나면 기분 좋은 염장이군요 ^^
붕어빵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