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가 되었습니다
2010.09.03 12:18
백만년만에 들어와 본 것 같습니다.
다들 그 동안 잘 지내셨는지?
별 것 아니지만 제게도 그간 이런 저런 사정이 있었답니다..
인생의 항로야 다들 다사다난하기 마련이고,
스스로에게는 자신의 삶이 제일 큰 굴레이기 마련일 것이고,
저 또한 예외일 수 없을 것입니다만......
이렇게 저렇게 제법 다양한 삶의 궤적을 그려 오다가,
막장 가까운 단계라서 그랬는지
소위 말하는 M&A 시장에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구르다가
요번에 방점을 찍고 기어 나왔습니다.
정말 험한 꼴 많이 보고 더러운 것도 많이 봤습니다.
친구가 원수가 되어 고소고발로 엉켜붙고,
선후배가 쌍놈이 되어 서로 주먹질을 해대고,
양아치가 무자본차입으로 상장회사 도둑질하고,
어깨들과 사채업자가 뒤에서 조용히 웃으면서 돈 따먹고
결론은 횡령배임으로 이런 저런 재판을 몇 년 가게 되고,
개미들의 피눈물과 어리석은 경영자의 부채, 직원들의 한을 남긴 채
결국엔 막다른 골목인 상폐의 길로 가고야 말더라는......
여러분들은 이런 회사에 투자 안했으면 합니다.
소액공모 자주 하는 회사
대표이사, 대주주 자주 바뀌는 회사
쓰잘데기 없이 BW나 CB 자주 발행하는 회사
비상장 자회사에 투자(대여금)를 자주 많이 하는 회사
인기 테마 따라 정관 바꾼다거나 비상장 테마 기업에 투자 자주 하는 회사
별로 재주 없는 저는
그동안 저렴하게 더러운 물에서 더러운 떡을 만지며 살다가
(그러다보니 떡고물이 내게도 뭍는 것 같더군요...ㅠㅠ.)
당최 그릇도 안되고 역량도 미치지 못함을 자각하고
엊그제 홀연히 떠나왔습니다.
즉 백수가 된 것입니다(구구절절한 사연이야 쓰잘데기 없으므로 패스~)!!
엊그제부터 도서관에서 책 읽고 서핑하고 뭐 그러고 있습니다.
벌써 전민희의 '세월의돌' 한 질을 다 읽었습니다.
향수라는 소설도 읽었고 같은 작가의 다른 소설도 읽고 있습니다.
지드랑 헷세, 카프카의 소설도 다시 읽어 볼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춘기 시절 읽었던 좁은 문이나 데미안, 수레바퀴밑에서, 변신 등등...그 때의 느낌과는 많이 다르겠죠.....
아예 추석 까지는 맘 편하게(?) 놀려고 합니다. Resume는 그 이후에 써볼 생각입니다.
사실 살아오면서 아주 아주 오래전의 신혼여행 빼고는
단 며칠 간이라도 일로부터 떠나 자유롭고 편하게 휴가를 보냈던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본의 아니게 휴가 아닌 휴가를 보내게 되었으니,
생각의 틀을 바꿀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도서관에서 서식하면서
몸짱은 아니라도 올챙이 안부러운 배둘레햄은 정리를 해 볼려고 합니다.
여행과 낚시도 하고 싶지만 이건 좀 거시기한 것이, 마눌한테 눈치 보이는 짓이라 당최 엄두를 못냅니다..ㅠㅠ...
조금 있다가는 뭘 해서 먹고 살지를 결정해야 하고(구직활동 등등)
어찌되었건 바빠지겠지만(바빠져야 하겠지만)
그 동안 만이라도 KPUG에 조금은 더 자주 들어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하루 밤 재워주고 마시게 해준 어느 분의 명령(?) 때문이 아니라도,
앞으로는 종종 모자라는 글이라도 써 보겠습니다.
이상 존재감 제로 비인기 명목 유저인 '인생은한방'이었습니다....
P.S. ***그간 출첵 1등을 딱 한 번 했더라구요***
코멘트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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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9.03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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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ume에 뭍혀 사는 저두 있습니다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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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bebell
09.03 14:15
힘내세요!
지금의 이 시간은 스스로에게 내리는 위로이자 선물이라 생각하세요 ^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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閒良낭구선생
09.03 14:36
오호 오랜만이구려.
도서관에서 보내는 세월은 참 잘한것 같습니다.
언제 또 대포나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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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넷
09.03 16:40
더 좋은 길이 있을 것입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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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저도 곧 같은 신세가 될듯합니다. ^^ 화이팅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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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샛별
09.03 19:08
토닥토닥....
언제 공방에 가실 때 저도 같이 한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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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타
09.03 23:52
힘내시구요... 큰숨 함 들이마시고... 찾아보면 다른 길이 보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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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5brj
09.04 07:47
힘내시고, 건강 조심하세요.
토닥토닥. 앞으로 1등은 도맡아놓고 하실 건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