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제 수준을 알고 터키에 냈습니다.

2010.02.15 01:10

minki 조회:1079 추천:1

포닥의 삶이란 사람들이랑 이야기하고 글쓰고 이런게 주거든요. 그리고 자신의 경력이 평가받을 수 있는 방법은 써낸 논문들이 크게 작용합니다. 질도 중요하지만 양도 적당해야하죠.


그래서 박사 졸업이후에는 거의 소설가가 된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러나 그들과 다른 점은 또 학술지에 작은 분량으로 내고 거기서 ok를 받느냐 못 받느냐에 따라서 내 글이 세상에 알려지느냐 마느냐가 갈려집니다. 이때 어떤 저널에 제출할 것인가가 또 중요한데요. 국내/외국, 저명/신생 학술지 등에 따라서 끌어 모을 수 있는 독자수도 달라지고 나중에 평가도 달라집니다.


대부분 프로세스는 딱 논문을 쓸 만큼 연구를 하고 자료를 모은 다음에, 우선은 저명한 외국 학술지에 내 봤다가 3개월 정도 후 답을 받아서 거절당하면 이걸 수정해서 다시 제출할 지 아니면 다른 곳에 보내야 할 지를 판단합니다. 저명한 곳이니 계속 될 때까지 내보는게 어떠냐라고 말씀하실 분도 있는데요. 문제는 "시간"입니다.


포닥의 삶이 워낙 단기계약이 많아서요. 2년 계약이라고 하면 1년은 자료모으고 글쓰고,, 나머지 1년은 그 뒤 직장 알아보는데 소비합니다. 이때 자기 이력서 (이 바닥에선 CV라고 하죠.) 안에 발표된 논문이 한편 더 있냐 없냐에 따라서 큰 영향을 받습니다. 외국은 경력을 우선으로 보기 때문에 논문의 영향력이 (물론 크지만) 그렇게 크지는 않다고 합니다. 누구랑 일했고, 어디에서 일했으며, 어느 대학을 졸업했는냐도 보고요. 미국/영국계 대학 졸업한 박사면 아주 쉽죠.


한국의 경우 조금 이상합니다. 졸업한 대학을 안 본다고 하면서도 왠지 보는 것 같고. 논문의 절대 편수가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심지어는 두사람이 썼을 경우 7:3, 세사람이 썼을 경우 5:3:2 라고 까지 숫자화해서 신입사원(?)의 점수를 매깁니다.


그래서 보통 논문 탈고해서 접수한 다음에 세상에 나올 때 까지 저자가 천재적으로 글을 잘 썼다면 빨라야 6개월이 걸리고, 일반적으로는 1년도 넘게 걸립니다. 저도 작년 여름에 완성한 논문이 작년 겨울에 부족하다고 돌아와서 이걸 같은 학술지에 낼 것인가를 3개월간 아무것도 안하고 고민하다가 오늘에서야 제 수준을 알고 터키에 있는 학술지에 보냈네요. 그곳에 사람들은 나름 국제저널로 봐달라고 하면서 정부에서 열심히 지원을 받고 있는 것 같네요.


이래저래 글이 길어져서 죄송합니다.


글쟁이의 삶은 고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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