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지하철 단상.

2011.06.27 16:45

빠빠이야 조회:777

한달에 너덧번 지하철 7호선을 탑니다.  내방에서 건대입구 까지..

원래는 이틀에 한번꼴로 탔었는데 보고싶지 않은 꼴을 좀 보면서

차를 타고 다니거나.. 비오지 않으면 아예 자전거로 출근을 합니다.

 

7호선에 타면 방송을 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마치 DJ처럼 좋은 목소리로 하루 수고 하셨다 잘가시라..

그러면서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시곤 하는데..

느닷없이 어떤 사람이 소리지르며 욕을 합니다. 개새끼 소새끼 부터 시작.. 방송하는 분에 대한 욕입니다..

욕을 뱉기 시작하면 주위에 사람들이 죄다 빠집니다..

아랑곳 하지않고 욕지거리를 합니다. 정말 멀쩡하게 생겼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 이런짓 하는거.. 두번이나 봤습니다..

 

또 한 명의 멀쩡한 사람도 있습니다.

갈아타야 해서 건대쪽 갈땐 8통 3반에 승차 하는데

이 사람도 항상 거기탑니다.

처음 보았을땐, 중학생 애들과 시비가 붙었습니다.

욕을 하며 왜 자기를 무시하냐고 난리를 칩니다. 경찰서로 가잡니다.

마치 홍해의 기적처럼.. 출근시간임에도 또 주변에 사람들이 쭈악 빠집니다. 

며칠뒤엔가는 어떤 아줌마들과 시비가 붙습니다..

그리고 또 며칠 뒤엔간 어떤 대학생과..

 

그리고..  

하루는 헐떡거리며 막 문이 닫히는 순간 뛰어타 돌아서는데 바로 옆에 그 인간이 있습니다. 헐.  

말을 겁니다. 요즘 돈 백만원 은행에 맡기면 한 달 있으면 이자 얼마 주냐고 묻네요.

좀 어이가 없었습니다만.. 직업의 특성상 누가 뭘 물어보면 꼭 대답을 하곤 합니다.

대답을 듣더니 한참을 뭐라고 중얼거리더니만..

나보고.. 아저씨 죽어봤냐고 합니다. 죽으면 천국에 가냐고 묻습니다.

괜히 떠나는 차 뛰어서 탔단 생각이 듭니다.

미안하다고 했어요. 죽어보지 못해서.. 그래서 잘 모르겠다고..

한참을 횡설 수설합니다.

며칠간 행패 부리는걸 잘 봤었기에 걍 듣고 있습니다.

내방에서 고속버스 터미날은 참 멀더군요.

걍 듣고 있는 제가 재미없었는지 갑자기 홱 돌더니 반대편에 서있는 사람에게 말을 겁니다.

터미널에서 새로운 타겟이 내리더군요.  그 인간 따라 내립니다.  

휴~ 한숨을 쉬면서도 새로운 타겟이 걱정됩니다.

 

다음부턴 8통 3반엔 다시는 타지 않습니다.

 

 

오늘 두 건의 뉴스를 보았습니다.

 

하나는 아이를 만졌다고 페트병으로 노인을 가격하는 아이 엄마의 동영상.  

그리고 또 하나는 80쯤 된 노인네에게 생 욕을하는 20대 남자의 영상..

 

뭔가 정상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본 두 명의 사람들처럼요.

 

요즘 세상 살기 어려운 때문일까요? 에효.

 

 

 

비가 그쳐야 자전거 탈텐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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