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답답해서 하소연..해봅니다.
2011.12.17 00:19
일주일전에 친구를 멀리 보냈습니다.
한달전쯤..통화하는데 아무래도 낌새가 이상해서 무작정 내려갔는데..말기암이더군요.
아직 결혼도 안한..젊다면 젊은 놈이.. 그냥 굳어서 아무말도 못했습니다.
그래도 약간은..치료 희망이 있는 것 같았고..
그리고..정신 없이 바쁘기도 했고..
네..핑계 대는거지요.. 저번주 주말에 전화를 보니 부재중 전화가 열통이 넘게 와 있어서 불길한 예감에 전화했더니
떠났다는군요.
제가 성격이 별로 좋지 못한것 같아요. 맘 터놓고 이야기할 친구가 몇명 없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 하나가 갔습니다.
저번 주는 자꾸 멍해지고. 뜬금없이 눈물이 나서 참 힘들었는데.
이젠 이렇게 그 놈 이야기를 글로도 쓸 수 있게 됐네요.
참 쓸쓸한 장례식이었는데.. 상주가 동생이었습니다.
월요일 발인하고 화장장따라가서 들어가는 거 보고..책 줄려다가 못 준거 같이 태워달라고 하고.. 사진만 하염없이 쳐다보다가.
동생에게 어딘가 봉안하면 알려달라고 했습니다. 중요한 회의도 있고..따라온 친구 2명도 일이 있어서 화장장까지만 갔지요.
그런데 연락이 안되네요. 명함도 주고..몇번이나 부탁했는데.
알려주질 않아요. 처음 며칠은 바빠서 정신이 없나보다..했는데..벌써 일주일이 지나갔네요.
장례식장에 전화해봐도..정보가 없다고 상주 연락처나 이런거 다 폐기했다고 하고..
참 바람같은 친구라서..집에 한번 가본적 없고..부모님 동생도 그날 처음 봤습니다.
부모님이 저희 붙잡고. 바깥에선 어떻게 하고 다녔냐..집에선 통 말이 없었다..라고 그러더군요.
그냥 눈만 보고 통하는 친구였습니다.
친구란게 그런거잖아요. 같이 있으면 편하고. 그냥 개똥철학 이야기하고. 술먹고 추한모습 보여도 다 받아주는..
가고 나서 무슨 의미가 있냐고 하실 분도 있겠지만.
꼭..가보고 싶어요. 친구들이랑 찾아가서..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술도 한잔 따라주고 싶고..
그렇게 좋아하는 담배도 한가치 피워주고 싶고.
그냥 앉아있다 오고 싶고..
눈물나네요.
방법 없겠죠..?
명함 주면서..같이 명함 달랄까 하다가..혹시 명함이 없거나 하면 좀 그럴까봐. 암말 안하고..
몇번이나 알려달라고 당부할때도, 친구 휴대폰에 우리 번호 저장돼어 있다고 걱정말라고 했었는데..
알려주기 싫었나 보다. 그냥 내가 생각 못하는 그런 사정이 있나보다...하고 생각하다가도.
마음이 너무 휭..하네요.
뭐라도 하나..물건이라도..장소라도..있으면.
거기 왔다 가려니..거기 마음이라도 있겠거니..하고 찾아가보고 싶은데.
슬픕니다.
하소연이네요..
케퍽분들..친구 자주 보시고..즐거운 추억 많이 많드세요..빈자리가 너무 큽니다..
친구들끼리 모여도..그놈 빠진 빈자리가 자꾸 보일것 같아서.. 미리 겁부터 납니다.
기다리시면 소식이 있을껍니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