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각 수업 열 두번째...
2012.03.01 03:00
수요일 오후... 오늘도 전각을 배우러 갔습니다.^^
오늘은 지난 주에 새긴 걸 찍어보는 날이고, 새로운 포치를 하는 날입니다.
이게 오늘 완성한 겁니다.
[구장지인 - 胊長之印]이라는 글자입니다.
지난 1월, 심심해서 미리 같은 글자를 새겨본 일이 있습니다.
오른쪽의 검은 색이 그 때 새긴 것이고, 왼쪽의 붉은 색이 오늘 새긴 겁니다.
그 때도 무척 열심히 포치하고 새긴 건데, 지금 비교를 해보니 정말 차이가 많이 나네요.
그만큼 실력이 늘었다는 증거일까요? ㅎㅎ
인장을 새긴 거니까 붉은 색으로 찍어보았습니다.
사진이 작아서 잘 모르시겠지만, 위의 것을 먼저 찍고 나서 거의 삼십분 정도 수정을 한 다음 다시 아래것을 찍었습니다.
실제 찍은 걸 보면 차이가 큽니다. ㅋ
그리고 오늘 포치한 글자입니다.
[군곡후인 - 軍曲侯印]이라는 글자입니다.
사실은 이것도 미리 포치를 해서 가져갔습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 보시더니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포치는 글자만 봐서는 안 됩니다. 여백을 보세요. 여백을 볼 수 있어야 제대로 포치를 할 수 있습니다.
검은 색 여백을 보면 어디가 잘못되었는지 보일 겁니다."
그런데, 이 말을 듣고 다시 들여다 보면서 정말 놀랐습니다.
아무리 들여다 봐도 어디가 잘못되었는지 모르겠는데, 전체적으로 보면 많이 잘못되어 있어서 고민이었거든요.
그런데 선생님 말씀을 듣고 여백을 보니 사방팔방에서 잘못된 부분이 마구 튀어나오는 겁니다.
결국 거의 새로 하다시피 다시 했습니다.
오늘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여백을 보라."
전각이든, 삶이든, 일이든...
지금 하고 있는 것에만 매몰되어 살면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거라는...
지극히 쉽고 평범한 이야기를 오늘 새삼스럽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오늘 이후로 저는...
나를, 주위를, 세상을 보는 시각을 바꾸려는 노력을 많이 할 생각입니다.
전각에서 인생 하나를 새로 배웠습니다.
"여백을 보라" 이 말 하나로...
그동안 전각에 들인 시간, 돈... 그 모든 것들이 전혀 아깝지 않습니다.^^
코멘트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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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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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배
03.01 06:51
여백....
되지 않게 사진이 취미이다보니..
꽉찬 답답함 보다 여유있는 공간의 빈듯한 그 여유가 오히려 더 많은 이야기를 주더라구요..
좋은 말씀에 저도 또 한번 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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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저 역시 가끔 카메라를 들고 나가기는 합니다만
사진을 취미로 하기에는 여러모로 힘들다 보니
그냥 가끔 찍는 걸로 만족하려고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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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취미를 만드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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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정말 이 돌새김 취미는 평생 친구가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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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ch
03.01 08:36
전각에도 인생이 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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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든 인생이 없겠습니까?
다만 이번에 새삼 느끼게 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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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3.01 15:03
미쿡서 운전 배울때 샘이 하신 말씀.. 운전은 차를 보고 하는게 아니고 공간을 보고 하는 거다. ( '')
그런데 많은 경우 그게 맞는 말이지만, 차도 열심히 봐야 하더군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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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은 일단 다른 차를 먼저 보는 게 기본 아닐까요?
그 차와 내 차 사이의 공간을 보는 것도 당근 중요하고...
차선 변경하려면 뒷 차, 옆 차선의 공간도 보아야 하고...
음... 볼 게 많아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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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넷
03.01 17:05
이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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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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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글이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