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엄마가 보고 싶습니다.

2010.03.23 00:15

쌀알 조회:890 추천:3

체질적으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수년 전까지만 해도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지키기 어려운

시간 약속이라고 생각할만큼 아침에 일어나는 것을 힘들어했습니다.


물론 지금도 아침에 일어나는 게 쉽지는 않지만요.


그런데요


인생을 살아 오면서 제가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이 행복하다고 느꼈었고

즐거웠으며 마음 따뜻해지는 순간이라고 기억하는 시기가 있었습니다.


국민학교에 들어가기 전이라고 기억이 되는데요

성북구 장위3동 제일은행 앞에 있었던

저희 집은 부엌에 쪽방이 하나 달려 있었습니다.


혼자 잘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고

그 쪽방을 제방으로 정해주셔서

혼자 외롭고 무섭다고 느끼며 잠을 청했던 기억이 납니다.


무섭고 외로워도 길고 긴 밤이 지나 꿈나라에서 돌아오고

아침 제 방 들창으로 햇살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제 방에 오셔서 이불속에 함께 누우셔서

동화책을 읽어주시며 저를 깨우셨던 어머님을 기억해봅니다.


그때 읽어 주셨던,


소공자, 소공녀, 걸리버 여행기, 허클베리 핀의 모험, 그리스 신화 등의 이야기들은

아직도 귓가에 들리는 듯 합니다.

(혹시 딱따구리 그레이트 북스를 아시나요?)


나이가 들고 그 당시 어머님의 나이가 되었을만큼 장성했지만

아직도 어머니가 그리운 건


제가 아직도 마마보이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하네요


오늘은 돌아가신 어머님이

무척 보고 싶네요.


제발 결혼해서 손주좀 보고 싶다고들 하시는

친구들 어머님의 잔소리가 저는 참 부럽습니다.


참으로 인생무상입니다.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공지 [공지] 2025년 KPUG 호스팅 연장 완료 [9] KPUG 2025.08.06 21144
공지 [공지] 중간 업데이트/ 다시한번 참여에 감사 드립니다 [10] KPUG 2025.06.19 46049
공지 [안내의 글] 새로운 운영진 출범 안내드립니다. [15] 맑은하늘 2018.03.30 58763
공지 KPUG에 처음 오신 분들께 고(告)합니다 [100] iris 2011.12.14 481817
29823 후임 이 입사를 했습니다. [6] 인간 12.15 44
29822 부산 가족여행 외 [5] updatefile 인간 12.14 58
29821 제 옷과 강아지 옷.. [7] file 아람이아빠 12.13 56
29820 AI... 대세라는데 저에겐 너무 어렵네요. [3] 엘레벨 12.13 51
29819 수능 성적 발표일 [4] 해색주 12.05 126
29818 Belkin WEMO가 없어진다고 합니다 [10] 왕초보 12.02 131
29817 10만원 이내 즐거울만한 기기 [12] 해색주 11.29 197
29816 투자들 하시나요? [6] 해색주 11.23 164
29815 셋째 수능이 끝났습니다. [6] 해색주 11.23 127
29814 수능은 우리에게. 대한민국에게 무엇일까요 ? [10] 맑은하늘 11.14 166
29813 커피 원두 바꾸었습니다. [15] 아람이아빠 11.09 186
29812 토요일 아침 5시에 눈이 떠지다니... [8] Electra 11.08 174
29811 대만이 온다.. 라는 유튜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4] 왕초보 11.05 172
29810 서울 본가 TV에 별이 일곱개 생겼다고 합니다 [21] 왕초보 10.28 301
29809 34인치 모니터 질렀습니다. [13] 해색주 10.20 285
29808 이번 추석은 버라이어티 했습니다 [8] file 바보준용군 10.11 531
29807 벌써 추석이네요 [5] file 해색주 10.07 250
29806 강아지 추석빔...2 [11] file 아람이아빠 10.02 270
29805 나랏말싸미 듕국에.... [6] 인간 09.28 308
29804 강아지 추석빔.. [12] file 아람이아빠 09.21 320

오늘:
16,873
어제:
11,130
전체:
18,558,8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