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 도시 시드니 구경 한번 하시죠.
2016.06.02 16:55
B급 도 시 시드니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시드니가 재미있는 건 다양한 문화를 볼 수 있고, 그 수준이B급 정도는 되기 때문입니다. 3대 미항의 하나이고, 호주에서 가장 큰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시드니인데 B급이라니 의아하신가요? 한국 처럼 맛난 A급 불고기 집은 없습니다. 하지만 호주의 다른 지역은 E나 F 수준의 음식이 나오는 곳이 허다하기에, B 급 한국 음식 집이라면 감사하고 먹어야죠. 일식도 B급, 중식도 B급입니다. 아… 가격은 특 A 급이네요.
놀이동산을 가도 마찬가지 입니다. 시드니에서 가장 유명한, 아니 하나 밖에 없는 놀이 공원인 루나파크! 정말 작고 별볼일 없는 곳이죠…. - _
-;; 여기서 얻은 경품들은 더 어이가 없는데요, 눈깔 안경 두 번 만지니 오른쪽 눈깔 빠져 나오고, 쓰려고 하자 마자 다른 한쪽 눈알도 떨어지더군요. 놀이 기구들은 얼마나 조잡한지;; 실제로 만들어 진지 오래되긴 했는데, 그 뒤로 수 십년 동안 발전이 없습니다. 설마 이걸 전통이라고 변명할 샘은 아니겠지……
사진을 보십쇼. 아니, 무슨;; 입구 부터 뭔가 이건 아니다... 하는 느낌이 팍팍 들지 않나요?
최근 시티에서 하는 Vivid Sydney 라는 행사가 있는데 여기서 하는 불꽃놀이나 레이져 쇼 등등이 뭔지 모를 B급 냄새를 풀풀 품깁니다.





훗…. 그러나 과연 그것 만 B급 일까요? 서비스도 마찬가지 입니다. 자동차 고치는 사람, 운전수, 배관공 등등 뭔가가 허술합니다. 시티 외곽으로 가면 더욱 그런데, 만들다 만 집들도 있고, 정말 폐허 같은 곳에 치과가 있고 뭐 그런 경우가 있습니다…… 고칠 생각이 없는 거죠…… - _ -;;
B급 상상력으로 만든 B급 제품 한번 보실까요?

당시 고가였던 무려 Via 칩셋을 재활용해서 만든...... 상자(??) 입니다. 뭐를 넣기에는 좀 애매한 크기라서 어디다 쓸지는 모르겠습니다. 쓰다 남은 지우게나 병뚜껑 이나 담을 수 있겠네요.
오랜만에 사운드 블라스터도 보고 즐겁긴 했습니다만, 명함이 라면서 콘프로스트 씨리얼 박스를 잘라 만든 종이 쪼가리를 주는 이 할아버지는 과연 이걸로 어떻게 돈을 벌까... 하는 의문이 계속 들더군요.
뭐, 좀 완벽하지 않을 수도 있긴 합니다. 다 사람이 하는 일이니까요. 그리고, B급이라도 그럭저럭 어울려서 살다 보면 밖에서 볼 때는 A급 도시 같아 보이는 착시 현상이 일어나기도 하나 봅니다.
코멘트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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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날다
06.02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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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산왕
06.08 09:27
저도 B급이라 왔습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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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준용군
06.02 20:22
대한민국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않다는게 함정....-_- -
이거 정말 가내수공업이군요.
동남아 길거리 좌판에서나 보는 걸 호주에서 볼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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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6.03 01:45
flea market 같은 곳 가보시면 훨씬 더 황당한 것도 많습니다. 동네에 square가 많은데, 어쩌면 영국 영향인 듯 하고요, 이런 square들 중에 가끔 (이지만 정기적으로) flea market이 열리기도 합니다. 보통 white elephant 라고 써붙여 놓죠. 나한테는 쓸모없는 물건이지만 다른 사람에겐 쓸모있을지 모른다 뭐 이런.
이 white elephant가 호주에선, '보기엔 그럴듯 하지만 전혀 쓸모없고 덩치만 큰 말하자면 애물단지 쓰레기'를 뜻하는 반면, 일부 동남아 국가에서는 매우 중요한 인물을 뜻하기도 한다네요. 그래서 옛날에 호주 수상이 동남아 순방을 할때인가, 신문에 white elephant가 왔다 라고 기사가 떴다는데 호주 사람들이 모두 동의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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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산왕
06.08 09:26
조만간 가보려고요. 근데 제가 보통 토요일날 시프트가 있어서 일 끝나고 가면 끝날 시간이라서... - _ -;;
호주는 수요 공급에 따라 가격이 급등락 하는 곳 같아요. 저도 Flea 마켓 같은 곳에서 보스 정장 제킷 200불 짜리 5불에 구입했습니다. 끝날 때 갔더니 다들 가지고 가기 귀찮아서 막 던지더군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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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6.09 03:18
저는 정장까지는 아니어도, 크리스마스 직전에 시장에서 바나나 1불어치랑 망고 1불어치를 샀는데.. 갖고가는데 매우 고생한 기억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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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딩때 기술선생님 께서 국비유학생 (아마..거의 호주유학 1세대였던걸로 기억) 출신이라 호주 는 몰라도 시드니 이야기는 귀에 딱지생길정도로 들었었습니다.(죄송하게도 성함은 이제 기억 안나네요.... 쩝) 악어와 캥거루 뱀(?) 등이 자유롭게 (?) 돌아다니는 나라.... 어린맘에 무섭기도 하고 호기심도 생기고...<br /><br />호주 하면 오페라하우스 껍대기(?) 외에는 몰라는데 재미있는사진 잘봤습니다. ^^
오..... 저 같은 사람도 저기 가면 최소한 B급은 넉넉하게 할 수 있을 거 같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