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릴레이]딸에게 쓰는 편지

2011.02.08 17:46

노랑잠수함 조회:1019 추천:1

앞으로 가끔 관련된 글을 쓰게 될 것 같아서...

제목을 수정했습니다~

 

최근에 읽은 책이 있습니다.
박유상님의 [남자 삼대 교류사]입니다.

이 책의 뒷 부분에 윤여준님이 군에 간 아들이 훈련소에서 군사교육 받는 기간동안 쓴 편지 형식의 일기를 소개한 부분이 있습니다.
책의 전체 내용도 좋았습니다만, 아들에게 보내는 아버지의 편지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아버지가 쓴 편지를 받은 아들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겠죠?

 

전 뭐, 나중에 군대에 갈 아들도 없지만 말이죠.
그래도 올해 5학년 올라갈 딸이 하나 있습죠~


나도 내 딸 수민이에게 편지를 써봐야겠다고 맘 먹었습니다.
그리하여 어제 밤부터 편지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봤자 달랑 하루 지났을 뿐이고, 편지도 한 통밖에 안 됩니다만, 어쨌든 쓰기 시작했습니다.


당장 보여줄 것도 아니고 나중에 시간이 지난 후에야 보게 되겠지만, 딸에게 편지를 쓰려니 무척 쑥스럽네요.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허둥지둥 몇 줄 적었습니다.


워드프로세서를 열어서 썼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다지 맛이 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검정 잉크를 채운 만년필을 꺼내고, 오래전 구입했다가 아직 한 페이지도 쓰지 않고 보관만 하고 있던 얇은 몰스킨 노트 한 권도 꺼냈습니다.
이 몰스킨 노트가 만년필로 글 쓰는 맛이 제법 그럴듯 합니다.
펜 촉이 종이를 긁는 사각거리는 느낌도 좋고, 미색의 반질거리는 종이질감도 느낌이 좋더라고요.


워드로 작성한 걸 열어두고 다시 노트에 베껴쓰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쓴 글을 다시 베껴쓰는 것도 좀 이상하긴 하지만...
이젠 손으로 글을 쓰는 것보다 타이핑을 하는 게 습관이 되어놔서...

 

어쨌든...
이 노트가 다 채워지면 똑같은 노트를 또 한 권 사서 쓸 겁니다.
매일 쓰겠다는 거창한 계획을 세우긴 했습니다만, 어떤 날은 깜빡 잊고 넘어가기도 할 것이고, 쓸 말이 없어서 건너 뛰기도 하겠죠.

그래도 편지를 쓰는 동안은 내가 내 딸 수민이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고, 그렇게 내 딸 수민이에 대한 내 사랑, 나를 사랑하는 수민이를 느끼는 귀한 순간이 될 것입니다.


조금씩 채워갈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습니다.

 

2011년 2월 7일...
내가 내 딸에게 보내는 첫 편지를 쓰기 시작한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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