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을 겪고나서... 이전 경험들이 생각나네요.
2016.09.13 01:08
오늘 오후 7시50분 경... 평소에 라디오를 켜놓고 있는 터라... 경주에서의 지진 속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오후 8시33분 경... 뭔가 흔들림을 느꼈습니다. 내가 요즘 감기 기운도 있어서 현기증인가 하다가 PC 모니터를 보니, 27인치라 건들거리는 게 심했습니다. 순간적으로 모니터 떨어지기 전에 잡아야겠다 싶어서 일단 잡고 나서 생각해보니, 지진이다 싶었습니다. 10초 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서 지진이 멈추고 옆 동네 들어가봤더니. 지진 내용으로 도배되어 있더군요. 다들 지진을 느끼고 놀랐나 봅니다.
제가 사는 곳은 성남의 오래된 아파트 5층짜리에서 3층입니다. 경주에서 성남까지 꽤 먼 거리인데도 이 정도라면, 경주는 박살났겠다 싶더군요. 경주하면, 불국사, 석굴암 등 많은데... 내일 날 밝으면 균열 간 곳에 대해 보도가 나오겠다 싶더군요.
그건 그렇고... 2005년 첫 해외여행을 일본으로 갔습니다. 1달 정도의 일정이었는데... 7월23일로 기억합니다. 시간 대는 기억이 안 나는데, 낮 2~3시경이 아니었을깔 합니다. 오다이바 (인공섬)의 텔레콤 센터라는 빌딩에 들어갔는데... 뭔가 볼 게 있다고 하는데, 없어서 꼭대기인 20층으로 올라갔습니다. 역시 아무 것도 없더군요. 그런데, 바닥이 흔들리는 겁니다. 가만히 서 있으면 쿵 하고 넘어질 것 같은 흔들림... 복도를 왔다갔다 뛰어다니면서 정말 놀랐습니다. 1분도 넘는 시간인 듯 했는데... 실제로는 10여 초 정도였겠지요. 저만 놀란 것 같고, 주변 사람들은 아주 침착하더군요. 옆에 있던 일본인 경비원에게 물어봤는데... 내려가도 괜찮겠냐고 하니까... 일본 건물은 이 정도 지진에 안전하다고 걱정말라고 하더군요. 엘리베이터 타기가 무서워서 계단으로 20층에서 내려왔는데... 유리카모메는 물론이고, 도쿄 지하철과 신칸센까지 모두 2시간 넘게 운행 중지가 됐더군요. 덕분에 오다이바에서 유리카모메 이용을 못하고, 그냥 걸어다녔습니다. 1일 이용권 샀는데... 아깝...
일본 여행을 그 이후로 몇 번 더 갔지만, 지진과 만나지는 못했습니다. 이번 1월 말에 후쿠오카, 쿠마모토, 나가사키, 벳푸 등을 거치는 여행을 다녀왔는데, 눈이 거의 안 온다는 큐슈 쪽에 폭설이 내린 날이 후쿠오카 공항에 도착한 첫 날이었습니다. 거센 눈발을 맞으면서 일본 3대 성이라는 쿠마모토 성의 멀쩡한 마지막 모습을 봤는데... 이번 4월 규모 7이 넘는 대지진이 와서 쿠마모토 성벽과 기와가 무너져내리는 화면을 보니 안타깝더군요.
2015년 3월23~25일 대만 타이중으로 2박3일 여행 갔습니다. 3월23일 저녁 잠자리에 들려는데, 침대가 부르르 떨리는 겁니다. 그러다가 좀 더 세지면서, 횡으로 움직이더군요. 10여초 간 이었을까... 지진 같아서, 바로 TV를 켰습니다. 대만 동부해안에서 지진이 났다고 하더군요. 중국어만 나와서 알아먹기 힘들어서 채널을 돌렸더니, NHK가 나와서, 다행히 좀 알아들을 수 있었습니다. NHK에서는 대만 동부 지진이라고 안하고, 오키나와 서남쪽 지진이라고 하더군요. 대만도 지진이 많이 나는데... 지진 많이 난다는 일본을 여러 번 다녀온 터라, 대만에서는 전혀 예상도 못했던 일이었네요.
그 이후로 처음 느끼는 지진인데... 무섭네요. 수도권은 그나마 지진에서 좀 안전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정도 지진을 느낄 거라고는 예상도 못했네요. 수도권이라도 고층 아파트 살면 안되겠다 싶네요. 다들 많이 놀라셨겠죠? 어머니께 전화드렸더니 탁구장에서 운동 중이라 전혀 몰랐다고 하시고, 지인들 전화해보니, 샤워 중이라 몰랐다 등... 연락을 돌려봤지만, 주변 사람들 중에서는 저만 느낀 것 같네요.
그나마 수도권에서 살고 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해야할까 싶네요. 단층대가 포항, 경주, 대구, 울산 쪽이라고 하니... 그 쪽 사시는 분들은 잠도 못 주무실 것 같네요.
저도 헷갈리는 것인데... 다들 섞어서 쓴다고 하더군요. 기자조차도... 언젠가 JTBC뉴스에서 보고 나서 이젠 확실히 알게 된 것이, 지진의 진도와 규모입니다.
"규모"는 절대적 수치라고 하더군요. 이번 경주 쪽 지진의 규모는 첫번째가 5.1, 두번째가 5.8입니다. 그에 비해 "진도"는 상대적 수치라고 하네요. 진도5~6부터는 상당한 피해가 있는 정도, 진도2은 진동을 느낄 정도 이런 식이더군요. 참고로 이번 지진에서 경주지역은 진도6, 부산지역은 진도5, 서울은 진도2 정도라고 하더군요. 진도는 지진 진앙에서 거리가 멀수록 진도가 낮아지겠죠.
코멘트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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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날다
09.13 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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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
09.13 19:15
그래도... 원전은 없으니, 그 쪽보단 좀 낫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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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
09.13 09:46
경주지진이 무서운건 원전에서 거리가 아닐까 합니다. 진앙지에서 30km 내외에 한개도 아니고 여러개의 원전이 존재한다는..... 그 원전에서 우리집이 대충 30km 이내라는 게 불안감을 증폭시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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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
09.13 19:16
그 쪽이 무서운 게... 원전이 있다는 것이죠. 일본 사례를 보면, 반경 30km 내에는 사람 살 수 없는 곳이 되어버리는데... 그 반경에 울산, 부산 다 들어가고, 50km 정도로 넓히면, 포항, 대구, 경산, 양산 등도 다 들어갈 정도니까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전엔 부산이 언제라도 살고 싶어지는 곳이었는데... 그 이후로는 아니다 싶다라고 바뀌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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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대로
09.13 16:49
근데 원전 최적지가 경주라서 경주에 원전건설 된게 참 거시기 하네요
경주는 도시 전체가 박물관급인데요
함부로 내땅이라도 못 파헤친다는데
더구나 경주가 과거 진도7 비공식 최고 지진 난곳이라는데 원전은 내진6설계
이번 지진 5.8 어째 으시시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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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
09.13 19:17
그 땐, 그런 지진 안 난다고 생각하고 건설했을 것 같네요. 내진설계만 제대로 하면 문제없겠지? 였겠죠.
충남 홍성에서도 지진이 일어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는 걸요?
중부 내륙이라도 위험합니다. 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