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일단은 살아가고 있습니다.

2021.05.06 22:08

Lock3rz 조회:305

안녕하세요. Lock3rz입니다.

오랫만에 짬이 나서, 케퍽에 흔적 남겨 보아요.

요근래 직장인 사춘기가 왔는지... 하루하루가 숨가쁘네요.

사춘기 감성으로 토해냈던, 혼잣말을 남겨봅니다.


새벽 감성에 바스러져, 꼬꾸라지듯 썼던 글이라

반말이기도 하고, 보시기에 좀 불편할 수 있어요..


밝고 재밌는 글은... 또 추후에 시간이 나면 이따끔씩 올려보겠습니다.


막상 옮겨적고 보니, 케퍽에 먹칠하는 느낌이라 좋지는 않네요.


백스페이스를 반쯤 눌렀다가... 무모함을 감수하고 등록 버튼을 눌러봅니다.


---

<오늘도 잘 넘기웠다>


그냥 눈 붙이고 자기엔, 너무나 벅차서 주절주절 해본다

여기만 바라보고 일년동안 취준했는데

누가 그랬지

취직 하기 전엔 죽도록 들어가고 싶은 곳이 직장인데

취직 하고 나선 죽도록 나가고 싶은 곳도 직장이라고


고달프고 초조했던 취준 시절을 어찌어찌 넘기고

부서배치 경쟁도 어찌어찌 넘겨서 가고싶어 했던 부서로 배치 됬지


감사하게도 부서분들은 모난 분이 없으셔

돌eye 총량의 법칙이라고, 주번에 없다면 그게 바로

'나'

라고 했던가

그런 생각도 문득 들고


부서분들이 괜찮아도, 업무로 맞닥뜨리게 되는 사람들은 또 다른나라 이야기

발벗고 나서서 '함께' 업무를 해결해 주시는 분들도 많지만

햇병아리를 요리조리 요리해서 꿀꺽 삼키는 사람들도 많아

이런 것에 아무렇지 않을 수 있는, 그런 모진 덤덤함이 아쉬워.


거의 만성이 되어가는 야근

하루 왠종일 처리해도 업무는 끊이지 않고, 야속한 정신력만 닳고 닳아

다음날 아침에 몇분 보면 해결될 일을, 수십시간 붙잡고 있던 나에게

화조차 나지 않네

그나마 야근비 나오는 회사라고들 위로해주지만

안받고 안하고 싶은게 솔직한 마음


여기저기 출장도 다녀오다보면

52라는 숫자는 금세 한계치로

빚독촉 같은 근무제한 문자에

출장 못가겠다 했더니,

뭐 했길래 근무시간이 다 찼냐는

푹 찌른

끝이 뾰족한 물음표 하나

글쎄요. 제가 뭘 했나요.


야근하면 무능한 거랬나요

무능해서 죄송합니다


아직 내 이름으로 떨어지는 긴급업무 한건 없건만 왜 이렇게 바쁘지

야속한 네글자

업무목표에 올라간 업무는 어디 저 구석탱이로 사라져버렸나

내 R&R도 아닌 업무 눈탱이 맞아 오늘와서 내일 퇴근하기 다반사

저번에 눈탱이 맞아 본게 잘못이라면 잘못이지

저번 눈탱이 맞아봤으니 이번에도 맞아보란다

요리조리 처낼 수 있는 영악함이,

내겐 너무 목마르다.


'비'참해지고

'교'만해지는게

'비교'라는데

잘 웃고, 여유 있고, 자기일 척척해내며

인정받는 또래들

동기들 보면 한없이 부러움만


퇴근하고 썰렁한 원룸 한켠에

털썩 쓰러지듯

퀭 한 얼굴로 밀린 빨래들 개키며

제어 불가능한 분노가 그대로 날 집어 삼키면

왜 화나는지도 모른채

광기가 눈가에 맺힌채

그냥 그렇게

그대로 바스러진다


그래

그냥 이렇게 넘기우는게 삶이겠지

그냥 이렇게 살아지는게 삶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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