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님 잠자리에 갔다 왔습니다
2011.06.07 10:45
저세상 간 분 잠자리에 오래 있는것도 거시기한 일이기에 문안 인사만 아침에 드리고 왔습니다.
1. 지도를 정확하게 확인하고 간 것은 아니기에 대충 '부산쪽에 있겠거니'하고 갔는데 왠걸. 창원 바로 옆이더군요. 열심히 돌고 돌아서 갔습니다.(참고로 '똥고집'으로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받지 않고 갔습니다.)
2. 위대하신 'New' XXX당에서는 이 동네가 무슨 아방궁을 낀 폼나는 시골 전원 주택가라고 떠드는 모양인데 왠걸요. 그냥 농공단지 뒤에 있는 평범한 마을에 불과합니다. 말 그대로 20여가구쯤 되는 작은 마을에 불과합니다. 아방궁은 얼어죽을. 그냥 '스몰빌'입니다.
3. 통장님의 댁... 사실 너무 작은 집은 아닙니다. 하지만 대충 '10억쯤 재산 가진 사람이 노년에 고향에서 은퇴해 살만한 집' 크기는 됩니다. 오히려 그 앞에 있는 경비동이 더 커보일 정도입니다.
4. 쇠판을 이불 삼아 주무시는 통장님의 빈 자리가 아쉬운 것은 가카의 폭정 때문만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 아쉬움은 앞의 논을 볼 때 떠오릅니다. 통장님이 살아 계셨다면 그 논에 새로운 유기농업을 시험하며 개방과 무한 경쟁에 휘말인 농업의 미래에 조금이나마 밝은 빛을 보여줄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가카에게 '낙동강 삽질하지 말고 그 돈으로 유기농업이나 제대로 지원해라'는 쓴 소리를 하고, 강달프와 유기 농업이 우리나라 농업의 미래가 될 수 있는지 막걸리 한 사발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었을지도 모릅니다.
저도 지난달에 다녀왔습니다. 2주기 전 주에...
아기 업고 천천히 묘역 앞 돌판을 읽으며 지나가는데... 계속 눈물이 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