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星)이 없는 유년.
2010.07.14 23:06
어릴 때. 도시에서 살았지만 가끔 저녁끼니로 개떡을 먹었습니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었고 한 달이나 두 달에 한 번 꼴이었지요. 이게 쌀이나 보리의 껍질을 벗기고 알곡을 도정한 가루를 반죽해서 쪄먹는 떡이여서 아무 맛이 없고 굉장히 꺼칠한 음식입니다.
지금 어릴 때 병약했다고 말하면 누구도 믿지 않습니다만 특히 어릴 때 잘 채해서 어머님이 사흘에 한 번 꼴로 명치를 훍어 내려야 했습니다. 손가락을 목구멍에 넣어 먹은 것 없는 음식을 토하기도 하고 증상이 심하면 소금을 한 주먹씩 털어넣고 물을 마셨지요. 그러면 구토와 함께 위액이 나오고 속이 편해지고는 했습니다.
문제는 개떡을 먹고 불안한 마음에 잠이 들었다가 깨면 모두 잠든 밤, 금방 토할 것만 같지만 가족을 깨우지 않으려고 틈새를 어렵게 비집고 나와 마루에 누우면 별빛이 우루루 머리에 이마에 쏟아져서 늘 보는 밤풍경이 무서웠습니다. 나를 꿈에서 현실로 이끌었던 구토감은 흔적도 없습니다. 은하수가 어두운 하늘을 사선으로 가르며 흘러가고 있어서 한 여름이 아니면 추웠습니다.
만일 제가 100/1만큼이라도 사람의 자격이 있다면 그 별빛, 그 은하수가 나를 사람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6개의 별똥별이 동시에 떨어지는 광경도 보았지요. 철은 없었지만 그런 평범한 공간 속에서 겸손과 자부심이 무엇인지 더불어 느꼈다고 생각 합니다.
이제 초등학교에 입학한 학부모와 잠시 대화를 할 시간이 있었습니다. 연휴기간에 아들을 잠시 시골에 보냈는데 다음 날 시골에 내려가서 아들을 보니 피래미를 잡느라고 반도를 끌고 시냇물을 종일 쏘다녀서 온 몸이 풀잎에 쏠려 대일밴드 내복을 입었는데 그렇게 행복해 하는 모습은 본적이 없다는 이야기. 누구나 추억이 있는 이야기. 그래 사실 그게 바른 교육이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지요.
나이 15세 이하는 자연에서 살고 즐기는 방법을 배우고 그 이후에 사랑을 배우게 해야 한다... 이런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잠시 했습니다. 오늘 날의 교육이 사람을 말살하는 전제주의를 우리의 어머니들이 백화점에서 우산을 고르는 만큼이라도 신중하게 생각하고 거부권을 행사했다면 적어도 우리 사회가 이렇게 역사의 여울을 거슬러 가는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말도 했지요.
누구나 고민하는 이 문제는 사실 정답이 있습니다. 더불어 가고 친구를 만드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자신조차도 믿지 않는 사회에서 누가 고개를 들고 공해로 찌든 하늘에서 푸른 별빛을 보기를 원할지는 모르겠습니다.
별을 보기 원합니다.....
아니 고개 들어 하늘을 보기 원할지도...
그나마 발에 걸리는 수많은 세상의 돌들을 피하느라 고개 들지 못함 때문이라고 애써 달래봅니다...
내일은 아니 오늘 밤이라도 창밖으로 머릴 내밀어 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