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 글이 나와서 올려봅니다.
2021.03.13 00:08
저는 목공일을 좋아하지도 잘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시골에서 살때에는 사람도 귀하고 대부분 건축일을 알기 때문에 옆에서 지켜본게 있죠. 저희 아버지는 소방설비 시공하는 일을 하셨는데요, 하청의 하청일을 하셨지만 제게는 별달리 일을 알려주신 거는 없었습니다. 저도 문과 계통이고 손재주가 없어서 그러신 건지도 모릅니다. 아뭏든 농사던 집안일이던 시키는 일이나 하던 제가 얼마 전에는 유튜브를 보고 욕실 변기 시멘트도 간단히 정리할 수준이 되었습니다. 역시 돈이 없고 닥치면 검색하고 배워서 하게 되는구나 그런 생각 말이죠.
화성에 내려가서 가끔씩 이런 저런 일들을 했는데 3년전에 대대적으로 차고를 만들었습니다. 매제가 원래 나무로 집을 짓는 일을 했는데, 꼬박 3일을 일해서 정말 탄탄한 차고를 짓더군요. 제대로 된 차고를 지으려면 정말 많은 노력이 들어갔는데, 가장 기억이 남는 것은 바로 그때 썼던 다양한 공구들입니다. 대부분의 목공 공구들은 무선으로 되어 있고, 피스못 박는 것 말고는 다 무선이더라구요. 아, 전기톱날 돌리는 거는 유선이었군요. 그때 이런저런 공구들을 보면서, 역시 우리 나라는 장비빨이야 멋지게 이런 공구들 쓰면서 화성에 내려가서 살고 싶다 그리 생각했죠. 3일 정도 죽어라 보조 일을 했더니 이제 장비들이 어느 정도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이런 종류의 일을 우리들은 "대목"이라고 부른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며칠 지나서 아니 2주 지나고 나서, 아내가 큰애 목공 수업에 같이 가라고 하더군요. 큰애가 학교 생활 하는데, 도움이 되라고 아빠와 함께 하는 목공 수업을 가라고 하더군요. 저야 물론 바로 가겠다고 해서 그날 갔더니 몇 주전에 봤던 장비들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같은 조에 속해 있던 분이 장비를 참 잘다루시길래 보니까 그 분은 금속 세공하는 분들이라 비슷한 장비를 많이 다룬다고 하시더군요. 음, 역시 전문가는 장비를 얼마나 잘 다루느냐가 중요하구나 생각이 들었더군요. 이런 것을 보고 "소목"이라고 부른다고 하더군요.
부서에서 같이 일하는 분이 소목에 관심이 많아서 개인적으로 수업도 듣고 하는데, 장비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 하시더군요. 저는 뭐 사는 것을 요즘에는 꽤 싫어하는 성격이고 집에 뭔가를 둘만한 공간조차 없습니다. 그래서 목공 같은 거는 관심 없고 나중에 화성 내려갈 때에는 목공이랑 전기는 좀 배워보려고 합니다. 아직은 좀 여유롭게 편하게 살고 싶네요. 다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코멘트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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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산왕
03.13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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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준용군
03.13 10:10
목공을 취미로 하시는분들 이야기를 들어 보면...개미지옥이라고-_-....전동공구 비쌉니다 -
늘푸른나무
03.14 19:32
저도 목공에 전문가는 아니지만~ 공구에 빠지시면 또 그 매력이 차보다 더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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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충전식 드릴, 임팩 드라이버, 4인치 그라인더 영입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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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조국
03.17 09:23
ㅎㅎ 공구가 오디오 만큼이나 나라 말아먹는(!) 취미라고들 하지요. ^^ 저는 옛날에 이 동네 Kragen이 처음 가게 열때 스페샬로 판 2.99 짜리 rachet 하나 가지고 대충 다 떼웁니다.. 이사가는 선배가 주고 가신 유선 전동드릴 하나 있네요. 아주 유용하게 가끔 씁니다. 그래서.. 할 수 있는 일이 매우 제한되요. 다행히 집이 그리 큰 문제를 안 일으키고, 못 고치는 문제는 일단 눈감고 있는 걸로. 인건비도 인건비지만 요즘엔 아예 사람을 구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코로나로 집수리가 붐이라네요.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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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색주
03.17 12:17
아파트면 왠만한 것들은 다 갖춰져 있기 때문에 그럴 필요가 없지만, 시골이야 목공과 전기를 모르면 고생할 일이 정말 많죠. 그리고 목공이야 간단하게 문도 만들고 집 수리할 것도 많은데 아무래도 공구의 도움이 필요하죠. 공구를 빌려주는 컨셉도 쉽지 않을테고, 나중에 언젠가 내려가서 살게 되면 미리 배워보려구요. 공구는 필요한 것만 몇 개 있어도 주변 이웃들과 지내기 편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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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조국
03.17 13:02
ㅎㅎ 남들도 나 처럼 공구를 제대로 다루겠지 라는 기대만 버리실 수 있다면 그 꿈을 이룰 수 있으실 겁니다. 현실은.. 어릴때 자란 시골이라도 귀향하시면 참 어렵다고 합니다. 그런 연고도 없는 시골이라면 가서 전원생활 하겠다는 꿈을 접어야 할 지도 모릅니다. 시골이 의외로 텃세가 매우 심하다고 합니다. 사실 제가 자란 시골도 찾아가보니 친구들은 다들 도회로 나와있고 시골에는 연로하신 어르신들만 계시네요. 무슨 일을 제대로 하려면 기본적인 공구는 제대로 갖춰야 덜 다친다고 합니다. 조심하세요.
호주는 빌더가 갑인듯 합니다. 믿을만한 사람구하기가 참 힘들어요 - _ -; 저희 집도 어지간한거면 직접 고쳐볼까 했는데, 워낙 대충지어 놔서, 괜히 손댔다가 무너 지는거 아닌가 싶어서 어지간하면 사람 부르고 있습니다.
금손이신 분들 부럽습니다.
꼭 빌더가 아니라도 인건비가 여긴 좀 비쌉니다.
지붕위 청소 하는 분들 견적 봤더니 호주 달러로 300불 전후더군요 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