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총학 선거가 참 뒤숭숭합니다.
2010.11.29 04:20
투표를 지난주 화요일에 했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총학생회장 선거 개표도 하지 못했습니다.
투표율이 50% 미달이라 하루 연장한 후 수요일 밤에 개표가 진행되었어야 했는데,
후보자의 이력에 문제가 있다는 제기가 들어와서(부회장후보가 고교시절 부회장이었는데 회장이 사정이 있어서 회장권한대행을 했습니다) 논란끝에 선관위에서 문제삼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단대 및 총여학생회 개표가 끝난 후 마지막으로 총학생회장 개표만 남은 상황에서
선관위 부위원장이 이번 선거가 혼탁했고 자신이 선관위 부위원장으로서 제대로 관리를 못한 것에 대해 책임을 진다면서
사퇴한다고 했습니다.
문제는 사퇴한다는 부위원장의 발언이후 선관위원장이 자신도 여기에 동감한다면서 개표를 중지하고,
전학대회로 후보자에 대한 문제 포함해 선거 전반에 대한 제반사항을 넘긴다고 했습니다.
이게 이미 학보사 사이트에 동영상으로 그대로 올라와서 보는 학우들마다 이해를 못하고... 이미 언론에까지 보도되었습니다.
그런데... 취재했다는 어떤 기자의 글은 그 사퇴했던 부위원장만 인터뷰하고... 그 기자도 저희 학교 출신인데, 모교가 기성 정치판을 따라간다드니... 하면서 비판을 했지요.
그런데 그 동영상 본 사람이면 누구나 왜 선관위원장이 개표를 중지했는지 전혀 납득할 수가 없어라 하는데...
왜 그 기자분만 그토록 모교가 문제가 많다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알고 보니 그 기자도 기존 총학생회 출신 기자이더군요.
저는 마지막 학기인지라 투표만 하고 개표하면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하도 어이없이 사태가 흘러가자,
결국 선관위원장과 통화도 했는데...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이유를 들어서 전학대회로 넘기겠다고 하더군요.
물론 그나마 워낙 여론이 나쁘다 보니 개표는 하되 선거 제반사항을 전학대회로 넘기겠다고 해서 여전히 논란이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그렇지만 대다수 학우들은 관심가지지 않으면 알지 못하는 상황인지라...
부끄럽지만 대학교 입학하고 처음으로 오늘 아침에 이와 관련된 전단지라도 돌리려고 합니다.
사실 졸업 앞두고 이래저래 바쁜데 이러고 있는 것도 참 부담스러운 일이지만...
어떤 후배들은 다른 대학교에 교류학생 가 있으면서 이 문제때문에 일부러 학교 찾아와 대자보 붙이고 했더군요.
전 연락이 되지 않아 어제는 대자보 붙이고 하는데 동참하지 못했지만
키보드 워리어로만 남고 싶진 않아.. 오늘은 동참할까 합니다.
만약 개표를 해서 비운동권 후보가 당선되어도 전학대회로 넘기게 되면, 전학대회는 운동권 총학이 다수여서 거기서 어떻게 논의가 진행되느냐에 따라 어떤 시나리오에 따르면 양측 후보자 모두 사퇴시키고 내년에 새로운 후보자들로 선거할 수도 있다더군요. 이거야 아직 섣부른 시나리오일 수도 있지만 염려하는 사람들은 그런 것까지도 얘기하더군요.
사실 양 후보자 모두 맘에 들지 않아서 고민했다가 운동권이 몇년간 계속 했으니 한번쯤은 교체가 필요하겠다 싶었는데...
이번에 선관위를 보면서 왜 정권교체가 필요한지... 다시금 목도하게 됩니다.
물론 이번 사태가 잘 마무리된다고 하더라도 사실 과제는 남습니다.
대학이 이미 학생회 등에 참여하는 이들만의 활동에 의해 움직이다 보니...
선관위만 하더라도 결국 당시 집권중인 학생회에 가깝게 될 가능성이 많고...
이를 견제하기는 쉽지 않아 보이니 말입니다.
어찌 보면 선관위가 제대로 자신들의 일만 했어도 그 많은 사람들이 신경쓰게 되고... 그런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었을텐데
왜 그런 식의 문제를 일으키는지... 참 답답한 시간이네요.
한 주간도 승리하십시오. 감사합니다.
코멘트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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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몽이
11.29 11:39
그리고 우리들은 그런 정치인들을 뽑는 유권자가 됩니다.. 참 슬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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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한박스
11.29 20:26
오늘 총학 투표 하고 왔는데.. 킁. 이번엔 무사히 끝나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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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야
11.29 21:59
말씀들 감사합니다.
방금 개표 마치고 왔는데 압도적으로 비운동권이 되었더군요.
그래도 전학대회를 거친다고 하니... 당선예정일 뿐이네요.
게다가 선관위원장은 대놓고 세칙에 어긋나지만 이번엔 예외로 하겠다고 하고...
좀 무기력감을 느꼈습니다. 방청객으로서 할 수 있는게 없더군요.
사회에서도 잘 나오지 않는 대리투표가 나와서 그것때문에 흥분했다가... 스타일만 구기고;;;
그래도 키보드 워리어는 되지 않았음에 조금이나마 만족하려 합니다.
일반 학우분들도 생각보다 많이 와주셨더군요..
전에 어떤사람들한테 이야기 했지만 그런 사람들이 모여서 2-30년후에 우리나라를 이끌어나갈 정치인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