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2011.01.02 20:07
개인적으로 보면 크게 두가지 방법이 있는 것 같습니다.
1. 책을 많이 읽고, 견문을 넓혀서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사고를 전개시키는 법을 훈련한다.
---장점은 독서를 통해서 추가적으로 지혜와, 선함을 얻는 다는 것
---단점은 시간이 무지 걸리고, 공부하기 싫어하는(저처럼 - -;) 사람에게는 불가능한 방법에 가까우며, 시기를 놓치면 하기가 무척 힘들죠. 경제적 지원 없이는 한국에서 힘든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대체로 두 번째 방법을 택하는 거 같습니다.
2. 매사에, 까칠하게 굴고 X가지 없게 말한다.
---장점으로는 누구나 쉽게 말을 잘 하게 될 수 있으며, 어지간한 식자층과의 대화가 아닌 일반인과의 사이에서는 청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비스무리한 것을 발휘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즉석에서 논리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정도의 사람은 일반적으로 만나기 힘들테니까요. 놀고 먹어도 걱정없는 있는집 자식에게서 자주 보이는 현상이며, 운 좋게 출세한 졸부나 "스타" 들이 이런 케이스가 많은 것 같습니다.
---단점으로는, 속빈 강정이 될 수도 있겠는데, 돈이 최고고 권력이 최고고, 외모(성적매력)가 최고인 한국 이다보니 그 주변사람은 크게 신경 안쓰는 것 같습니다.......하지만, "일반인" 이 이런 스킬을 시전하면 "왕따" 당하기 딱 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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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회때 친구들과 만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본의 아니게 언쟁이 조금 오갔는데, 느낀 것은 상대방을 압도하는 화술에는 어느정도 공격적이고, 야비한 면이 있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너무 저속해서, 결국 똑같은 수준으로 추락해야 하는데, 그렇기는 싫고... 그렇다보면 지는 거죠;;
이런 상대와는 결국 "이용하다가 가치가 떨어지면 버린다" 라는 마인드로 생각하면 저도 편하고, 그친구도 편할 것 같아서 그렇게 생각해 버렸다가 그렇기에는 그친구가 너무 순진해서(착한 것과는 좀 다릅니다) 그럴 수가 없습니다. 쩝... 인간관계. 결국 자존심 때문에 참 많이도 틀어지는 것 같습니다. 어지간하면 체워주고 싶지만 근본에 있는 열등감을 제가 다 매꿔줄 수는 없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라면도 없어서 못먹을 때 먹여주고 재워준 친구인데, 상처 주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해답은 1번을 택해서, 논리로도 이기고, 상대방을 상쳐주지 않으며, 저도 상처받지 않는 이성과 "선함"을 갖는 것 같습니다. 결국 이러한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서 사람은 공부를 하게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고, 제가 앞으로 뭘 좀 열심히 해보겠다는 말은 아닙니다. - -;
솔직히 말해서 야비하게 인간이길 포기해서 돈되는짓 다하며, 졸부라도 된다음, "2번" 을 택하는 편이 차라리 더 편할 것 같거든요.
솔까말, "경제만 살리면 돼" 요런 마인드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그래서 너 얼마버는데?" 이래버리면 전 정말 할말 없거든요. 치욕스럽기도 하고요.
그래도 "1번"을 택하고 그런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는 안목 정도는 키워야, 사회에 대한 예의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PS. 뜬금없는 생각이긴 한데, 갑자기 꼭 결혼을 해서 아이를 가져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결혼을 할 필요도 없고, 아이를 낳을 필요는 더더욱 없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저런 타입의 사람들이, 아이를 가지고, 그들의 유전자와 사고방식을 물려받으면,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계속우대 받는다면, 인류에 크나큰 재앙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_ -;; 오버하신다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정말 그런 종류의 의무감을 느꼈습니다. 선한 유전자를 남겨서, 착하게 키워보는 거요...
일단... 저부터 착하게 살려고 좀 노력해 보겠습니다;;
코멘트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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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daisy
01.03 19:38
와~ 그런 말씀을 해주시다니. 멋쟁이 어머니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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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01.02 20:51
비슷한 맥락으로.. 가능한 말을 아끼려고 합니다... 말을잘못하는데 말을 많이하다보면... 의도하는곳에서 출발하여
안드로로 가능경우가 종종있어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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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아자씨
01.02 21:56
국어교사 입장에서 말씀드립니다. ^^
책 많이 보고 아는 것 많은 이를 벗하라는 교과서 내용이 나옵니다만, 말끝마다 누구의 어느 책에 이러저러한 이야기가 나온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국어 선생님 계십니다. 뭐, 그런 이야기 한두 번은 재미있습니다. 그러나 반복되면 피곤합니다. 대화가 아니라 가르침을 받는 것 같아서요.
책 많이 읽은 티가 나는 말은 상대방을 피곤하게 하는 말입니다.
1번이 아니네요. 그렇다고 2번도 아닙니다.
무엇보다 대화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남의 말을 잘 이해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누가 이야기하면, 잘 들어주고, 맞장구도 쳐주고, 다 끝나면 니 이야기는 이러저러한 것이냐라고 정리해서 되물어주면 제일 좋아합니다. 뭐 아주 친한 친구라면 딱딱 진행되면서 맞장구 치고, 의견 제시하는 것이 더 좋겠지만요.
전 이런 대화가 좋습니다.
남의 말을 잘 들어준다.
정리해서 되묻는다.
자기 생각을 현란하게 말하지 않고, 차분하게, 조금 어눌하게 조용히 말한다.
상대방이 이해를 못한 것 같아도 그냥 한번 한 것으로 그치고, 만약 물어보게 되면 그때 다시 이야기하거나 조금 다르게 설명한다.
이 정도면 최고의 말하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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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욱
01.02 22:14
대머리 아저씨님 께서 잘 정리해주셨네요.
상대방과 공감하고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한번에 안될수도 있으니, 포기하지 않고 여러번에 나눠서 공감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더욱 중요한 건, 그 사람에게 내가 너와 공감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이건 영업의 영역이네요. ^^ 공감의 스킬쯤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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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쿠
01.02 22:17
정말 공감가는 말씀입니다. 2번에 속하는 친구가 하나 있는데.. 거의 그냥 져주는(?) 편이지만, 걱정되는 건 그친구가 계속 그렇게 무식한 억지만 늘며 나이먹는게 진심으로 안타까워요.. -
대학다니며 4년간 학원강사 , 졸업 후 4년째 영업직으로만 일해온 입장에서 말을 잘 하기 위해 노력한걸 생각해보자면
크게 4가지 정도가 떠오르네요. 일단 제 기준은 내가 일방적으로 이야기 하는것이 아닌 상대방과의 대화를 유지하는
측면에서 접근해봅니다. 어찌보면 말을 잘 하는 법보다는 대화를 잘 하는 법이 되겠군요
첫번재는 "경청"
일단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이론을 중점으로 두고 상대방에 대해 잘 들으면서 그 말에 맞장구를 쳐주고
상대방이 뭔가 이야기 하면 적당한 추임새를 넣어주며 "그렇죠" "맞습니다" 등등... 기분맞춰주며 그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얻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이야기를 꺼내기 전에 그 기반지식을 가지고 들어가는게
말을 잘 하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나는 당신을 존중하며 당신에게 관심이 있다라는 인상을 주고
그 분위기를 잘 이어나가기만 해도 상대적으로 유리한 측면이 있죠.
두번째는 "공감대형성"
말을 잘 한다는게 현란하고 빈틈없는 멘트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이 공감하고 반응하는 화제를 꺼내고 분위기를 탐으로서
공을 주고 받는것 같은 캐치볼식 대화가 이어지도록 하는게 중요한거 같더라구요. 흔히들 말하는 아이스브레이킹, 이것 역시
상대방과 말문을 열기 위한건데 여기서 상대방이 좋아하거나 관심있는 화제를 꺼내면서 입을 열도록 하면 그게 반은 성공이라고
느껴집니다. 내가 상대방의 말을 잘 듣고 호응만 잘 해줘도 의외로 상대방은 내가 말도 잘하고 좋은 사람이라는 인상을 가지게
되는 편입니다. 내가 던진공을 상대방이 다시 던져주고 그 공을 또 상대방에거 던져주며 즐거운 그리고 쉬운 분위기를 만들어
계속적으로 이어지도록. 특히나 위에서 대머리아저씨님이 말씀하신 "정리해서 되물어준다" 이게 대박이더군요. 잘먹혀요.
세번째는 "지식"
아는게 많은것 만큼 말할 때 큰 도움이 되는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나이드신 분들이 말이 많은 이유는 그만큼 많은 정보를
머리속에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이 지식은 잡지식부터 전문지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네번째는 "오픈형 질문을 하는 법"
캐치볼을 하는 법입니다. 내가 뭔가 질문을 던졌을 때 상대방이 단뎝형이 아닌 서술형 대답을 하도록 유도하는거죠.
이건 뭐 심리학 책이나 화술 책에 보면 많이들 나오죠.
이래저래 -_- 전 말 잘하는 법이 저런거라고 생각합니다만.... 다른 분들의 고견을 더 들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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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군님이랑 술먹으면서 이래저래 이야기는 많이 나눠봤지만
말을 잘하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함!!(재미있게 하는 편은 더더욱 아님!!!)
맨날 오야지 개그+일이야기! 캬캬컄캬캬
추천:1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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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1.03 00:10
당장 말장난에서 이겼다고 이긴게 아니랍니다. 결국은 '공감'을 하기위해서 하는게 대화 라면 논쟁의 목적은 상대방이 나와 같은 시각을 가지게 만드는 것이라고 하겠지요. 그렇다면 칼있으마나 완력이나 뭐 이런 것들을 동원해서 그자리에서 '이기는것'은 논쟁이라는 것의 목적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것입니다. 이겨봤자.. 저 새끼 말만 더럽게 잘해 라는 얘기를 듣게 됩니다. 이긴 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현란한 말로 찍어누르는게 멋있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만 그게 필요할 때는 저런 넘 찍어누를때만 필요합니다. -_-;
그래서 보통은.. 열심히 듣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심지어는 조그마한 수첩을 꺼내서 뭔가 적어볼 필요도 있습니다. 일단 적기 시작하면 상대방의 태도도 달라집니다. 머 수첩공주 얘길 하자는 건 아니고요. -_-;
얘기라는 건 대략 영어로 해야 하니.. 에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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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산왕
01.03 07:37
말씀들을 정리해 보면 공통점은 "경청" 인데요,
저의 딜레마는 이거 입니다.
1. "경청"이 중요하긴 한데, 그게 친구의 태도를 악화시킨다면?
2. 이런 종류의 사람에게 "경청"을 해줘야 하는가? (만얀 그렇다면, 내가 그분에게 한 표를 던지는 사람들과 뭔차이가 있을까?)
안타까운 건 저런 케릭터가 어느정도 사회에서 먹힌다는 거죠. 돈이 많아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여자든 남자든 주변에 어느정도 꼬이는 거 보면 참...;; 어쩌면 다들 그나물에 그밥이라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친구는 돈, 주변 사람들은 또 무언가를 서로 교환하며 거래관계 같은 게 성립되고 있는 건지도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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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좀 떨어진 이야기지만...
우리 회사에 어떤 녀석(ㄱ-)이 하나 있는데요.
일도 그럭저럭 잘 하는 듯하고(같은 팀은 아니라서) 실력도 꽤 있는 듯합니다.
그런데!!
말이 그야말로 싸가지가 없어요. (...)
틀린 말 하는 건 아닌데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짜증이 밀려오는 말투.
무슨 말을 하든지 (심지어 토론중인데도 불구하고) 말을 듣고 있자면 훈계를 듣고 있는 느낌이고 무시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마구 밀려들어옵니다.
오죽하면 같이 회의 한 사람들이(한 명이 아님) '내가 태어나서 제일 잘한 게 xx보다 먼저 태어난 거야. 형이 아니었다면 난 어떻게 됐을까'운운했겠습니까...
이런 사람들의 말투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까요..
경청이고 자시고 간에 듣고 있자면 화가 무럭무럭..
저의 어머님이 말씀하신 것이... 인간은 죽을때까지 공부해야 한다.
인간같이 살기 위해서... 라는군요.